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사실주의

SOUTH KOREAN ART: EXAMINING LIFE THROUGH SOCIAL REALITIES展   2016_0618 ▶︎ 2016_0814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0618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형구_공성훈_김일용_김지원_변대용 서용선_윤석남_이은실_이진주_황재형

기획 / 김최은영

관람시간 / 11:00am~04:00pm / 월요일 휴관

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 American University Museum at the Katzen Arts Center 4400 Massachusetts Avenue, NW Washington, D.C Tel. +1.202.885.1300 www.american.edu/cas/museum

과학적인 '사실'과, 사회적 '현실'은 둘 다 영어로는 리얼(real)로 표기된다. 한반도의 사실주의 전시에서 남한의 사실주의는 사회적 '현실'에 가깝다. 미술사에서도 '사실주의'는 시대마다 다르게 정의되었다. 남한의 사실주의는 그 가운데 쿠르베의 개념에 가장 근접하다. 즉 표현하는 기법과 방식으로부터 작가의 세계관이 표명된 사실주의다. 현실 기록과 현실 규명, 현실 속 인간을 예술작품으로 드러내고 있는 남한 현대미술작가 10인의 사실주의가 펼쳐진다. 다시 말해 남한의 사실주의는 현실반영의 사실주의다.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1. 대상의 인물 : 초상화를 넘어서다(강형구, 윤석남) ● 초상화와 인물화의 차이는 엄격히 다르다. 시각예술작가의 감각과 생각, 개념이 충만한 의도된 초상화는 반드시 인물화로 읽혀야 한다. 강형구는 역사 속 인물 중 타당한 가치를 발견한 인물을 선택한다. 그는 물감을 덧 입혀 칠하는 방식이 아닌, 알루미늄 판을 미세하게 깎아내며 인물의 표면이 아닌 내면을 드러내려 노력한다. 극사실처럼 보이는 강형구의 작품은 이러한 기법을 통해 그저 닮은 인물화가 아닌 인물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포착하고 드러내려 하였다. 윤석남의 인물은 현재 주어진 분류법으론 설명하지 어렵다. 소조도 아니고 조각도 아니며, 페인팅과 아니기에 그저 설치라는 애매한 방법으로 통칭된다. 자연에서 주운 나무의 결을 살리며 최대한 인공을 배재한 채 주어진 그대로의 속성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인물은 다름 아니라 자연과 같은 '어머니'였다.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2. 익명의 타자 : 누구가의 초상(김일용, 변대용) ●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현대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매순간 오롯한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 김일용과 변대용은 바로 이 지점을 묻고 있다. 김일용은 실제 인체를 캐스팅하여 여러 조각으로 나눈 다음 인체를 재구성한다. 팔과 다리는 뒤섞이고, 엉덩이와 가슴이 맞붙는다. 몸은 얼굴 이상의 '나'다. 그러한 정체성의 분해와 재조립은 본체로서의 개인이 아닌, 무엇의 부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익명의 현대인 초상의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변대용은 남한 사실주의 가운데서 여성의 유행을 목격했다.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여성은 유행에 민감한 대상이다. 머리스타일과 마른 몸매, 획일적 성적 매력을 도발하려는 소비문화를 예리하게 꼬집으며 발산해 낸다.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3. 잘 아는 풍경 : 지금 이 순간(공성훈, 김지원) ● 남한은 자연적으로 매우 축복받은 나라다. 작은 크기의 면적은 몇 시간만 이동하면 바다를 만나게 해주고, 산과 절벽은 집에서 몇 걸음 옮기면 볼 수 있다. 공성훈의 바다는 밤이라는 시간성을 부여해 잘 아는 풍경에 대해 새로운 낯설게 하기를 보여준다. 밤, 검푸른 바다, 거센 파도는 바다에 대한 우리의 알량한 평화로움을 뒤로한 채 낯설고 불편하다. 잘 안다고 믿었던 바다는 이렇게 낯선 이면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무언가에 대한 의문이 공성훈의 바다를 통해 다시금 되묻는다. '니가 보는게 진짜 맞아?'라고. 김지원 작품의 제목없음은 그것이 아마도 산이나 계곡, 언덕이나 담벼락의 초상화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구성원처럼 포진되어 있다. 자세히 보지 않고 늘 스쳐 지나치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주인공인 적은 거의 없다. 특히 담벼락의 작품은 더욱 인간세상의 모습과 유사하다. 모든 관계는 사실 보이는 벽과 보이지 않는 벽 사이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우리 모두 그 벽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주목하거나 관찰하려 들지 않았다.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4. 알 것 같은 풍경 : 시간적 유기성의 공간(서용선, 이은실) ● 일상적 풍경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한 일상은 과거와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시각예술가들이 바라보는 풍경은 시공을 초월한 독특한 환경에 처한다. 서용선의 역삼역. 남한의 도시에는 지하철이 많다. 늘 같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입구에서 토해져나오듯 쏟아지고 빨려 들어가고를 반복한다. 목적성이 분명한 시설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찰라만을 바라보면 기괴한 현대사회의 규칙에 매몰된 현대인의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이은실의 공간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과거와 현재, 환상과 사실이 공존되어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남한의 역사 속 건축물에서 궁궐의 상징적 동물의 꼬리가 포착된다. 그 사이의 미묘한 기운은 남한 특유의 화법으로 작화되었다. 정확하게 명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 알 것 같은 장면들. 시각예술가의 사실주의는 시대와 역사를 종과 횡으로 자유롭게 드나든다.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5. 실존 그리고 우리 : 현실 속 인물의 자아(이진주, 황재형) ● 그림을 통해 삶의 이야기하는 작가들에게 현실과 사실주의는 무엇일까. 그들이 선택한 현실과 사실은 실존이다. 이진주의 여인은 언제나 어머니를 전제로 한다. 스타킹만을 신은 채 상채를 드러낸 여성은 이진주가 발탁해 낸 또 다른 자아다. 현실에서 여성이 가슴을 노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것이 사회적으로 공인될 수 있는 환경은 자식에게 젓을 물릴 때 뿐. 여인에서 어머니로의 전이과정이 작가본인의 또 다른 자아를 돌출시켰다. 누군가의 딸에서 누군가의 어머니가 된 젊은 엄마와 주부는 일상의 여러 자아와 매 순간 충돌한다. 시각예술가는 이러한 충돌 과정 속 자아의 모습을 원론적 본질탐구, 즉 실존의 문제로 그림을 풀며 이야기해 나간다. 녹록하지 않은 삶 속에서 여전히 실존하고 있는 시각예술가인 여성과 어머니로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말이다. 황재형은 쓸모를 다한 폐광촌의 삶을 담아낸다. 산업전사들은 남한의 경제를 빠른 속도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소모되었다. 폐광이 된 이후 미처 떠나지 못한 산업전사의 자식들은 동시대 도시의 아이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새벽에 깨어난 작가는 많은 상념에 젖는다. 나와 나의 어머니,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무수한 생각이 실존적 삶에 대한 고민으로 연계되어 작가의 그림을 완성시키고 있다. ● 남한의 10명의 작가는 이렇듯 자신만의 독특한 선택적 주의와 직관으로 현실을 목격하고 그것을 담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구상성을 채택했다. 어쩌면 사실적 표현보다 추상이 보다 더 쉬운 전달법이었을 수도 있다. 막연하고 모호하게 감정만을 드러내는 편이 보다 많은 이의 동의를 구하는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채택한 구상이라는 사실적 언어는 보다 선명하고 친절하게 오늘의 실존과 현실을 목격하고, 사유하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바로 사실주의 시각예술가들의 덕목이다. ■ 김최은영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展_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_2016 (Photo by Roberto Bocci)

The both scientific 'facts' and social 'reality' are called and written as 'real' in English. In Realism exhibitions of the Korean peninsula, especially that of South Korea is more close to social 'reality.' Also in art history, 'Realism' was defined differently each era. The notion of Realism in South Korea is the most contiguous with that of Courbet. Thus, it is a realism offering an artist's view of the world by expressive techniques and methods. Documenting and verifying the reality, the realisms of best ten contemporary artists in South Korea relieving humans of the reality through the work are presented here. Once again, the Realism of South Korea is a realism reflecting the reality. #1. A Person of the Subject: Beyond a Portrait (Kang Hyung-koo, Yun Suk-nam) ● A portrait is very strictly different from a figure painting. A figure painting intended to embrace sensibilities, thoughts and concepts of a visual artist should only be read as a figure painting. Kang Hyung-koo chooses a person with adequate values among historical figures. Instead of using the method of laying paint, he grinds an aluminum plate in delicacy to reveal not the surface but the inner aspects of the figure. Kang's work may seem hyper-realistic in a glance, but he seeks not to mimic resemblance in a mere figure painting, but to capture unseen inner aspects of a human Figures of Yun Suk-nam are difficult to explain with currently applicable terms in categories. Not carving nor modeling, neither could they be paintings, Yun's works are normally indefinitely referred as installations. By making the best use of grain of wood and neglecting artificiality, Suk-nam awakens a figure of the nature-like 'mother' with inherited properties. #2. Anonymous Other: Someone's Portrait (Kim Il-yong, Byun Dae-yong) ● We all have names to inhibit in the structure of the society as contemporaries. However, can we live as sufficient 'I' for every moment for sure? Kim Il-yong and Byun Dae-yong are certainly asking this question. Kim Il-young casts a real body, splits it into many pieces and re-constructs a figure. Arms and legs are mingled; hip and chest are touching. The body exhibits and embraces 'self' more than a face. This substantial division and re-assemblage of identity may very well be another portrait of an anonymous contemporary person living not as an individual but as a part of something. Byun Dae-yong witnesses a trend of women amongst South Korean Realism. A woman is sensitive to the trends in perspectives of a man. Hairstyles, slim body-types, standardized sexual appeals emitted in the consumer culture are acutely criticized. #3. Very Familiar Landscape: At this Moment (Kong Sung-hun, Kim Ji-won) ● South Korea is a naturally blessed county. In this small land, one can reach the sea in a few hours; and mountains and cliffs can be seen in a few steps away from the residence. Sea of Kong Sung-hun grants temporality of the night and unfamiliarizes familiar landscapes. While avoiding our trivial thoughts of peacefulness on the sea, night, dark-blue sea and wild wave are presented as curious and awkward. The familiar sea we once trusted also has unfamiliar sides like these. At this moment, we are once again questioning what we already know through Kong Sung-hun's images of the sea, 'Is What you see, really what it is?' The reason why Kim Ji-won does not name his work is probably because they are not portraits of mountains, valleys, slopes or walls. They are arrayed as constituents of our daily lives. Those are things we slide by but never really pay close attention to. Those were hardly ever protagonists. Specially, wall series are incredibly similar with the appearance of human world. Every relationship are always running at a risk between visible and invisible walls. We are all very well aware of those walls but we normally disregard them and do not examine them in depth. #4. Landscape that Might Have Seen: Space of Temporal Abandonment유기성 (Suh Yong-sun, Lee Eun-sil) ● An ordinary landscape is always based on facts. There must be the past and future within the ordinary. Landscapes seized by visual artists are confronting a peculiar environment transcending the time and space. Suh Yong-sun's Yeoksam Station. There are many subway stations in the city of South Korea. Many people are repeatedly pouring out as vomit and sucked into the entrance of a subway station routinely. Although this structure has a specific purpose, when one looks at the instant, one witnesses uncanny reality of people buried into regulations of the contemporary societies. The space of Lee Eun-sil is particular in its approach. Past and present, and imaginary and truth are coexisting without distinction. But everything is subject to the facts. A tail of palatial symbolic animal is hidden in a historical building of South Korea. Subtle vitalities between them are painted on the surface by distinctive brushworks of South Korea. Scenes that cannot exactly be named but definitely known. The realism of this visual artist passes freely through eras and history perpendicularly and horizontally. #5. Existence and Us: Egos of Figures in the Reality (Lee Jin-ju, Hwang Jai-hyong) ● What are reality and realism for artists conveying stories of life through paintings? The reality and facts chosen by them are real in their existence. Lee Jin-ju's woman is always a presupposed mother. A topless woman only wearing tights is another ego adopted by the artist. It is very rare for a woman to expose her breasts in the public. It is only socially acceptable when she is breast-feeding for her child. The artist disclosed another self in the process of transition from a woman to a mother. When a daughter becomes a young mother and a wife, she struggles every moments in daily lives with various selves. A visual artist unravels images of self searching for theoretical essence within these processes of struggles; Thus her paintings become problems of existence. In formidable life, extant stories of the artist self as a woman and a mother are told. Hwang Jai-hyong presents the life of abandoned mine in the work. Industrial workers were consumed in the process of advancing the economics of South Korea from developing to the entrance of developed. Children of those industrial workers who did not yet migrate to another place are living different lives from those children of the cities. Awaken in the dawn, the artist is lost in much conception. Hwang completes his work in relation to thoughts on his mother and many other people living in the same era with him. ● Ten South Korean artists affirmed the realities with his or her unique and selective attention and intuition and they chose representativeness to offer those realities. Rather than choosing realistic expression, it may have been more convenient to deliver those in abstraction. It might had been easier to ask for consents by revealing vague and ambiguous emotions. However, the representation they chose are more vivid than actual language and help us kindly and clearly to attest today's existence and reality. This is exactly the virtue of Realistic Visual Artists. ■ GimChoe Eun-yeong

Vol.20160619a | 한반도의 사실주의-SOUTH KOREAN ART: EXAMINING LIFE THROUGH SOCIAL REALITI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