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REVEALING

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mixed media   2016_0608 ▶ 2016_0614

장양희_CROWD#20_투명한 줄에 영상설치_60×160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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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608_수요일_05: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현대인의 익명적 초상 ● 인체는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기반이며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중심이다. 장양희는 현대에서 제기되는 인간의 실존과 관계에 대해 사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체의 형상을 모티브로 사용해왔다. 실체와 허상, 아날로그와 디지털, 중첩과 투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시의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를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활용하여 객관화시키는데 예술적 실험을 감행한다. 어렴풋이 실루엣만 남은 군상이 대변하는 익명의 사회상은 역으로 인간적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고 그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립할 수 있게 해준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결과물을 바탕으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림자가 가진 불명확하고 비실체적인 특성을 영상과 설치작업을 통해 이미지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새로운 익명화의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장양희_CROWD#15_아크릴판에 디지털 프린트, 레이저 인그레이빙_180×360cm_2016
장양희_CROWD#16,17_아크릴판에 디지털 프린트_각 60×90cm_2016
장양희_CROWD#18_아크릴판에 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6

현대사회를 읽는 수많은 코드 중에 익명성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함을 느낄 수 있기에 서로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으며, 공존은 곧 사회를 이루는 기본이 된다. 나와 타자는 서로에 대해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모두 익명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익명성은 모든 곳에 내재해 있으면서도 역으로 개개인이 서로 다른 인격체임을 강조해준다. 즉, 나의 존재가 익명적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도 타자와의 정체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불특정한 인물의 이미지들을 본래 속해있던 맥락으로부터 떼어내고 여러 단계의 작업 과정을 거쳐 해체시킴으로써 이러한 익명성을 극대화시킨다.

장양희_FEMALES#7,8, MALE#3, FEMALE#11_ 아크릴판에 디지털 프린트, 레이저 인그레이빙_각 60×60cm_2014~16
장양희_CHILDREN(series)_디지털 프린트, 레이저 인그레이빙, 콜라그래프_각 24×20cm_2015
장양희_그림자_Revealing展_갤러리 도스_2016

장양희는 새로운 매체를 수용하고 이를 판화적인 속성으로 전환하면서 본인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시각이미지가 어떠한 내용과 방식으로 생산되고 읽히며 이해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새로운 표현성을 가진 현대인의 초상을 얻고자 노력해왔다. 다원화된 작업과정은 결국 이미지에 무수한 레이어를 생성하며 실체를 변형하고 파편화시킨다. 작가는 이를 '비인칭화'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사람의 개성을 들어낼 수 있는 얼굴, 머리모양, 옷차림 등의 구체적인 정보는 철저히 가리고 삭제한다. 특히 바탕재로 주로 사용되는 아크릴은 투명한 속성으로 인해 이미지를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재료로 적극 활용된다. 이는 시각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단순해 보이기 쉬운 단색조의 화면에 번짐과 겹침으로 인한 깊이감과 운동감을 부여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투명한 소재의 선재를 일렬로 일정 면적의 벽면에 설치하고 그 위에 영상을 투사하여 회화의 영역을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한다. 원본으로부터 생겨나는 실제 그림자를 통해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은폐하고 가상화하는 방식의 연구는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모색하고 창출하고자 하는 예술적 시도를 보여준다. 또한 실상과 허상의 구분 없이 혼재되어 드러나는 이미지 간의 중첩은 실시간으로 공간을 드로잉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공간을 구축한다. 이러한 열린 구조는 보는 이의 상상과 사유를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인간이 가진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재인식하게 해준다.

장양희_CROWD#21_혼합재료_각 110×30cm_2016
장양희_FEMALE#12_투명한 줄에 디지털프린트_250×60cm_2016
장양희_CROWD#22_아크릴판에 혼합재료_100×67cm_2016 장양희_CROWD#23_아크릴판에 레이저 인그레이빙, 디지털 프린트_100×67cm_2016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소외문제를 대중이 가진 익명성을 토대로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극적인 포즈를 취하거나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 채 흐릿하게 화면 위로 드러나는 익명적인 주체는 정체성 상실과 혼란을 앓고 있는 현대인의 자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발상과 기법들로 여러 과정을 거친 이미지의 흔적들 안에는 자연스레 작가의 생각과 의식의 흐름이 녹아든다. 중첩되고 삭제되면서 상호 연결된 인체 풍경은 정체성이란 결국 맥락에 의해 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인식의 한 현상일 뿐임을 보여준다. 초점이 흐려 잘 알아볼 수 없는 현대인의 초상은 작가 스스로가 던지는 실존에 대한 질문 그 자체를 대변하고 있으며 그 앞에 드러나는 작가 특유의 미감은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 김미향

Vol.20160609b | 장양희展 / CHANGYANGHEE / 張樣熙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