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소제창작촌 레지던시 아카이브 프로젝트Ⅰ

소제蘇堤 빈집 Sojae vacant house展   2016_0809 ▶︎ 2016_0816 / 월요일 휴관

조선시대 회덕현(지금의 대전)지도 소제호(蘇堤湖)_부분

초대일시 / 2016_0809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 이동근_함혜경

주관 / 소제창작촌 후원 / 대전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소호헌 12SPACE 대전시 동구 철갑2길 12(소제동 299-116번지) Tel. +82.10.5263.7729 cafe.naver.com/sojaechangjakchon

『소제 빈집』 프로젝트는 대전역 부근에 위치한 소제창작촌(蘇堤創作村)의 2016년 레지던시 프로그램 중 첫 번째로, 이동근, 함혜경 작가가 4개월 동안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작업한 결과보고전이다. 2012년에 시작되어 이번에 5회째를 맞는 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의 전통말살정책에 의해 호수가 메워져 역사 속에 사라진 소제호(蘇堤湖)(소제동 소재)의 존재 가치를 세상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한 것이다. 동시에 그 매립지에 세워진 일본인들의 철도관사마을은 오랫동안 보존되어온 근대문화유산으로 곳곳마다 빈집들이 생겨 소제창작촌의 주체(프로그램 디렉터 유현민)가 몇 곳을 재생하여 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제창작촌이 생겨난 배경은 자연의 생태계와 아름다운 경관을 잃었다는 경각심과 시각예술창작을 통해 비어있는 집에 대한, 즉 '없음'을 '있음'으로 채워 생겨나는 정신적인 예술 가치를 나누고 소통하려는 예술가의 실천적 의지이다. 이러한 취지에 두 작가는 참여하였고, 한동안 머무르며 그 장소에 대한 기억을 각자의 창작 연장선상에서 서로 다른 사색의 편린을 빈집이자 전시장소인 '소호헌'(蘇湖軒; 호수였던 자리)에 드러낸다.

이동근_현판 sign board(잠원문 jamwon door)_받침대에 혼합재료_40×90cm_2016
이동근_메시아Messiah_한지에 아크릴채색_70×136cm_2016

드로잉, 글쓰기, 페인팅,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이동근은 대전지역에서 태어나 성장했던 곳이어서 소제창작촌이 친밀감으로 다가갔다. 그는 어릴 적 기억을 회상하며 마치 유아기 시절 동산의 꿈을 쫒아 놀았던 마냥, 그렇지만, 버티고 있는 이곳의 역사마저 사라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는 현자의 방으로 남기를 원한다, 잠시지만. 작가는 이상을 쫒는 현자의 방처럼 폐허로 남은 빈집 '소호헌' 공간을 보며, 시공간이 들어오며 뒤틀린 이상 기류로서 자아를 이곳에 가탁한다. 이를 위해 몇 개월 동안 주변에서 수집하며 만들고, 파서 새기고, 그리고 걸며, 설치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판타지로 설계한다. 이 작업은 이동근의 근작인 여러 픽션의 구성과는 다른 성격으로 실제의 역사 자료를 근거로 하여 하나의 서사를 파편화시켰다. 버려진 과거의 것을 담고 허물어진 이상의 낙원을, 놓여 진 상태에서 관찰하게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서의 의미를 갖는다. ● 스토리텔링 위주의 영상 매체를 다루는 함혜경은 어릴 적 수없이 많이 더빙된 외화들을 보며 성장한 기억과 감각 때문인지 실제 가보지 않은 장소라 할지라도 노스텔지어에 대한 갖가지 감성이 동반된다. 여기서도 이 장소를 왔다 갔다 했지만, 이 작가에겐 그다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이방인으로서의 낯선 장소는 머무를 수밖에 없기에 그녀의 정서 밖으로 밀려나고, 오히려 거기에 모인 작가들의 고민이 자신의 처지와 공감대를 이루며 스토리의 단서로서 실재와 허구 사이의 간극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생성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Morning Has Broken」(2016)은 서로 다른 내면의 세계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이 난다. 여기에는 익명의 여러 장소를 소리로서 배경을 깔아주며, 줄곧 우울한 정서로 시작과 끝을 이룬다. 보여 지는 시각적인 이미지는 없지만, 오히려 강하게 상상할 수밖에 없는 이미지는 소리와 텍스트에 의해 시공간으로 분절된다.

함혜경_Morning Has Broken 01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08:00_2016
함혜경_Morning Has Broken 02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08:00_2016

이 프로젝트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소소한 의미를 갖지만, 역사적‧예술적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간 5년 동안 자본의 이기에 밀려 폐허가 되고, 쓸모가 없는 빈집에서 작가들의 정신과 혼이 담긴 환영물로 공간의 생기와 활력을 불러 넣었다. 이 두 작가의 창작물도 '소호헌'이라는 빈집에서 잠시 머물지만 예술적 잔영을 남김으로서 보는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 될 것이며, 자료적 의미로서 존재적 가치로 남게 된다. 작가들에게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울 수 있는 장소적‧정서적 경험이 어떤 의미에서든 그들의 창작 개념에 무의식이라는 기표로서 자리하길 바란다. 더불어 이러한 예술적 교감이 지역 예술가 및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장소로서, 그리고 이곳을 오랫동안 지키며 살아가는 동네 분들과의 교분을 쌓아가는 모습에서 좋은 의미는 낳는다. ■ 이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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