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진 해석 Painted Interpretation

백현 박경묵展 / PARKKYOUNGMUG / 白泫 朴京默 / painting   2016_0622 ▶ 2016_0627

박경묵_놀이P1_종이에 염색, 먹, 과슈_72.8×91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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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묵 홈페이지_kyoungmug.com

초대일시 / 2016_0622_수요일_10:00am

도움주신 분들 동림당 ERA - Art Digital Publisher(www.erabook.com) +202 Studio NADA ART GROUP GallerySOA(www.gallerysoa.co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B1,1층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화가란 결국 무엇인가? 남들이 소장하고 있는 마음에 드는 그림을 자기도 갖고 싶어서 직접 그려 소장하는 사람 아니겠는가. 시작은 그러한데 거기서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피카소, 1934년)

박경묵_놀이P1_종이에 먹, 과슈_48×74.5cm_2015

해석을 해석하기 ● 힘차게 뻗어 오른 매화가지에서 풍기는 기운이 용오름으로 비유되는 조희룡의 매화그림, 부정한 것을 지켜내려는 듯 적막한 밤 두 눈을 크게 뜨고 달을 등지고 있는 운보의 올빼미 그림 등 선대 명화에 그려진 도상(소재)는 본래 모습과 성질에 따라 의미가 부여되며 그 당시의 배경과 시각으로 해석되었다. ● 그렇다면, 과거 선비의 지조를 표출했던 매화는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같은 의미로 읽혀지고 그려지는가? 전통적으로 원숭이가 상징하는 의미가 출세와 벽사라면, 현재에 그려지는 원숭이는 어떠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렇게 시작된 작가의 질문은 붓을 움직이는 동기가 되어 본 전시의 제목 '그려진 해석'으로 구체화 되었다.

박경묵_놀이OP_종이에 염색, 먹, 과슈_91×72.8cm_2016
박경묵_놀이OP1_종이에 먹, 과슈_69×136.5cm_2015

'그려진 해석'으로 압축된 개념에 대하여, 작가는 작업을 통해 도상의 전통적 의미가 현재에 전혀 다른 의미로 상징화 되거나 읽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가 붉은 빛으로 거침없이 그려낸 「놀이M」에는 하얀 치아가 들어나도록 함박웃음을 띄고 있는 원숭이가 등장하는데, 이는 과거 기복을 나타내는 도상의 의미가 아니다. 그의 붓끝을 통해 전달된 이 웃음 가득한 도상의 의미는 취업과 생존을 위해 항상 외부가 원하는 모습으로 묘기를 보여주는 광대처럼 허덕이며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해석한 표상이다. 그려진 그림을 찢어서 반 부조 형태로 높낮이를 만들며 활기차게 비상하는 매(鷹)가 그려진 「놀이F1」은 얼핏 보면 그 기개가 담대하다. 하지만 근접하여 자세히 보면 날개가 찢겨진 뒤 다시 불안정하게 연결시킨 부분이 유독 눈에 띈다. 찢어진 날개를 가진 매의 도상 역시 꿈을 품고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이 시대의 모순된 구조에 함몰된 많은 이들의 초상임을 이해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박경묵_鴟與梅花圖_종이에 먹_36.8×407cm_2015

고전의 소재들을 새로운 재료와 의미로 변주하며 작가가 그려내는 작업은, 단순히 과거의 명작을 모사하는 모방적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적 실험이다. 작가는 새로운 해석을 유도하기 위해 재료적 실험을 우선하며 색의 변화는 물론 도상 전체 또는 부분을 차용하며 '해석의 재해석' 과정을 부단히도 작업에 담아냈다. 미술사학자 카롤린 라로슈 (Caroline Larroche)는 "형식적 혁신들의 도움으로 계속 발전해 오긴 했지만 시대와 양식의 차이를 제외하면 결국 반복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저런 형식을 '재량'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 하는 작업이 예술인 셈이다. 모든 창작자에게 창작은 재창작이며, 이 재창작은 그때그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다."라며 과거 명작과 현대 예술작업의 상관관계 속에서 재해석이 곧 예술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 도상이 갖는 의미의 관계성과 상호대립성 사이에서 시도되는 작가적 해석은 의미 있는 실험이자 전통적인 예술적 방법론인 것이다.

박경묵_놀이D_종이에 염색, 먹, 과슈_45.5×73.5cm_2015
박경묵_놀이M_종이에 먹, 과슈_27.2×27.2cm_2015

이러한 고전의 변주와 도상과 관련한 의미에 대한 해석에 대한 질문을 통해 해석이 갖는 의미를 재고하게 하는 작가의 '그려진 해석'은 역설적으로 보는 이의 해석 또한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제가 제시한 해석이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작업의 일부"라 말한다. 그리고 "작업에 그려진 대상이 기존의 의미를 떠나 제가 그려놓은 해석으로 관람자에게 다가가고, 이를 해석하면서 파생되는 다양한 의미를 해석하게 되는 것이 과정이고 작업"이라고 덧붙인다. 즉, 해석이 또 해석을 부르면서 해석이 계속해서 순환하게 되는 구조로서 작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 놀이처럼 작가가 그린 각각의 도상에 대한 해석을 다시 타자(관람자)가 다양한 의미로 해석하는 과정은 분명 흥미로운 지점이자 핵심이며, 이 지점을 만드는 작가의 개념이 다른 작업과 차별화 되는 이 작업의 예술적 오리지널리티가 확보되는 부분이다. ● 해석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작업은 더욱 많은 의미로 읽혀지고 작가가 그려낸 해석은 질문이 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즐거운 게임처럼 다가온다. ■ 이정훈

Vol.20160622c | 백현 박경묵展 / PARKKYOUNGMUG / 白泫 朴京默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