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동물과 존재조각 Nomad animals and Exist Piece

허진展 / HURJIN / 許塡 / painting   2016_0711 ▶︎ 2016_0911

허진_이종융합(異種融合)동물+유토피아2014-4_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채색_162×130cm×2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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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홈페이지_hurji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주말_10:00am~06:00pm

아트갤러리21 ART GALLERY21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34 더 청담아트홀 5층 Tel. +82.2.518.8016 www.facebook.com/thegallery21

허진작가의 작품은 존재가 스스로 존립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서 설명을 해보고 싶다. 그의 작품은 한번에 보고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흔적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료하지만, 표현되어 나온 작품들은 작가의 마음속에서 성장해 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았다. 고전적인 면에서부터 동시대적 작품언어까지 작품이 스스로 말하고 있는 스스로의 가치는 멀리서보면 명료하지만, 가까이 갈수록 깊이가 점점 깊어지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0-36_한지에 수묵채색_162×130cm_2010

작가가 걸어온 길은 한국화의 역사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걸어왔던 작가의 발걸음들은 한발자욱 한발자욱들이 역사성과 현대성이라는 씨줄과 날줄을 엮어가는 예술적인 과정들이었다고 생각된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3-16_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채색_145×112cm_2013

그의 초기작들은 전통적인 표현기법과 순환의 사상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했다. 아마도 그의 가문이 한국미술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무게감과 함께 작가 본인의 탄생이 어쩌면 커다란 순환과 운명성에 의해서 설명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연과 운명들은 본인의 의지와 어느 누구의 의지로도 인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없지만 시작되어버린 운명의 바퀴는 앞으로 전진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젊은 시절 작가는 그러한 운명성과 인간의 굴레에 대해서 철학적 고찰을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의 유산이 없이는 현재의 번영은 없는 법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서 그는 붓을 잡았으며, 그의 작품들이 세상의 구성과 운명의 체계, 시스템순환에 대해서 해체와 결합을 해들어 갔다고 본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6-5_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채색_34×49.5_2016

불교철학의 제8 아뢰야식, 서양과학의 에테르 개념과 같이 근본을 향해서 철저히 파헤쳐 들어가면 기본의 기본이 되어주는 존재가 등장한다. 이들은 사실상 존재를 만들어주는 존재로서 하나하나 점점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운명에 대한 탐구와 고찰을 통해서 깊은 곳까지 들어가다가 거대한 세계를 발견하고, 지평선을 바라보았다고 생각된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6-6_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채색_34×49.5cm_2016

전통과 역사에서 사회시스템과 관리하는 자와 관리받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자 했으며, 그것이 점점 존재라는 시스템이 사실은 고정된 것은 없으며, 계속 회전하고 회전하는 끝없는 이야기들의 흐름이고 사람이라고 불리우는 이족보행 지적 동물과 사물, 가구, 동물들이 공유하고 있는 공동 언어를 찾아내보았으며, 그것이 하나의 점으로 만들어지고, 다시 그러한 점들이 모여서 유목하는 원소로까지 무형의 그 무엇을 유형의 시각요소로 정체를 드러내게 만드는 데까지 성공을 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허진_유목동물+인간2016-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6

그래서 그의 최근작까지 이어지는 작품언어는 보이지 않던 인연의 끈들과 시간, 존재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고 본다. 필자는 그것을 유목하는 존재조각(Exist piece)라고 명명하고 싶다. 떠돌아다니지만, 한치의 틈도 없이 돌아가는 점들. 눈에 보이기도 보이지도 않기도 하는 그러한 엑시스트 피스들은 모든 인생유전들과 세상만물을 구축하고 있는 신의 퍼즐조각이 아닌가 싶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6-13_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채색_145×112cm_2016

그러한 작가의 최근작은 이제 존재조각이 우리 주위에 무수히 많다는 것을 회화적인 표현기법을 통하여 마치 운무(雲霧)와 같이 세상을 드러내게 되는 과정을 가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점들에 대한 표현에 집중해 있던 작가의 표현기법들이 조금 더 보드라운 표면칠을 통해 그려낸 「유목동물 2012-17」과 같이 역동적인 말의 형상을 드러내었는데, 이것은 마치 불교에서 돈오(頓悟)의 깨닮음을 얻은 이후 세속으로 나와서 오후(悟後)의 행을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유는 실존주의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존재(Essence)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 실존(existence)의 편인들을 작가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하나씩 사유해낸 이후 실존조각을 발견해낸 이후, 그것을 다시 탑을 쌓듯이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 유목민들의 상징 동물인 말을 활용하여 이미지표현을 극대화해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는 이렇게 존재조각으로 구성된 말과 색상이 빠져버린 사람과 짐을 넣는 가방들을 교차시키면서 시간과 공간과 존재를 병존(竝存)시켰다.

허진_유목동물+인간-문명2010-6_한지에 수묵채색_112×145cm×6_2010

과거 캔버스를 조각 조각냈던 방식으로 기반에 변화를 주려했던 것에서 큰 캔버스이지만 메시지로서 캔버스라는 기반에는 손을 대지 않고도 충분히 의사를 전달하는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진_익명인간-여로11_한지에 수묵채색_130×162cm×6_2010

허진작가는 자신을 붙들고 고민시켰을 과거의 연결고리들과 현재 자신이 서있는 현대화된 사회에서 세상의 근원과 재구축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언어를 얻어냄으로서 앞으로 더욱 자유로운 작품세계와 작가혼을 펼쳐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 김선곤

Vol.20160711d | 허진展 / HURJIN / 許塡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