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흔적

임지민展 / LIMJIMIN / 林志珉 / painting   2016_0603 ▶︎ 2016_0615 / 월요일 휴관

임지민_연하고 굳어진것들 02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63.5×155cm_2016

초대일시 / 2016_0604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www.gallerygrida.com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를 겪은 후, 기억을 상기시킬 때 내 안에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함께 공존한다. 남겨진 사진 속 과거 모습은 현재의 부재를 더욱 명확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과거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에는 언제나 불안과 슬픔이 동반했고 전체 이미지를 보는 것을 회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 대상을 바라보던 나의 시점을 되살렸다.

임지민_연하고 굳어진것들 01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109×176cm_2015
임지민_연하고 무른것들 01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44.5×98cm_2015

낯설고 불편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나는 시선을 정면에 두지 못하였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낮아졌고 작은 부분들을 응시하게 되었다. 작고 미세한 손의 움직임과 굳게 다문 입 맺음새 그리고 특유의 옷 매무새. 이러한 부분들을 통해서 나는 대상의 감정을 읽었다. 부재로 인한 심리적 결핍은 남겨진 사진들을 볼 때의 시점에도 영향을 주었다. 사진을 보는 나의 시선은 전체가 아닌 특정 부분으로 향한다. 그렇게 나의 시선이 닿은 부분들을 크게 혹은 작게 잘라낸 후 지속적으로 그려내었다.

임지민_연하고 무른것들 02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42×179cm_2015
임지민_굳게 다문 입과 무겁게 닫은 눈 그리고 닫아진 손_종이에 목탄_각 24×32cm_2015~16

존재하였으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것들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떠나버린 존재들은 말을 할 수 없다. 잘려진 이미지들은 부재하는 대상의 일부가 되어 방백처럼 내게 말을 하고 있다. 마치 무성영화 속 제스처 같이 소리 없이 이야기를 전달한다. 나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비어있는 시간들을 새롭게 재현된 연속적인 이미지들로 채운다. 사진에서 잘려진 이미지들은 회화로 재현되면서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진다. 애도의 슬픔이 옅어지고 또 다른 감정으로 이어지듯이, 잘려진 이미지들은 새롭게 그려지고 집단화 되면서 또 다른 의미를 형성한다. 이 끝나지 않는 과정의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그것들이 모이는 공간은 계속해서 이야기가 유보되는 공간이 된다.

임지민_Dyed fingers, Hold on, The old dress_종이에 유채_각 25×32.5cm_2015

보이지 않는 부분들과 생략된 부분들은 보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고 과거 기억을 상기시켜 줄 것이다. ■ 임지민

Vol.20160604f | 임지민展 / LIMJIMIN / 林志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