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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경展 / CHOBUKYEONG / 趙芙慶 / painting   2016_0604 ▶ 2016_0807 / 화요일 휴관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7cm_2015

초대일시 / 2016_0604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화요일 휴관

갤러리 희 GALLERY HEE 경남 양산시 하북면 초산리 산22-44번지 한송예술촌 17-48 Tel. +82.55.383.1962 www.galleryhee.com

형태의 시간적 현존과 직관의 논리들 ● 얼핏 보기에 그림들은 무엇인가를 묘사한 것 같다. 아마 그것은 공간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굳이 공간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무엇인가는 중요치 않다. 우리가 본다는 사실로부터 파생된 그 무엇은 형태로 변모했다. 공간에 놓여진 사물과 형태는 서로 섞이면서 구분없는 물질의 본질, 그러니까 시간 속에 흐르는 존재론적인 증명처럼 서서히 우리에게 부각된다. 우리가 의미, 혹은 언어라고 불러왔던 구분들이 흔적 만을 남기며 이리저리 경계를 긋고 있지만 강렬하거나 대비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조부경의 그림에서 경계들은 대조를 위해 강압적인 권유를 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운 뒤섞임을 나타내 보인다. 그러한 부드러운 경계들은 다소 탐미적으로 보일 정도로 다각도의 구성적 요소들을 다양하게 변주해 내고 있다.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7cm_2015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7cm_2015

조부경의 회화는 현실의 한 측면을 드러내 보이지만, 바로 그 물질이 지닌 비본질적 측면과 시간의 현존성이 '기억과 만나는 순간'들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러기에 그러한 형태 역시 상당히 강한 긴장의 속성, 구성적 원리 위에서 우리의 인간적 정신의 한 단면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그러한 요소와 관련을 맺는 색상의 덩어리를 외면할 수 없다. 색채들은 부드러운 원래 캔버스 천의 속성을 그대로 전달하듯 강렬한 대조 없이 은근하게 다가온다. 사실 이 회화는 처음부터 색상과 형태, 빛의 불가분의 회화적 요소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며 우리에게 그 외연의 제한성으로 인한 인식의 한계를 드러나게 한다. 형태가 바로 물질이며 그 속성의 변용으로 회화를 줄곧 모더니스트들이 추상으로 비구상으로, 미니멀로 나타내며 제시해 오지 않았던가.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7cm_2016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7cm_2016

조부경의 회화의 색상은 미니멀리스트의 물성이 강조된 색채라기 보다는 가변적인 심리적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점이 더욱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지점인 것 같다. 채도가 낮은 푸른 빛이 감도는 그림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두번 세번을 자세히 다가가 그림을 보았을 때 그림은 오히려 노랑과 주황색의 빛깔이 두드러지는 색채감을 지니고 있었다. 바탕에서 작은 입자가 비쳐 올라오는 여러 번의 붓질이 아마도 그렇게 약간의 착시로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고 있었을 것이다. 작가는 본질적으로 기억이나 이미지가 규정하는 그러한 강압적인 단정에 대한 지각적인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았던, 혹은 기억하는 것들은 이러한 메커니즘 안에서 그 무엇도 단정적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7cm_2016

프레임 안에서 나는 절대적 긴장의 구성 요소들의 질서와, 또한 그 어떠한 것도 분명하지 않은 경계와 구분들을 동시적으로 경험한다. 조부경의 회화에서는 절대적 질서를 동경하는 듯 하면서도 그 어떤 단정적 강압을 용납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면서 그의 회화는 형태와 물질의 본성에 관해 심미적인 약간의 심리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모더니스트들이, 형태가 지닌 물질적 속성이 물감이 되고 색채가 되는, 그러면서 회화의 한계와 물성을 부각했던 태도들을 견지하면서도 독특한 심리적 변용을 시도하고 있다. 긴 응시의 시간을 거쳐오며 조부경은 캔버스라는 닫힌 공간에서 형태가 지니는 표피적으로 관여할 뿐인 경계들 위에 나름의 질서를 부여하고 있다. 재료의 내부에서 (물감이나 빛, 반사와 입자 등) 그것은 형태적 본질을 규정하고 시간과 관련을 맺는 공간들이 덩어리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성질의 직관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오히려 현대물리학에서 점차 사실적인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조부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7cm_2016

조부경의 회화는 우리가 나 자신이 아닌, 어떠한 순간의 일부가 되어 마주하는 현존의 요소로서 있을 때 보여지는 것들을 표상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깃들게 해준다. 빛 안에서 구조도 외형도 덩어리도 궁극적으로 인식과 반응하며 자리잡은 하나의 의미의 굴곡이라는 명제와 그 한계들은 작가가 기억하는 조각들을 만나서 순간의 일부가 된다. 끊임없이 응시해온 시간들, 그것은 사실적 외형이기도 하고 내면의 의식적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는 틀림없이 의미라는 한계에 부딪혀 표피 만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형태와 결별하여 오로지 자신의 (이분법적 내면이 아닌) 또 다른 다원적 차원과 관련을 맺는 순간들을 경험했을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힐링이라고, 천착이나 혹은 내면화라는 용어로 불러도 무방하다. (제4회 조부경개인전 평문에서 발췌) ■ 김현명

Vol.20160604a | 조부경展 / CHOBUKYEONG / 趙芙慶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