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tations

신수진展 / SHINSUJIN / 申秀珍 / painting   2016_0518 ▶︎ 2016_0524

신수진_Orange Blossom_캔버스에 혼합재료_각 147×103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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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진 홈페이지_www.sujinshin.com

초대일시 / 2016_08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변이가 보여주는 확장의 미학 ●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은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자연 안에는 최소 단위인 세포에서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신비하고 거대한 생명의 원리가 담겨 있다. 우리는 소소한 주변 환경에서도 쉽게 자연의 힘을 발견할 수 있으며,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 주는 에너지의 역동성은 오래 전부터 예술의 소재가 되어 왔다.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여 하나의 생명체가 되는 것처럼 신수진은 자연이 지닌 유기적인 생명력을 차이와 반복의 원리를 통해 표현해왔다. 여기에는 작가가 그동안 구축해온 판화적 기법이 동원되는데 화면에 동일한 이미지를 찍어내고 재조합하여 만들어진 자연의 에너지는 긍정의 기운을 내뿜는다. 이번 신작에서는 변이(Mutation)라는 조형언어를 도입하여 유기적으로 변화하며 성장해나가는 생명의 이미지를 좀 더 자유로운 상상의 확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생명력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경이로운 경험은 대상과의 주체적인 상호작용 안에서 이루어지며 이는 작가에게 창작의 원동력이 된다.

신수진_Spring Green_한지에 혼합재료_각 73×75cm_2016
신수진_Spring Green_한지에 혼합재료_73×75cm_2016
신수진_Spring Green_한지에 혼합재료_73×75cm_2016

신수진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의 형상을 닮은 이미지를 인그레이빙(Engraving) 기법을 활용하여 제판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찍어냄으로써 새로운 형상을 만드는 것에 있다. 작은 단위들이 모여 큰 구조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상호 연관성을 지닌 하나의 유기적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회화와는 달리 판 위에 밑그림을 새기고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겹쳐 찍어낸 이미지 위에 다시 드로잉을 첨가한다. 판 위에 새겨진 이미지는 최소한의 표현 단위이며 이는 회화에서의 한 붓질과 같다. 같은 판을 이용해 형상이 반복되지만 그 안에는 수작업을 통해 나타나는 차이 또한 존재한다. 전체의 배열이나 구조는 화면에 질서를 부여하면서도 찍는 간격에 따른 농담의 변화와 그 안에서 드러나는 부드러운 색의 번짐은 다양한 변화를 이루며 생동감을 보여준다. 작가는 생명체가 변이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듯이 재료와 형태가 이끄는 대로 내면의 형상들을 발전시킨다. 작은 단위의 자연의 형상 안에는 어떤 형태로든 재탄생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응축되어 있다. 또한 판화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긴 노동의 과정은 작품의 몰입은 물론 수련의 과정처럼 감정을 시간에 걸쳐 걸러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신수진_Blown Between_종이에 혼합재료_각 200×100cm_2016
신수진_Lilting_캔버스에 혼합재료_각 30×35cm, 35×30cm_2016
신수진_Mutations展_갤러리 도스_2016

반복된 구조는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이 활용되는 기본적인 미학의 원리이자 자연의 보편적인 형태이다. 화면 안에서 반복은 자연의 생명력이라는 비가시적인 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핵심적인 조형 원리로 작용한다. 붓과는 달리 찍어내는 표현 그 자체에 반복이라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으며 형태가 중첩되고 이어져 뻗어나가듯 만들어내는 수많은 점선면의 물결들은 농담과 함께 작가만의 고유한 감각을 드러낸다. 이처럼 일관되어 보이는 표현행위를 통해 화면 가득히 채워진 조형적인 리듬감은 화면 전체에 중량감과 균질성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큰 흐름에 골고루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색채 안의 미묘한 변화를 들여다보면 섬세하고 은은하게 숨겨진 회화적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반복이라는 시각적 조형 효과와 함께 형태적으로 변이하며 끝없이 뻗어나가는 미완의 열린 구조는 무의식이 발현되는 상상의 공간으로써 내면에 존재하는 정신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수진_Green Buds 04_종이에 혼합재료_43×48cm_2016
신수진_Rainy Mood_종이에 혼합재료_각 75×115cm_2016
신수진_Orange Blossom 03_캔버스에 혼합재료_147×103cm_2016

작가는 자연적인 형태와 요소를 차용하거나 은유함으로써 자연의 에너지와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적인 이미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관람자로 하여금 내면의 감정을 불러 일으켜 자유로운 자연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우리에게 제시하기보다는 추상적이면서도 확장된 화면구조를 통해 상상력 또는 무의식을 동원하게 함으로써 상징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일정한 단위의 표현 요소들이 반복되고 집적된 화면은 다원화된 형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질서 있는 형태와 구조를 지니면서도 율동을 내포한 형상 안에서 재조합된 자연의 에너지는 반복에 의한 리듬감을 통해 우리에게 생생히 전달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의식과 감정의 흐름을 보여준다. 무한히 확장되는 이미지의 변이가 보여주는 미완결의 미학은 내적 생명력을 적극 구현하고 있으며 이는 보는 이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김미향

Vol.20160520h | 신수진展 / SHINSUJIN / 申秀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