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나를 꿈꾼다

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   2016_0824 ▶ 2016_0830

강경미_낯선 나_혼합재료, 흑연_175×148×148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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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2016_0824_수요일_06:00pm

2016갤러리 도스 '동상이몽'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가벼운과 무거움의 사이 ● 인체는 오랜 기간 동안 예술가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시대에 몸은 알맹이는 없이 껍데기만 남은 채로 탐욕의 대상이 될 뿐이다. 강경미는 사회가 부여한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대해 비판의식을 가지고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된 소재로 등장하는 여성의 몸은 작가 본인이 여성이기에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매개체가 된다. 풍선의 형태를 결합하여 마치 부풀려진 것처럼 양감이 강조된 풍만한 몸에는 풍자와 해학이 담겨있다. 얼굴이 제거된 채 낯설게 느껴지는 여성의 몸이 내포하는 암묵적인 공격성에는 작가의 주관적인 시각이 충분히 녹아 들어있다.

강경미_낯선 나 detail_혼합재료, 흑연_175×148×148cm_2016
강경미_낯선 나_혼합재료, 흑연_120×180×120cm_2016
강경미_낯선 나 detail_혼합재료, 흑연_120×180×120cm_2016
강경미_untitled_혼합재료_2016

예술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이며 우리는 이를 창조라고 말한다. 작가는 풍선과 인체의 결합 즉, 이종 간의 하이브리드(Hybrid)를 통해 작가 특유의 조형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에게 새로움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실현 가능하게 해주는 하이브리드 개념은 말 그대로 서로 이질적인 것의 결합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섞임보다는 더 유기적이고 강력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를 탐색하는 과정 안에는 본인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하고 사회적 통념에 젖은 우리를 자각시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강경미 작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차용을 들 수 있는 데 불교의 반가사유상이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삼미신(The Three Graces),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동서양을 막론한 예술품들을 모티브로 사용하기도 한다. 작가는 반론의 여지없이 완벽하고 절대적인 미의 기준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의 형태들을 풍자와 해학을 가진 불완전한 인체로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미술사 안에서 남성의 지배적인 관점 하에 표현되고 억압된 여성의 몸을 해방시키는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유선형의 부드럽고 단순한 둥근 형태에서 표출되는 여성성과 더불어 덩어리 그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강한 힘과 함께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풍만한 몸에서 오는 우스꽝스러움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거부감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 풍선은 부피가 가변적이고 공중에 뜨는 물질적 특성으로 인해 현대조각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강경미는 이를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주는 보이지 않는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부여하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풍선이 주는 가벼움과 풍만한 인체가 주는 무거움이 일으키는 시각적 대비를 의도하여 우리에게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사회적인 구조 안에서 억압된 의식의 표출은 터질 듯이 부푼 풍선의 표면을 뚫고 나오려는 형상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작가는 예술을 통한 인식의 전환을 의도하고 우리에게 기존의 미에 대한 관념을 벗어나게 하는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강경미_untitled_혼합재료_150×20×20cm_2016
강경미_untitled_혼합재료_140×25×25cm_2016
강경미_untitled_혼합재료_140×30×25cm_2016

전혀 다른 두 가지의 형태가 섞이는 하이브리드(Hybrid)의 작업 과정은 우리의 존재와 밀접해있는 몸의 놀랄 만한 낯설음을 탄생시킨다. 또한 바람을 집어넣은 듯 풍선처럼 부푼 뚱뚱한 여성의 인체가 주는 부드럽고 섬세한 양감은 새로운 조형미를 느끼게 해준다.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에 심미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은 예술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강경미에게 대중은 사회 통념에 대한 비판의식에 대해 공감을 갖도록 만들어야 할 설득의 대상이며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와 유머러스한 표현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모든 작품에는 작가가 보여주는 진지한 인간에 대한 실존에 대한 물음이 담겨있다. ■ 김미향

강경미_orgel detail_혼합재료_150×110×110cm_2016
강경미_orgel_혼합재료_150×110×110cm_2016

삶에서 느끼는 억압, 이룰 수 없는 욕망들은 자아세계에 혼란을 야기한다. 자아의식의 혼란은 늘 무의식의 공격에 무참히 유린당하고 마는 것인가. 의식을 스스로 지배하고 살고 있던 내 자신이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런 나는 없었던 것 일까. ● 사회통념, 이미 구축되어 있는 사회구조, 틀을 나는 항상 부정해왔다. 하지만 부정하는 듯하면서도 난 늘 그 틀 안에 살아간다. 어쩌면 그것이 편안한 것일까. ● 익숙한 듯, 편안한 듯 살아가지만, 평소 현실에서 압박감과 괴로움, 이룰 수 없는 이상의 욕망들을 난 무의식에 던져버린다. 그렇다면 의식으로 살아가는 나는 껍데기 인 것 일까. ● 과연 본연의 나의 모습일까. 종종 내 자유의지가 아닌 사회통념, 틀, 사회적 구조에 맞춰 살아가는 의식적인 내가 낯설게 느껴 질때가 있다. ● 나의 노트에는 무언가가 늘 빼곡히 쓰여있다. 빼곡히 써내려간 노트는 어느새 검어진다. 그 검은빛 노트는 마치 현실에의 무거운 압박감, 나를 짓누르는 억압, 불안감들처럼 무겁게만 느껴진다. 마치 무거운 쇳덩이처럼 말이다. ■ 강경미

Vol.20160824c | 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

Gwang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