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락원 Paradise Lost

전정은展 / JEONJEONGEUN / 全正殷 / photography   2016_0803 ▶︎ 2016_0906 / 일요일 휴관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9_C 프린트_157×16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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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812_금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_0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8월의 B.CUT 비컷 갤러리는 전정은 작가의 2014년 작업,『StrangelyFamiliar, 낯설게 익숙한』을 다시 한번보기로 했다. 이 작업은 작가노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진의 고전적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담보로 작가의 상상력이 그린 드로잉이다. 더불어 수천 겹 레이어의 반복과 복제로 구축된 이 가상의 풍경은 강도 높은 노동이 수반되었음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작가는 유년의 기억과 현재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 말하고 있다. 그 시공간에서 만났을 초록의 숲과 나무, 생명은 현실에서 사라진, 아니 자발적으로 잃어버린, 그러나 무시로 소원하고 상상하는 부재의 낙원을 우리에게도 재현한다. 눈부신 초록의 도피성에서 한여름의 더위를, 현실의 무게를 잠시 잊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전시를 제안한다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21_C 프린트_190×182cm_2013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8_C 프린트_176×157cm_2012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3_C 프린트_70×55cm_2012

어떤 대상이나 풍경을 바라볼 때 느끼는 즉각적인 반응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그곳의 환경과 연결된다. 나는 가끔 여행 중 흔한 풍경 속에서 낯선 교감을 한다. 과장되어 보이고 마치 환영을 보듯 묘한 경험들을 떠올리며 익숙한 대상들을 조립하고, 기억을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판타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즐긴다. Josef schulz의 말처럼 나는 사진 자체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카메라라는 제한적인 기구를 가지고 얼마나 독특한 작업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진이라는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22_C 프린트_70×64cm_2014
전정은_Landscape of Strangely Familiar #15(L)16(R)_C 프린트_70×48cm×2_2014

여기 보이는 작업은 고전적인 사진 기술과 자유로운 디지털 세계가 병행하는데 이것은 마치 나의 기억과 현실이 교차하는 것과 비슷하다.이곳의 풍경들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걸쳐있는 것은 이러한 만남에서 시작될 것이다. 현실의 우회 혹은 실재의 상실이라는 이름으로 지칭되는 가상현실은 세밀한 디지털 테크닉에 의해서 원본이 없는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들로 새롭게 창조되며 이러한 이미지들은 대상의 정보를 지우고, 복제되는 수많은 레이어의 결과물들이다.사진 속에 나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수집한 오브제를 조립하여 만들어진 나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이미지일 뿐이다. 하나하나의 픽셀을 드로잉하고 색칠하는 동안 사진이라는 객관성에서 분리시키고, 작은 조각들은 나의 기억과 상상으로 재 프레이밍 된다. 이곳의 풍경들은 '낯선 교감'의 기억들을 저장되었다가 함축적으로 꺼내어 재생되는데, 수천 번 이상의 반복과 복제를 통해 생성되는 디지털 드로잉은 사적인 유년의 기억 그리고 현재 계속적으로 지나가는 자아의식의 과정들이다.

전정은_The sea of my viewpoint-West sea #4_잉크젯 프린트_31×38cm_2007
전정은_The sea of my viewpoint-South sea #1_잉크젯 프린트_31×38cm_2007

현대미술의 한 특징 중 '형상의 빈곤과 철학의 과잉'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세상에서는 오히려 이미지 권력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주는 또 다른 맛을 공유하고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경이(magic)의 순간과 상상의 판타지를 보여주고 싶다. 이미지의 실제가 부재하는 실재감, 현실이 부재하는 현실감이라는 Gilles Deleuze의 예언대로 시뮬라크르의 세상이 흥미롭고, 이러한 다양한 시각적 변용과 유희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다. ■ 전정은

Vol.20160803c | 전정은展 / JEONJEONGEUN / 全正殷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