Reality Check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십니까展   2016_0518 ▶︎ 2016_052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구동희_무나씨_뮌_박현호_손배영_신형섭 안준_차지량_605_Chris Shen

기획 / Collective 609 (김혜린_김맑음_송지원_조정웅_백규빈_신채영 김지우_김도현_문현정_조현지_박새봄_박성은 심영은_오승현_이한결_강지혜_이슬기)

관람시간 / 10:00am~06:00pm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HoMA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 Tel. +82.2.320.3272 homa.hongik.ac.kr/index.php

우리는 매 순간 외부로부터 밀려드는 자극들과 시시각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은, 따라서 매 순간의 의식적·무의식적 관계들로 채워지며 능동적 관계 맺기가 안녕한 오늘을 결정한다. 주체의 부재는 피상으로 점철된 관계가 가리고, 수동적 삶만이 남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늘 안녕한지를 물어야 한다. ●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손에 쥐는 스마트폰, 길거리를 메우는 최신가요들, 현란한 광고들까지 우리의 하루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장식들이 둘러싼다. 유의미한 관계 맺기는 어렵고 현혹과 방황은 가까우며, 자아는 쉽게 부유한다. 『Reality Check』은 이러한 상황 속 잃어버린 주체성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기획되었다. 10인의 작가들(구동희, 무나씨, 뮌, 박현호, 손배영, 신형섭, 안준, 605, 차지량, 크리스쉔(Chris Shen)은 각기 다른 관계의 모습들을 전시하고 다양한 시공간을 소환한다. 이는 단조롭게 흐르는 오늘을 분리하고 해체하는 과정이며. 예상치 못한 순간의 사건과 자극을 새로이 마주하는 경험이다. 이처럼 전시는 관람자의 무감각을 일깨우며 단편적 관계 맺기의 범람 속 소실되어 버린 온전한 삶의 경험을 되돌려 주고자 한다. ● 오늘, 지금, 이 순간, 전시의 시공간 안에서 관람자가 익숙하고 통상적인 관계의 해체와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건과 자극을 환기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Collective609

구동희_Under the vein; I spell on you (맥 아래서: 주문을 건다)_HD 비디오, 컬러, 사운드_00:15:30_2012
무나씨_단애 斷愛_종이에 잉크_33×48cm_2016 무나씨_자의 반_종이에 잉크_33×48cm_2016 무나씨_고독 가능성_종이에 잉크_48×33cm_2016

구동희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을 모티프로 작업을 시작한다. 우리를 덮치는 수많은 자극들 속에서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진 순간의 경험은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고찰하는 재료가 된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은 도시 속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에 대한 일종의 기록이자 연출의 연장으로서, 가짜 수원을 담고 있는 풍경과 이 주위를 배회하는 인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상 속 전반적인 흐름은 하천을 따라 난 도시 산책로를 거니는 남자의 움직임을 따라 이동한다. 수맥 탐사봉을 들고 하천의 수맥과 자신의 위치를 몸에 기록하는 남자. 여기서 작가는 과학적으로 입증 불가능한 수맥 현상을 탐지하고자 고안된 L-rod의 기능적 측면에 주목했다. 자생적으로 존재하는 자연계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려는 웃지 못 할 상황은 작품에도 그대로 연출된다. 뿐만 아니라 인공적으로 통제되어 이미 죽은 수맥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수맥을 찾아 기록하는 남자는 또 하나의 아이러니가 된다. (강지혜) 어디가세요?_구동희 ● 무나씨는 오래 전부터 관계 속에서 느꼈던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전시기획서에서 이끌어낸 '원천적 결여', '그림자', '사랑의 조건', '자기기만' 등의 단어를 명상하며 확장시킨 작품이 전시 되었다. 끝없이 분절된 '나'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단일한 '나'로 녹아 들기까지, 작가는 관계 속에서 늘 타인이 바라는 '나'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그에 실패하면 도망치기를 반복했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에 풀어낸다. 다섯 점의 작품 속 표정 없는 얼굴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은 분절된 나 사이의 경계 그리고 나와 타자의 경계를 초월함과 동시에 누구나 자신을 투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종이 위에 검정잉크와 흰 여백으로 그려지는 아슬아슬한 실선 또한 그 관계의 긴장감과 교감을 암시하며, 작품마다 가지는 고유한 제목들이 이미지와 함께 스며들어 관람자로 하여금 혼란스러운 자기인식의 경험을 떠올려 작품과 소통하게 한다. (박새봄 박성은) 무엇이 당신을 이 전시장에 오도록 했는가?_무나씨

뮌_그린 룸_자작나무 합판, 전구, 사람 미니어쳐_100cm, 80cm_2015
박현호_정보전달 및 깨달음의 확장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 페인트 스틱_162×260cm_2016

현재의 행위의 결과 그리고 선택은 대개 과거의 기억에 의해 결정된다. 기억이라는 극의 상영을 통해, 행위 주체자, '나' 혹은 '우리' 는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 극의 대본은 보존이 짧으며, 조작의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배우는 사실상 완본 없는 혹은 원본 없는 극을 연기하는 셈이다. 형체 없는 대본의 완성으로의 이행은 배우와 관객. 다시 말해, 보이는 자와 보는 자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 양자 간의 시선의 교환을 통해 가-획득 될 뿐이다. 그리 드러난 대본은 극의 반복을 통해, 고착화되고 지배적인 흐름을 만들어 낸다. 개인의 기억이 형성되는 것과 역사,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형성되는 것엔 이러한 유비가 숨겨져 있다. 뮌의 그린룸은 기억, 이데올로기에 메인 인간 숙명을 드러낸다. (조정웅) 당신이 생각하는 '정치적(또는 정치적 작가)'란 무엇인가?_뮌 ● 멜버른을 기반으로 페인팅, 그래피티를 해온 박현호는 자신의 마음의 고향, '잊을 수 없는 곡선들과 샹들리에가 있는 곳', 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도시의 겉과 속을 흐르는 영혼을 탐구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 속에서의 희로애락을 더듬는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반복할 때 그는 물감 묻은 캔버스에 다시 물감을 올린다. 그림은 세상과 만나며 변하는 작가의 내면처럼 계속해서 형태가 변해 완성된다. 그가 기록하는 것은 삶의 선택의 순간들, 사랑하거나 비겁해지는 일 같은 세계와 개인의 만남의 모습들이다. 이것은 단순한 이미지의 기록이 아니라 '한 개별자로서 인류의 발자취를 남기려는 영혼의 투쟁'이다. 이전 작업에서 작가가 자신의 경험, 과거와 현재의 기록에 충실했다면 최근의 작업에서는 좀 더 확장된 시야, 작가의 발자취의 의지와 세계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 세계가 온갖 복잡한 덩어리로 우리를 제압할지라도 결코 삶의 빛나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함을 당부하며 박현호는 그의 작업에 생의 움직임을 옮기고 또 옮긴다. (신채영) 할 수 있을까요?_박현호

손배영_피로_디지털 프린트_43.92×57.68cm_2016 손배영_Natural Life : 전시하다 →_우레탄 폼, 반사유리, 나무, 프로젝션 맵핑_가변설치_2016
신형섭_Insectophobia, Kinetophilia_환등기, 디졸브콘트롤, 슬라이드 마운트, 오브제_가변크기_2016

손배영 작가의 「Natural Life: 전시하다→」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일깨운다. 작품은 마주 보는 두 벽으로 구성된다. 한 쪽 벽에는 28개의 흰색 액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걸려 있고 액자들은 검은 거울과도 같은 반사판으로 바라보는 이를 비춘다. 정렬된 액자들 위로는 형형색색의 빛들이 비추어지며 액자들은 오색찬란한 빛의 물결 속에서 일렁인다. 반대편 벽면엔 두 눈을 클로즈업 한 사진이 걸려있다. 관객은 응시하는 두 눈과 형형색색의 액자들 사이에 끼어있다. 두 벽 사이의 한 중간에 위치한 관객은 액자들, 빛, 그리고 시선이라는 다양한 자극들 속에 노출된 스스로의 존재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움직임이며 '나 '라는 존재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고 인식이다. (김지우 심영은) 오늘 하루 흙을 밟은 적이 있나요?_손배영 ● 작가는 아날로그 세대의 학창시절 추억으로 남아있는 오래된 미디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슬라이드 환등기는 필름을 확대하여 스크린을 영사하는 장치로, 디지털 세대에게 익숙한 프로젝터와는 작동방식이 다르다. 마운트 속 오브제들은 팬에 의해 움직이거나 렌즈의 굴절로 흐려지면서, 이미지의 전달보다는 환등기의 기계적 기능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아날로그 환등기가 '이미지를 재생’하는 기능을 넘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하도록 실험한다. 이는 현대 미디어가 '정보의 전달'에서 '정보를 생성'하는 것으로 위상이 변화하는 속성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이다. 환등기의 작동방식을 모르는 디지털 세대는 슬라이드에 실제 오브제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번 『Reality Check』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 작품은 젊은 한국 관람객들에게 이러한 매커니즘을 일깨워준다. 자극의 홍수 속에서 무심코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사물들을 슬라이드 필름에 압축하여 주변에 대한 기억을 환기한다. (문현정 조현지) 현대미술에서 미적으로든 기술적인 문제이든 여러 요소에 의해서 작품을 이해하는 깊이의 층위가 다양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작가는 관객의 각각의 시각들을 모두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_신형섭

안준_Self-portrait_HDR 울트라 크롬 아카이브 색소 프린트_60×40cm_2011
605_담담교환(Damdam Exchange)_퍼포먼스_2015

사진작가 안준의 「자화상 Self-Portrait」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위태로운 모습을 포착하고 있는 사진 작업이다. 작가는 고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 모서리 끝에 서거나 뛰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다소 위태로워 보이는 작업은 어떤 도움도 없이 작가 스스로 삼각대를 설치하고 타이머를 맞추어 찍는 연사 촬영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연사의 과정 동안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사진은 그 퍼포먼스의 기록이 되어 행위의 맥락을 담는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적 경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사진 속에서 작가가 서있는 고층 건물의 모서리라는 장소의 물리적인 경계는 이를 마주한 관람자로 하여금 삶과 죽음, 정상과 비정상, 이상과 현실 등, 현실의 다양한 심리적인 경계를 떠올리도록 한다. 작가가 서있는 작품 속 경계는 곧 경계의 허공이 되며 관람자로 하여금 그가 서있는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송지원) 당신의 현재는 어디에 있습니까?_안준 ● 담담교환, 이야기와 이야기를 교환하는 퍼포먼스다. 작가는 테이블 반대편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이 지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앞서 누군가와 교환한 것이다. 이야기를 전달받은 누군가는 작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605는 이야기를 점유하지 않는다. 아무개와 아무개의 이야기를 '교환'하는 매개체가 되어 대화의 행위와 그것의 교환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오늘날 작가가 생각하는 사회의 단면은 서로를 납작하게 바라보는 얕은 껍데기의 만남이다. 이러한 의구심으로부터 작가는 지속적으로 실체를 더듬고 마주한다. 세상에 무한히 부유하는 것들을 '마주 앉아'붙잡고 재분배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향은 의도적이거나 우연적이며 이 분산된 기록의 원본은 남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숨 쉬는 호흡은 세상의 속도와는 잠시 떨어져 각자에게 무언가를 남긴다. 이야기의 교환, 간단해 보이지만 그것이 너무 힘들어진 사회에서 605는 '아무개'의 어떤 새로운 자극을 기대한다. (신채영) 시간 있으세요?_605

차지량_상상바닥_다채널 영상, 설치_2015

상상마당에서 일하던 나는 차지량의 입사지원서 「상상바닥」을 보게 되었다. 미술계에 만연해있지만, 다들 보지 않고자 했던 '시스템의 오작동'이 이 이력서에는 담겨있었다. 학력, 지원 사업의 자본, 미술계 인사들과의 관계, 그리고 결국 '상상바닥'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미술계 그 누군가의 이력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술계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미술대학에서는 왜 '시스템의 오작동'을 알려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차지량을 섭외하였다. 차지량의 「상상바닥」은 예술에 대해 꿈꿔야 되는 미술대학과, '리얼리티 체크'라는 이 전시의 밖에 있는 진짜 리얼리티 일 것이다 (김맑음) 이걸 준비한 사람들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면.. 어떡하죠?_차지량 ● Chris Shen은 빛, 기술, 소통을 키워드로 작업한다. 인터랙티브성을 지향하는 그의 특성상 작품의 고정된 의미를 거부하며, 관람객은 마음껏 각자의 의미를 발견할 자유를 가진다. 「Look at Yourself」를 만나는 관람자는 감각적 배경 음악과 함께 천천히 흐르는 영상을 독대하게 된다. 회색조의 영상은 도시와 도시인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중첩 시키며 마치 거울처럼, 혹은 수면처럼 일렁인다. 작품은 '너 자신을 보라'고 끊임없이 속삭이고, 관람자는 확장과 수축, 분열을 거듭하는 화면 속에서 무감각하고 무표정한 도시인, 일상의 도시 공간을 새로이 자각한다. 이는 다음 순간 나 자신을 관조하는 경험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한발 떨어지는 일은 익숙한 자신, 익숙한 공간과의 낯선 조우이며 일련의 언캐니를 겪음으로써, 관람자는 비로소 밀착된 스스로에게서 벗어나 자신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타진해 볼 수 있다. 『Reality Check』이라는 여정에서 작품은 나 자신과의 피상적 관계를 자각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으로서 의의를 지닌다. (김혜린) Where is everyone going?_Chris Shen

Chris Shen_Look at Yourself_비디오_00:04:38_2012

Check List ● 『Reality Check』전시는 서문에서 밝혔듯이, 일상 속 유의미한 감각적 경험들과의 관계 맺기를 환기시키는 전시이다. 그러나 본 전시는 단지 개인에게 또 다른 자극들을 '전시'형태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 주체로서 개인들을 일깨우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체크리스트는 작가들의 메시지이다.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관람자들에게 지나가거나 관계를 맺은 경험들을 떠올리며 하루를 반추한다. 이처럼, 체크리스트들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자신들과의 관계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이는 그들이 주목한 유의미한 것들을 재조명하고 관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 ■ 백규빈

Vol.20160518j | Reality Check-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십니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