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 음

서수경展 / SEOSOOKYOUNG / 徐琇卿 / painting   2016_0803 ▶︎ 2016_0809

서수경_국가-가족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8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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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 Tel. +82.2.734.7555 www.topohaus.com

1. '삶의 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사회 현실에 대해서도 좀 더 가까이 다가서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첫 개인전 직후, 작업실에서 전시 짐정리를 하면서였다. 5년 전의 일이다.

서수경_그 마음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3cm_2015
서수경_그 마음 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6

첫 전시 때, 많은 사람들이 말을 건넸고, 자신의 이야기를 내게 했다. 그림 앞에 서서 '나도 이런 마음을 안다고, 당신도 그랬냐고...언제 무슨 일로 그랬냐고...' 난 얼떨떨했다. 대부분 나 자신 안에 갇힌 일기 같은 그림들이었고, 그러한 그림을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펼쳐 보인다는 일이 어쩐지 어색해서 쭈뼛쭈뼛하고 있던 터였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나, 혼자서 그린 그림이 관객을 만나면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체험'에 용기도 얻었고, 조금 고무되기도 했었다. 그런 끝에 했던 다짐이었다.

서수경_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00cm_2013
서수경_가라앉다–4월16일_장지에 아크릴채색_123×150cm_2014

2. 5년이 지났다. 그때의 다짐을 떠올리니 머쓱하다. 나의 일상은 어수선했고, 삶과 작업에 대한 태도 또한 갈팡질팡했다. 그런데 또 이렇게 그림들이 남아있다. 나는 여기에 있고, 그림들은 그것이 그려졌던 그 시간 속에 서서 내게 묻는 듯 하다. '이 마음들을 기억하느냐'고. 저만치에 있는 그림들이 여기에 있는 내게 말을 건다.

서수경_가족 대책 본부-4월16일_장지에 아크릴채색_90×124cm_2014
서수경_노래하며 간다–콜트 콜텍 노동자들의 긴 싸움_장지에 아크릴채색_150×213cm_2012~15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무겁게 되돌아보게 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마음을 쿵쿵 치는 일들이 전해진다. 그 마음들을 깊이 들여다볼 틈도 없이 또 다른 절망감과 슬픔이 먼저의 그것들을 밀어낸다. 마음에 굳은살이 박이는 듯하다.

서수경_기다린다는 것–내성천에서_장지에 아크릴채색_41×53cm_2015

곳곳에 자신을 건 싸움을 하는 이들이 있다. 마땅히 함께 해야 하는 싸움들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는 이들. 그네들의 힘겨움과 고단함. 그 마음들. 난 멀리 있는 구경꾼 같다. 그림을 그리며, 그 마음들을 헤아려보려 했지만, 번번이 아득해지기만 했다.

서수경_그네_장지에 아크릴채색_113×150cm_2013

이런 저런 마음의 불편함을 안고 그간의 그림들을 한자리에 펼쳐 보이는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그림을 그린다는 일의 세세하고 소소한 과정. 하나 둘 늘어나는 그림들. 그리고 그것들과 내가 맺는 관계를 곰곰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고 싶다.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끊임없이 나를 의심하고 기꺼이 흔들려야 할 텐데...그러지 못하고 있다. ■ 서수경

Vol.20160803b | 서수경展 / SEOSOOKYOUNG / 徐琇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