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든게이머

송민규_이영 2인展   2016_0830 ▶︎ 2016_092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봉봉에 가면" 봉봉방앗간 아트 프로젝트 2016展

관람시간 / 11:00am~09:00pm / 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봉봉방앗간&콘크리트 플랫폼 roastery cafe bonbonbangagan & alternative space concrete platform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024번길 17-1 Tel. +070.8237.1155 blog.naver.com/sswd1004

철든게이머 『GAME ; SFD 35-1』 ● 『GAME ; SFD 35-1』의 그래픽은 게임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컨셉, 혹은 심미적인 요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GAME ; SFD 35-1』은 횡 스크롤 플랫폼에 충실한 2차원적인 움직임만을 보여줄 뿐이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은 배경까지 포함된 3차원 공간 내에서 진행된다. 실사 배경으로 등장하는 여러 이미지와 정황은 스토리텔링을 대신하고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배경 그래픽의 일부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과 이미지들은 본작에서는 게임의 플레이를 위한 숨겨진 코드로 기능한다.

송민규_SFD Part 4-A_종이에 아크릴채색_54×78cm_2016
이영_35-1;먼지와짠맛08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5
이영_35-1;정오07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5
송민규_SFD Part 4-12_종이에 아크릴채색_76×56cm_2016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이미지로만 시작되는 도입부는 플레이어에게 일차적인 호기심을 유발하고, 어떤 잔상을 찾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스스로 게임 내에서 마주하는 장면에서 여러 사건의 조각을 모아 이야기의 빈틈을 채워나가게 된다. 만약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매체였다면, 스토리 전체를 애매하게 만드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GAME ; SFD 35-1』은 '게임'이기에 '모호함'이 '호기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저마다의 해석을 통해 이야기의 폭이 끊임없이 확대된다. 오히려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플레이어에게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주제의식을 강요하지도 않다 보니 게임의 특징인 '경험에 의한 자율성'을 더욱 확장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게임 내에 벌어지는 사건은 그 어떠한 설명도 주어지지 않는데다가 심지어는 대사조차 없다. 게임배경위에 등장하는 부유하는 듯한 도상들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던져지는 실마리를 통해서 숨겨진 진실을 추측하는 수밖에 없다.

이영_35-1;게임12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6
송민규_SFD Part 4-A-06_종이에 아크릴채색_51×35.5cm_2016
송민규_SFD Part 5-B-01_종이에 아크릴채색_54×78cm_2016
송민규_SFD Part 5-B-02_종이에 아크릴채색_54×78cm_2016
송민규_SFD Part 5-B-03_종이에 아크릴채색_54×78cm_2016

일반적인 아케이드 액션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두려움이나 안도감, 안타까움, 당혹감등을 선사하지만, 『GAME ; SFD 35-1』의 목표는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한 스테이지씩 '클리어' 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성취도를 획득하게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열려 ' 기승전결의 구조는 게이머의 판단에 많은 것을 맡긴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의문으로 가득한 배경 이미지와 모호한 이야기, 다양한 해석의 여지는 누군가한테는 '답답함'으로 느껴지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궁극적으로 게임성을 확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수수께끼 풀이와 재해석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 장면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기 위해 몇 번이고 반복 플레이할지도 모른다. 이 게임은 퍼즐과 플랫포밍의 난이도만 놓고 보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게임은 아니다. 세이브 포인트가 곳곳에 있어서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하기 쉽고, 퍼즐 풀이의 인과관계도 잘 짜여 있어서 여타 장르의 게임들보다도 쉬운 축에 속한다. 『GAME ; SFD 35-1』은 외양만 놓고 보면 퍼즐 플랫폼의 게임이지만,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보면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영_35-1;게임11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6
이영_35-1;게임04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6

『GAME ; SFD 35-1』은 비주얼 지향적 게임도, 숙련된 스킬로 컨트롤에 치중하는 게임도 아니며,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에 집착하는 게임도 아니다. 그보다는 게임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의 다채로운 조화를 통해 게임의 태생적 본질인 '플레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상상력'의 영역으로 게임적 경험을 확장하는 데 더욱 주력한다.

이영_35-1;정오08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5
송민규_SFD Part 5-C_종이에 아크릴채색_42×59cm_2016
이영_35-1;게임08_디지털 프린트_45×60cm_2016

굳이 예술이라는 거창한 지향점을 내세우지 않아도, 최근의 게임 산업은 할리우드에 대한 지나친 열등감을 표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은 블록버스터 게임의 필수 조건이긴 하지만, 게임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창출을 등한시한 나머지 'X를 눌러서 조의를 표하십시오.'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인터넷 '밈(meme)'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나마 요즘 들어 영화적 연출에 대한 게임사들의 집착이 조금씩 사그라지는 추세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송민규_이영

Vol.20160830d | 철든게이머-송민규_이영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