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tory

박용일展 / PARKYONGIL / 朴鎔一 / painting   2016_0608 ▶︎ 2016_0630 / 일,공휴일 휴관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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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60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호감 Gallery Hogam 서울 성북구 성북동 330-20번지 Tel. +82.2.762.3322 www.galleryhogam.com

그와 당신의 이야기 ● 질끈 동여맨 보따리들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작가 박용일의 작품 시리즈 제목은 모두 『He-Story』이다. 동일한 이 작품들의 제목 'he story'를 빠르게 발음할라치면 으레 History, 즉 역사를 의미하는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와 혼돈되기 십상이다. 영어 단어 story는 이야기라는 의미가 강한 반면 history는 역사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단어이다. 이는 'He story그의 이야기'가 되었건 'History역사'가 되었건 간에 무엇으로 해석되던 작가가 던지는 중의적인 의미이기도 할 것이고 일종의 작가적 유희라고 보인다.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60×60cm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100×100cm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73×91cm

최근에 보여지는 보따리 이미지가 나오기 이전 박용일의 작품 시리즈는 「종이배 풍경」으로 이 작품군들에서는 현재의 짐 보따리로 여겨지는 '보따리' 대신에 제목에서 알다시피 종이배가 등장했었다. 풍경을 담고 있던 종이배가 보자기에 쌓인 짐 보따리로 바뀌어 풍경을 쌓거나 혹은 담거나 하고 있는 셈이다. 무언가를 담고 있는 보자기에 동여 매어진 보따리는 풍경을 드리우고 있기도 하고 패턴을 비치기도 한다. 또한 이제 막 무언가를 쌓아 놓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 풀어 내고자 하기 직전의 모습인지, 작가는 이러한 해석의 여지를 오롯이 관찰자에게 넘긴다. 이떤 때는 가져갈 짐이기도 하고 또 다른 때는 가져온 짐이 되듯이 말이다.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100×100cm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100×200cm

 이들 작업들에서 박용일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자연과 풍광 자체 보다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우리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작가의 관심 역시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작가의 주된 시선은 잊혀져 가거나 혹은 사라져 가는 우리 생활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를 작품으로 끌어 들이는 작업들에 몰두하고 있다. 소소한 누구나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담긴 종이배와 보따리를 그리면서도 매번 사람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 어쩌면 이는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한 은유적인 방법으로 작가가 취득한 소재들로서 그러한 줄거리들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그렇게 함으로써 직접적이지 않은 간접적인 이미지의 시각적인 표현으로 인해 관람자들은 확장된 의미로의 추억들을 본인의 이야기로 공감을 하고, 동질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동질성의 확보는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 자체의 의미와 더불어 이야기의 모티브가 주는 담담함에도 한 몫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작가의 보따리 이미지가 등장하는 이들 작품들의 제목이 모두 동일하게 「He Story」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이야기'에서 그는 작가 본인이 될 수도 관찰자가 될 수도 있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풍경들 역시 박용일의 추억을 담아내고 있으며, 작가가 관람자에게 담담하게 던져주는 이 이야기는 다시금 관찰자의 이야기인 '각자의 이야기'가 된다. 제목도 내용도 작가는 규정지어 해석되기 보다는 열어 놓은 한옥의 대문 마냥 활짝 열어 놓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명은 『그와 당신의 이야기』로 명명하였다. 작가인 그와 관찰자인 당신, 그와 당신이 지난 시간 보내온 추억이자 사연에 대한 이야기로 각자의 공감을 얻는 작업들, 그게 바로 「He Story」가 아닐까 싶다.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130×162cm
박용일_He-story_캔버스에 유채_162×130cm

"...(중략).. 사람들의 사연과 애환이 켜켜이 스며 있는 것 같아서 ... 나름의 아픔을 간직하지 않은 삶이 없듯이 눈앞에 펼쳐있는 풍경은 저마다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자리한다. 돌아보면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작가의 이 말은 작품 제작에 임하는 작가의 시선이 어디에 던져져 있는 지와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것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가감 없는 일상의 풍경이 스며있는 이미지들 안에서 우리는 작가가 경험한 지난 이야기를 전달받거나, 각자의 지난한 추억들의 한 귀퉁이를 끄집어 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그와 당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 이진성

Vol.20160611j | 박용일展 / PARKYONGIL / 朴鎔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