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썸 블러썸 블러썸 Blossom Blossom Blossom

류주항展 / RYUJUHANG / 柳周沆 / photography   2016_0622 ▶︎ 2016_0719 / 월요일 휴관

류주항_The Blossom-1002_피그먼트 프린트_151×121cm_2016

초대일시 / 2016_0622_수요일_06:00pm

Blossom Party with DJ Wake / 2016_0622_수요일_08:00pm

협찬 / 니콜라스 푸이야트 샴페인 기획 / 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 THE TRINITY & METRO GALLERY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옥인동 19-53번지) 1층 Tel. +82.2.721.9870 www.trinityseoul.com

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는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창작을 지원하기 위한 2016년의 첫 번째 신진작가 기획전으로 6월 22일부터 7월 19일 24일간 류주항의 '블러썸 블러썸 블러썸(Blossom Blossom Blossom)'사진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더블러썸(The Blossom)'연작은 흰색의 도시의 밤이 주제였던 첫 번째 '백야(White Night)'시리즈에 이어 흰색의 꽃(조화)을 모티브로 삼은 류주항의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 작가는 색이 없는 흰색의 꽃(조화)을 바닥에 흩뿌린 뒤 다양한 종류의 인공조명과 레이져빔, 인공안개를 분사합니다. 이내 작업 공간은 희고 뿌연 안개로 가득채워지고, 동시에 조명들이 안개를 뚫고 꽃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며, 때론 조명 빛이 안개와 얽혀 꽃을 감싸기도 합니다. 순간적인 카메라 셔터 움직임을 통해 찰나의 그 순간 우연하게 흰꽃에 입혀진 빛과 그 주변을 감도는 안개를 잡아낸 작품은 몽환적이고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시 오픈일 갤러리를 찾은 관객들은 더블러썸 작업의 재현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내부는 이날 화려한 조명과 안개가 분사되는 작업장으로 변하며 실제 사진 속 대상인 에디션이 새겨진 꽃을 관객에게 나누어주는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습니다. ■ 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

류주항_블러썸 블러썸 블러썸展_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_2016
류주항_블러썸 블러썸 블러썸展_더트리니티&메트로 갤러리_2016

0.3초의 자유 ● 흰색은 깨끗하고 순결한 색이다. 흰색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특별한 색깔이 없는 흰색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주변의 모든 것을 쉽게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변하여 무한함을 포용할 수 있는 여유이다. 한편 흰색은 모든 빛을 반사해서 아무런 색깔도 띠지 못하는 이기적이고 오만한 색이다. 하지만 이처럼 고고한 흰색은 오히려 다른색의 번짐에 의해 쉽게 그 색을 바꾸어 스스로의 흰색을 상실하고 마는 순수하고 나약한 색이기도 하다. 흰색은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의 빛이 한꺼번에 모이면서 완전해지는데 한쪽이라도 균형이 깨지면 그 색을 잃고 만다. 색의 세상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류주항_The Blossom-1004_피그먼트 프린트_121×151cm_2016
류주항_The Blossom-1005_피그먼트 프린트_130×91cm_2016
류주항_The Blossom-1007_피그먼트 프린트_130×91cm_2016

류주항의 이번 작업은 지극히 통제된 조건에서 촬영되었다. 암실로 가두어진 공기에 흰색의 조화(造花)를 뿌리거나 꽂아두고 기계적인 인공조명과 무작위적인 스모그로 연출하여 색을 입힌다. 그렇게 아무런 색이 없이, 세상에 나올 그날만을 숨죽여 기다리는 듯한 흰색의 조화(造花)는 쏟아지는 LED 조명과 스모그에 의해 신비로운 형태와 색을 띠며 다시 태어난다. 이것은 마치 흰색의 캔버스에 물감을 올리듯 빛으로 그리고 그 순간을 담아내는 것이다. 작가 스스로가 춤을 추듯 혼란한 빛 속에서 연기를 뿌리며 셔터를 누르고 있지만 정작 사진으로 찍히는 순간은 작가도 예상할 수 없는 세상의 것이다. 류주항은 이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빛의 예측 불가능한 성질에 흥미를 느낀다. 빛의 무한한 가변성과 솔직함, 그리고 그 빛으로 인해 순간순간 변신하는 색의 자유로움을 한순간에 담아내는 작업은 작가에게 항상 새로운 기대감과 즐거움을 준다.

류주항_The Blossom-1003_피그먼트 프린트_121×151cm_2016
류주항_The Blossom-1009_피그먼트 프린트_68×53cm_2016

류주항의 지난 작업, 밤도 낮도 없는 백야의 도시풍경 사진이 자연광과 인공광의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순간을 모은 것이라면, 이번 작업은 한순간도 같을 수 없고 통제할 수도 없는 찰나의 순간을 빛으로 포착한 것이다. 백야 작업에서 작가는 피사체, 빛, 공기에 대해 자신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대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작가 스스로가 최대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통제하여 그 기대 너머의 세상을 렌즈에 담는다. 지난 작업에서 작가는 공존할 수 없는 시간을 만들어내어 피사체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었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셔터가 눌리는 그 직전까지도 가늠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을 한 장씩 얻어가며 피사체로부터 자유로움과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류주항_1014 X audrey_피그먼트 프린트_65×45cm_2016
류주항_1013 X audrey_피그먼트 프린트_65×45cm_2016

이 세상에 눈을 처음 뜨면서 영원히 감을 때까지 우리는 빛의 인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빛은 밤이고 낮이고 우리의 주변을 가득 채우며 한순간도 멀어질 수 없는 시간(時間) 같은 존재이다. 우리는 초 단위 빛의 시간을 매순간 인지할 만큼 본능적이고 초감각적으로 생활하지 못하지만 카메라 셔터 속도 0.3초의 짧은 순간에 들어오는 빛의 씨앗으로 완성되는 사진의 감동은 영원하다. 순간의 시간으로 빛을 가둘 수 있는 사진작업은 류주항에게 무한한 자유로움을 누리게 한다. 그리고 그 0.3초의 순간을 채집하기 위해 이겨내는 무수한 시간과 고민은 작가에게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대답이고 삶의 동기일 것이다. 영원할 수 없을 빛의 순간을 포착하여 영원한 삶을 부여하는 작가야말로 빛의 조련사라 할 수 있다. ■ 김동현

Vol.20160622h | 류주항展 / RYUJUHANG / 柳周沆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