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이기본展 / LEEKIBON / 李起本 / photography   2016_0622 ▶ 2016_0712 / 일,공휴일 휴관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0501_ 크로모제닉 프린트_14.5×14.5cm_2005

초대일시 / 2016_0622_수요일_06:00pm

스페이스22 중진작가 지원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SPACE22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90 미진프라자 22층Tel. +82.2.3469.0822www.space22.co.kr

현재 내 사진작업에 사용되는 재료는 오직 필름만을 사용하고 있다. 필름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Transparency(Slide) Film을 사용한다. 코닥사의 Ektarchrome 이 내가 유일하게 사용하는 필름이다. 그 이유는, 나의 필름 현상법이 Cross Process (Transparency as Negative)라고 하는데, 필름 유제층의 구조와 현상방법의 특성 때문이다. (참고로 일본 Fujifilm사의 Fujichrome은 Cross Process 현상법은 그 특성이 잘 표현 되지 않는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0409_ 크로모제닉 프린트_14.5×14.5cm_2004

Cross Process 현상법은 Transparency(Slide)Film을 촬영하여, 전용 현상액인 E-6(KODAK) 현상액을 사용하지 않고, Color Negative Film 전용현상액인 C-41(KODAK)현상액으로 현상 하는 방법이다. 이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강한 Contrast와 높은 Saturation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Transparency Film으로 촬영한 후, Color Negative Film으로 만들어 주는 Color Negative Film 전용현상액인 C-41(KODAK)현상액으로 현상하면 Color Negative Film을 얻게 된다. 이러한 Cross Process현상법의 특성에 대해 2004년도에 석사논문으로 발표하였고, 이는 지금까지 내 작업의 주요 방법론이다.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E-6 현상액으로 현상되어진 Transparency Film을 인화했을 때, 대단히 강한 Contrast와 입자성이 떨어지는 인화물을 얻게 된다. 기본적으로 Transparency Film은 인화에 적합하게 디자인 된 Film이 아니고 인쇄/제판용으로 디자인 되어진 Film이어서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은 줄 수 있겠지만, 다양한 농도변화에서 오는 많은 정보를 얻어내지는 못한다. 내가 Color Negative Film을 만들어 내는 이유이다. 인화에 최적화 되어있는 Film은 Transparency Film이 아니고, Color Negative Film이기 때문이다. 나의 작업 주제이자 소재인, 자연 풍경의 '다양체'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하는데, 기억의 지층들을 조금 더 강한 느낌으로, 하지만 각 풍경들의 '고유한' 색감으로 나타내고자 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Cross Process 현상법을 이용한 칼라 암실 작업을 계속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Cross Process의 특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적정하게 촬영되어진 Film은 Specific Gravity(비중)와 pH(수소 이온 농도)가 잘 유지되는 신선한 현상액으로 현상해야 하며, 잘 현상되어진 Film은, 인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여 Color확대기를 통해 직접 인화해야 비로소 내가 의도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0627_ 크로모제닉 프린트_14.5×14.5cm_2006

확대기 전구에서 밝혀진 빛이 Film을 투과하여 인화지에 빛이 노광 될 때, 불필요한 색들을 차단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때 확대기 내부에 장착되어있는 Color Filter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노광 후의 현상과정이다. 노광 되어진 인화지는 Positive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RA-4라고 하는 인화현상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화지에 노광 된 빛을 손실 없이 현상하려면 현상액과 표백/정착액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Specific Gravity(비중)와 pH(수소 이온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현상과 인화에는 화학약품이 쓰이는데, 각각의 약품들은 고유한 Specific Gravity(비중)와 pH(수소 이온 농도)가 정해져 있다. 그것을 유지해야만 좋은 결과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련의 이런 과정에서 (전문 업체에 의뢰하여 현상이나 인화를 하지 않고) 직접 현상과 인화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의 그 어떤 현상/인화업체에서도 내가 원하는 양질의 결과물을 제공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202_ 크로모제닉 프린트_24.1×24.1cm_2012

청년 시절, 미국에서 사진공부를 하면서 암실과 관련된 부분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공부 할 수 있었다. 1990년대에 Color Darkroom 수업은 당시의 미국 전역에서도 흔하지 않은 Curriculum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Color Film을 사용하는 암실작업은 배울 수가 없게 되었다. 특히 국내업체의 현상/인화 결과물은 내 눈을 흡족하게 해주지 못했고 지금은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나는 모든 현상과 인화를 스스로 해결 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필름이나 인화지를 미국에서 직접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필름과 인화지를 구해서 쓰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도 구할 수 없게 될 때까지는 (가격 때문에 사용하는 양을 줄인다 하더라도) 계속 할 것이다. 한 때 필름현상만 하고는 인화를 멈춘 적이 있었는데 이유는, KODAK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개인이 쓸 수 있는 Box(Sheet)포장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604-810_ 크로모제닉 프린트_ 25.3×21cm_2016

KODAK사의 인화지가 표현해주는 색감을 선호했지만, 생산이 중단되면서 한동안 혼란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할 수 없이 일본의 Fujifilm사에서 생산하는 인화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2014년도 까지는 Fujifilm의 인화지를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 사용하는 유제(필름, 인화지)의 수급에 있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KODAK은 2012년 3월에 모든 Transparency(Slide)Film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 했다. (Color Negative와 Black and White Film은 계속 생산 하고 있다.) 2007년 까지는 KODAK에서 많은 종류의 Transparency(Slide)Film이 생산 되었었지만 2008년에는 세 종류만을 남겨두고 생산을 중단 하였고, 2012년에는 KODAK에서 생산되는 모든 종류의 Transparency(Slide)Film이 종료되었다. 개인적으로 2007년까지 생산되었던 Film을 좋아 했기 때문에, 2008년에 생산종료 된다는 Film을 일정량 구입해서 냉동고에 넣어두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때 구매 한 Film은 중형카메라에 사용할 수 있는 Film이었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509-810_ 크로모제닉 프린트_25.3×21cm_2015

인화지는 2015년부터 국내에서는 구입이 어렵고, 미국의 대형 재료상을 통해서 Fujifilm사의 인화지를 구입하고 있지만, Fujifilm사는 Film만드는 기술을 이용하여 화장품을 만들거나, LG나 삼성의 TV 액정 사이에 들어가는 Film제조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Fujifilm사의 Fujichrome은 2016년 생산이 중단되는데, 따라서 미국에서 구입하고 있는 Fujifilm의 Color인화지는 그 구매시한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 지금은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암실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04년, 2년간 컬러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철수했다. 그 후로는,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하고 있는 상명대학교 사진학과에서 '컬러암실' 수업을 강의하면서 수업이 없을 때마다 암실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대학의 사진학과에서는 이미 많은 학교에서 '컬러암실' 과목이 사라졌다. 컬러암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부재 때문 일 것이고, 강의를 할 수 있는 전문 강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암실장비의 유지와 보수 그리고 관리의 어려움도 있다. 또한 컬러암실 수업의 운영은 다른 수업에 비해서 많은 경비가 소요된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501-45_ 크로모제닉 프린트_29.8×23.1cm_2015

지금 사용하는 장비와 재료는, 8×10대형 카메라와 4×5대형카메라, 중형카메라(120), Kodak사의 Film과 인화지 현상액, 그리고 Fujifilm사에서 생산 하는 Color 인화지이다. 언제까지 Color Film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한 달에 2~4회를 촬영하고 있다. ● Color Photography를 공부하고 작업을 하면서 항상 답답함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무엇을 왜 찍는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은 많이 하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을 적게 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철저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기에, 사진을 잘 한다는 것은 자신이 다루는 기법과 기술에 천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진 기술(형식)이 곧 내용인 것이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505-810_ 크로모제닉 프린트_25.3×21cm_2015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1304_ 크로모제닉 프린트_24.1×24.1cm_2013

컬러사진으로 대표적인 미국의 사진가 William Eggleston은 처음에는 Black and White Photography를 하였지만 그가 Color Photography를 시작 한 것은 1965년도에 Negative필름에서 부터 이다. Color Transparency는 1967년부터 사용하였고 그의 첫 개인전은 Color Photography로 하였다. (1976년, MoMA/www.egglestontrust.com) ● 그의 전시가 있기 전까지 Color Photography는 예술로 인정받지 못했고, 오로지 흑백사진만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이글스톤의 전시 이후, 컬러사진은 세계 사진계에서 새롭게 주목하게 된다. 이글스톤이 1974년에 작품집을 통해 발표한 작업들은 그 인화법이 "Dye Transfer"였다. "Dye Transfer" 인화법은 이글스톤이 매료 된 Color 인화방법의 하나이다. "Dye Transfer"인화법은 국내에서는 구현되어지지 않은 인화법이지만, 색 재현과 작품의 보존에 있어서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는 인화 방법이다. 하지만, 인화방법이 복잡하고 사용 되어지는 감광재료의 대부분이 Kodak에서 생산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일부 유제가 생산 중단하면서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다행히 유학시절에 나는 Kodak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Dye Transfer를 학습하였기 때문에 그 인화법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국적에 관계없이 Dye Transfer를 배운 마지막 세대이다.

이기본_PHOTOGENE OF THE CHROMOGENIC PRINT, 20610_ 크로모제닉 프린트_14.5×14.5cm_2006

세계사진의 역사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양한 방법의 Color Process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 중에서 어떤 것은 보았거나 들었고, 어떤 것은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 국내에는 상업적인 가능성이 있는 것만이 개인 사업의 형태로 제한적으로 행해져 왔다. 그러다 보니 잘못 전해지거나 전해지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미처 전해지기 전에 디지털사진으로의 전환기를 직면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디지털사진과 관련된 것들만이 수용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의 디지털 환경은 사진 인화의 방법론을 획일화하고 있을 뿐 다양성에는 제한적이다. ● Color Film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에게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이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 쉽지 않은 컬러 필름을 손수 작업하는 자로서 더욱 정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 이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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