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BIG BOY   지은이_김태헌

지은이_김태헌 || 디자인_안지미 || 분야_예술 || 판형_127×185mm 면수_224쪽 || 발행_2016년 6월 9일 || 가격_15,000원 ISBN_979-11-5992-013-4 (03810) || 출판사_UPSETPRESS

『잠화-빅 보이』김태헌 개인展 2016_0610 ▶︎ 2016_06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0610_금요일_06:00pm 스페이스몸 미술관 3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1205번길 183 Tel. +82.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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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란 뭘까? / 나는 이 쉽고도 어려운 질문을 멈출 수가 없다. / 왜 그럴까? / 답이 없는 이 질문은 / 어쩌면 죽는 날까지 뛰어야 하는 심장 같다. ■ 김태헌

내 그림은 '一'이 아닌 '之'다 ● 김태헌은 결코 정체하지 않는 작가다. 늘 "그림이란 뭘까?"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품고서 매일 자신이 관찰한 만큼의 지도를 그려간다. 그는 되도록이면 하나의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작업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변형한다. "이미 써놓은 미술이란 지도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하고 알아가는 나만의 지도이다. 사실 나의 동굴탐사는 끝이 없다. 미술이란 동굴도 마치 끝없는 우주처럼 열면 열수록 미개척지가 더 많아지는 이유와 비슷하다." (p.12) 『빅 보이』는 경계가 없는 그의 그림 지도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는 이 책에 오랜 친구인 '그림'과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본체만체하며 신나게 놀았던 시절의 기록을 담았다. 100여점에 가까운 그의 작품과 함께 작업의 계기나 과정에서 느낀 단상들을 함께 수록했다. 누드 양장의 특별한 제본 방식으로 그의 작품들이 더욱 돋보이고, 책의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태헌 작가는 엄마 심부름을 까맣게 잊고 샛길에서 놀고 있는 아이처럼 목적을 잊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작업을 해왔는데, "늘 요동치는 내부와 멈춤 없는 현실의 시공간 사이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반복과 실패, 수정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 하나하나를 내놓았다. 책에 수록된 그의 작품은 6월 10일〜30일에 청주의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 열리는 같은 제목의 전시회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세상에 널린 게 이미지와 텍스트, 오브제다 ● 김태헌 작가에게는 "오래된, 흠집이 나거나 손길을 받지 못해 구석으로 밀려나 먼지가 뽀얗게 쌓인 물건"도 모두 작업의 재료들이다. 소비가 미덕인 현대사회에서 멀쩡한 것들조차 버려지는 현실이 씁쓸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창의적 넝마주의자'란 별호를 얻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버려진 물건들을 다시 주워다가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주워온 것들은 작품의 재료로 새롭게 변모해 기회를 갖게 되고, 운이 좋은 것들은 미술관에서 전시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안과 밖으로 구분되고, 그 경계에는 버려진 물건들로 만들어진 벽이 존재한다. 그 벽은 세상과 작가 자신을 구분하는 일종의 '바리케이드'로, 벽의 안쪽에서 작가는 "휴식하고 놀고 작당하고 치유하고 끙끙대며 꿈"을 꾼다. ● 몇 년 전부터 작은 서랍이나 상자 안에 그림과 낡고 다양한 오브제를 넣어 작업을 한다. 게으른 하루하루 사이에도 작품은 놀랍도록 쌓였다. 수시로 작은 방을 들락거린 결과다. 작품에 쓰이는 오브제 대부분은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나 버려진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다시 버려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 작업 안으로 초대를 한다. 그리고 작품이 갖는 의미는 그들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라며 최소한의 손길만 준다. 어깨에 힘 빼며 오랫동안 드로잉을 하면서 경험한 감이다. "망쳐도 작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이 늘다 보니, 지금처럼 의미가 빠진, 놀이 같은 작업이 생겨나게 되었다. (p.54)

나는 작가와 작업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태헌 작가는 요즘 미술 세태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예술엔 정답이 없자만 분명 인간으로서 평가되는 기준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는 작가와 작업을 별개로 구분하는 요즘의 풍조를 비판하며, 작가와 작업은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본'에 휘둘리는 예술계의 룰에 씁쓸함을 표한다. ● 종종 사람들은 내게 그림 값은 어떻게 정해지냐고 물어올 때가 있다. 쉬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비유를 들어 설명하기에 적당한 말이 있는데 '땅값'이다. 가령 목이 좋은 땅이 비싼데, 이때 목은 역세권, 상권, 교육환경, 개발예정지, 경관 등을 말한다. 그림은 그리는 화가의 학력, 경력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매매되는 땅은 클수록 이문도 크다. 고생해 작은 땅 많이 파는 것보다 큰 땅 한 번 파는 것이 중개인과 매도자에게 이익이다. 땅의 평당 가격과 그림의 호당 가격이 이를 말해준다. (p.60) ● 게다가 작품의 생산 구조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애매모호한 것투성이다. 유명 작가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제작하지 않고, 작품의 다수를 다른 사람을 고용해 제작하곤 하는데 그 작품들은 원작과 똑같은 가치로 거래된다. 위작은 그 진위를 따지기 위해 원작가의 필체까지 따져가며 검사하지만, 대리인을 고용해 그린 그림은 분명 작가의 필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진품으로 유통되곤 한다. 그리고 대개 그 룰은 자본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세상에 통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룰'을 부정하는 김태헌 작가의 시선을 좇다보면, 그의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날 선 관점들까지 읽을 수 있다.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 이런 복잡한 세상 속에서 그는 자주 눈을 감는다. 화가에게 눈은 보배지만, 때로는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고백한다. 화가는 세계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바보가 되어야 하고, 그래야 다른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때로는 고독과 멍때리는 순간을 즐긴다. 작가는 작은 것이 모이고 작은 생각들이 깊어지면 새로운 무언가가 되어간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천천히 책을 읽고, 무의식중에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하다가 자주 멍때리는 사소한 작은 순간들이 그래서 그에게는 그토록 중요하다. "인생의 묘미는 썰물처럼 함께 들어와선 고개를 들고 멍때리다가 밀물에 모두들 빠져나가고 나 홀로 남게 될 때 시작된다." (p.219)

지은이_김태헌 김태헌은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했다. 작업 스타일을 없애며 그림과 함께 삶을 확장하고 있으며, 세상에 대한 생각들이 모이면 책을 만들어 사람들과 느리게 소통 중이다. 전시는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1998 등 10회 개인전을 가졌으며, 쓴 책으로 『붕붕』 『1번국도』(공저), 엮은 책으로 『공간의 파괴와 생성』, 그림을 그린 책으로 『표해록』 등이 있다. 블로그_blog.naver.com/ktaisan 홈페이지_nolza1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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