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DOTS

김규식_현홍 2인展   2016_0831 ▶︎ 2016_0925 / 9월15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083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9월15일 휴관

갤러리밈 GALLERY MEME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3 3,4전시장(5,6층) Tel. +82.2.733.8877 www.gallerymeme.com

1.신과 악마. ● 100 퍼센트의 선과 0 퍼센트의 악으로 이루어진 신과 100 퍼센트의 악과 0 퍼센트의 선으로 이루어진 악마를 제외한 모든 것들에선 '선과 악의 조합 비율'이 자연 발생합니다. 판단하는 주체에 따라, 대상의 상황에 따라, 수억개의 콤비네이션을 가지게 되어 있죠. 둘 간의 선명한 구별은 종교적, 동화적 수준에서나 논하는 이상(idea)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신과 악마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 쉬운데, 그 외의 것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물의, 사태의 이해(가치 판단)는 두 가지 모두를 조립한 후에,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죠. 기계 혐오가 아닌 이상, 좋은게 좋은거라고 이미 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극구 마다하는 것도 오히려 부정을 위한 부정, 지나친 편집(paranoia)입니다. 스마트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긍적적인 면들이 발견됩니다. 그러나 온전한 이해를 위해선 아직 언급되지 않은 부정의 양도 고려해야합니다. 이미 말했듯 긍정은 부정을 뺀 값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신의 페이스북과 악마의 페이스북을 트윈 모니터로 동시에 서핑해야 합니다. 2.감성의 control + c , control + v 의 세계화. ● 드라마와 드라마 사이에 광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와 광고 사이에 드라마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광고를 내보이기 위해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말인데, 일리 있습니다. 방송이, 돈이 모이고 흐르는 너무 뻔한 자본의 장(field)이 된 지 꽤 되었지요. 이젠 드라마 자체도 상당 부분 상품광고로 채워집니다. 지금은 사람과 사람이 기계를 통해 소통한다고 믿고 있겠지만 곧 다가올 미래엔 사람이 배재된 채, 기계와 기계가 사람을 통해 소통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 너무 비관일까요? 기계가 사람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이겠죠. 당연한 자본주의의 흐름입니다. 지금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공감할 많은 분들이 있을 줄 압니다. 그리고 그 돈은 기계를 만드는 자본가와 그 시스템을 유지하는 또 다른 자본가에게 흘러갑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정서와 정보를 매개하고 즐거움을 선물한다고 하겠지만, 그 기계에 대한 소외(alienation)가 미래에 다시 한번 반복되지 않을까요? 개인은 자본 구조의 마디로 존재하게 되고, 점으로 조직되며, 더욱 고립되고 고독한 존재로 타락합니다. 우리는 그저 점이 됩니다.

현홍_01.Dot+Dots_#00-1.People calling to someone, From the top_ 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60×266cm_2012
현홍_07.Dot+Dots_05.Pieces of stone on pavement_ 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37×70cm_2012
현홍_08.Dot+Dots_06.People calling to someone, From the top_ 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10×210cm_2012
현홍_09.Dot+Dots_07.People calling to someone, From the top_ 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10×210cm_2012

3.카메라는 생각하지 않는다. ● 내 작업의 모든 소스는 사진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제 작업의 입구입니다. 기계로 들어온 것들을 마지막까지 그대로 유지하려고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전혀 다른 작업을 출구로 내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 저러한 이미지 조각들을 빼고 더하고 합치고 고쳐서, 제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어휘들의 미학적 구성을 통해 문학이 완성되 듯, 이미지 요소들을 평면 위에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조형합니다. 즉, 펜 대신 카메라를 들고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이죠. 사진으로 그리기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모두 가짜입니다. 그러나 가짜가 또 다른 정직을 향한 과정의 일부라면 저는 가짜도 좋습니다.

현홍_15.Dot+Dots_13.A girl_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50×50cm_2012
현홍_16.Dot+Dots_14.Chairs_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60×160cm_2012
현홍_20.Dot+Dots_18.Chairs_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60×160cm_2012

4.점과 점들. ● 약 250여명의 전화하는 사람들을 부감으로 촬영한 후 몇가지 구성을 해봅니다. A.검은 바탕 위에 통화중인 사람들을 모래처럼 형체 없이 흩뿌려 놓았습니다. 개인들은 작은 점처럼 왜소하게, 검은 바다에 부유하는 별 이름 없는 존재들처럼 보입니다. B.우리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거대한 집단의 방향, 시대의 흐름을, 움직이는 가상의 벌레로 희화합니다. C.고립되고 동시에 고독한 개인들을 아스팔트위의 작은 돌조각에 비유했습니다. 공부하던 영국 글라스고우의 대부분의 거리는 검정색 아스팔트위에 하얀 작은 돌조각들이 흩뿌려져 박혀있습니다. 아스팔트 이미지를 여러장 샘플링 작업을 합니다. 사진위의 사람들이 아스팔트 위에 박혀있는 하얀 작은 돌들과 정확히 같은 위치에 놓이도록 재구성해봅니다. 그들은 파편처럼, 작은 입자들로 거기에 존재합니다. D.색깔별로 그룹핑도 해봅니다. 가치, 운동, 취향의 집단화을 재현합니다. E.흔한 소비재들과 사람들을 병치합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소비하면서 살고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 무엇인가에 소비되면서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매일 매일 가치있는 존재로 남기를 기도하지만 그 이면은 고독하고 의미없는 일상으로 채워집니다. 널부러져있는 사물들의 존재감과 사람들의 존재감을 나란히 놓았습니다. 4. 그리고 예술.. ● 아마도 인류는 자신과 똑같은 생물-인간을 복제할 때까지 이 기계문명을 끊임없이 밀고 나갈 것입니다. 신의 권좌에 오를 날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두 번째 창세기를 경고하고 두려워하는 나 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간의 오만과 기계에 대한 신뢰를 비판하는 과학의 적들도 있습니다. 검은 바다에 빠져있는 저 사람-점들을 구출하고픈 이상주의자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예술이 할 일 중 하나입니다. 깊이 관망하고 비판할 수 있는 특권. 시인이 민족의 더듬이라고 했던가요. 예술가 역시 그렇습니다. 다수의 습관과 다수의 가치에 부역하지 않아도 되는 예술이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 현홍

김규식_시작하자, 그녀는 발을 앞으로 내밀어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_91×91cm_2016
김규식_접시는 무참히 대리석바닥으로 떨어졌다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_91×91cm_2016
김규식_이제 그만 나를 놓아줘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_182×182cm_2016
김규식_어느샌가 하얀액체가 살짝 흘러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_91×273cm_2016

사물전송 ● 굉장히 예민한 인간의 감각기관은 그렇게 정확하지 못하다. 인간의 가시영역은 빛의 전체 파장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진은 이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자를 점점 작게 만들었다. 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러한 의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은 대상을 입자상태로 기록한다. 입자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배열에 의해 사진은 변형된다. 그리고 사진은 전정색성 필름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대상의 컨트라스트를 비슷하게 재현한다. 흑백에서 농도는 특정색의 파장에 반응한 결과이다. ● 이 작업은 단순히 사진이 입자라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진의 작동방식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입자와 파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은 필름속 은을 반응시켜 잠상을 얻어낸다. 우리는 할로겐화은 입자의 검게 변색된 집합을 통해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사진은 화학을 기반으로 얻어낸 것이다. 은이라는 물질의 형태로 생겨난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스캔을 통해 디지탈이미지로 변환된다. 비물질화한 사진은 화면크기에 자동으로 맞춰서 변형된다. '사물전송'은 이미 정해진 크기의 은 입자를 일정한 배율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사진들은 균일한 입자크기-정확하게는 균일한 확대비율-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들은 입자를 기준으로 필름의 실제면적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거리에 의한 입자의 변화의 연속성을 갖는 것은 실제의 전시공간에서만 가능하다. ● 제목으로 사용한 '사물전송'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플라이'에 등장하는 개념이다. 영화에는 사물을 전송하는 기계인 테레포드가 등장하는데 물질을 분자상태로 전송해서 다시 합성하는 공간이동장치를 이르는 말이다. 실수로 인간과 파리가 하나로 합쳐져 전송되어 일어나는 얘기를 담고 있다. 사진은 입자의 형태로 변형된 후 비물질의 데이터에서 다시 종이나 모니터와 같은 지지체에 의해 재현된다. 마치 공간이동을 하는듯 하지만 원형은 촬영하는 순간 변형되고 만다. 우리가 기대했던 현실의 재현은 대상이 겹쳐지거나 삭제되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사물전송'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카메라를 통해 입자의 형태로 변형되는 것을 뜻한다. ● 촬영대상은 일상공간에서 떠오르는 물건이나 단어를 정하였다. 그다음 동일한 단어를 포털사이트 카페에 올라와 있는 웹소설에서 검색해 문장을 차용해서 사진의 내러티브를 완성했다. 원래의 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으며 관계도 없지만 내용에 맞춰서 촬영된 듯 소설속 글들은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 김규식

Vol.20160831c | DOUBLE DOTS-김규식_현홍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