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은 것들 Things left unsaid

김정은_전지인_함혜경展   2016_0908 ▶ 2016_1009

초대일시 / 2016_0908_목요일_06: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곽혜영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주말_12:00pm~05:00pm / 월,화요일,추석연휴 휴관

한미 갤러리 서울 Hanmi Gallery Seoul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34길 30 Tel. 070.8680.3107 www.hanmigallery.co.uk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일~수요일,9월15일~17일 휴관

Space_바421 Space_ba421 서울 종로구 장사동 116-4번지 세운상가 4층 바421호 Tel. +82.10.6508.6834 www.facebook.com/space.ba421

"이 세상의 수많은 불행들은 당황스러움과 말하지 않은 것들 때문에 생겨난다." (F.도스토예프스키) ● 우리는 매일 매일 수많은 불행들을 마주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사건들, 개인적인 불행까지 각종 미디어를 장악하며 새로이 등장한다. 신뢰가 깨어지고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한 우울함이 우리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러한 한국사회를 2015년에는 '헬hell조선' 이라고 명명하며, 더 이상 개인의 노력으로는 삶의 환경이 바뀌지 않는 구조를 가진 부조리한 사회를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어쩌다 이러한 시대를 마주하게 된 것일까?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말하지 않은 채로 남겨진 일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살았던 시대보다 SNS 등을 통해 무수히 많은 말들이 떠돌아 다니지만, 정작 필요하고 들어야 할말은 감쳐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는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간의 관계 속에서도 일어난다. 친구, 연인이라고 하지만 관계를 이어주기 위한 표면적인 이야기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풀리지 않고 그 사이를 맴돌고 있다.

김정은_진실한 위조 위조된 진실 True fake Faked truth_00:11:41_2013

『말하지 않은 것들』전은 사회 속에서 개인의 관계 속에서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주목한다. 가시적이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힘의 논리, 개인을 무력화시키는 사회 분위기 등에 대해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읊조리듯이 말하는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이 전시에는 김정은, 전지인, 함혜경이 참여하며 이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작가로서 요구되었던 삶에 대해 개인의 경험과 기억, 불안함 등을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관습이나 사회적 변화 등에 의해 개인이 갖는 위기감에 관심을 가진 김정은은 이번 전시에 「안내방송Anouncement」(2014-2016)과 「진실한 위조/위조된 진실 True fake / Faked truth」(2013)를 선보인다. Space_바421과 한미갤러리-서울에 전시된 「안내방송Anouncement」은 한국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대한 이야기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국의 언어까지 힘의 논리에 변형되는 상황에 주목하며, 경쟁을 넘어 강박이 된 언어배우기를 조장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위조된 진실/진실된 위조」은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 자신이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비디오 작업이다. 두 개의 채널로 구성된 작품은 장면(1)에서 결혼에 대한 장면(2)에서는 예술가의 삶에 있어 '돈'에 대해 상반된 답변을 관객은 듣게 되는데, 그 상반된 답변은 진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진실의 판단이 '참 아니면 거짓'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만 판단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문점을 제시한다.

전지인_Air House 인기(絪氣)가 없는 집_단채널 영상_00:05:00_2014
전지인_Harmony Directory_단채널 영상_00:06:47_2016

전지인은 그동안 엄연히 존재하지만 그 기능을 잃어 곧 사라지게 될 공간이나 독특한 집단문화를 보여주는 시공간을 탐구해 왔다. 그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수직적인 사회관계, 제도, 관습, 사건 안에서의 시공간들이다. 최근에는 개인의 삶에 필요한 공간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간과 개인의 사회적 위치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Air House 인기(絪氣)가 없는 집」(2014)는 작가가 동교동 일대에서 오래되었으나 매우 잘지어진 집 한채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그 집을 소유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경제사정을 고려할 때 얻기 불가능한 동교동의 집과 월세가 가능한 지하공간이 차례로 영상으로 교차되면서 작가는 현실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어느 여배우의 고백처럼 이별의 편지를 자막을 통해 서술한다. 이번 전시에 처음 선보인 「Harmony Directory」(2016)는 전혀 접해보지 못한 문화의 '여성'에 대한 속담과 본인이 잘 알고 있는 나라의 여성에 대한 속담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작가는 '여성'을 나타내는 전세계 속담을 찾아 '너'로 바꾸고 은유적이고 간결한 문장안에서 문화사회적 구조를 드러내고자 한다.

함혜경_Lucky Man 럭키맨_단채널 영상, 사운드, 컬러_00:16:00_2015
함혜경_어둠이 사라지고 Morning Has Broken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10:00_2016

함혜경은 흥미로운 영화, 지인과 나눈 개인적인 대화 등의 이야기와 특별하지 않은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누군가'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집된 이미지들로 재구성된 영상작업은 이미지와 함께 차분한 어조의 외국어 내레이션, 한국어로 된 자막과 어딘가에서 빌려온 배경음악 등이 덧입혀져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Lucky Man 럭키맨」(2015)은 국제화시대라며 영어를 요구하는 사회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풀어내고 있다. 「Morning Has Broken 어둠이 사라지고」(2016)에서는 이미지를 단순화시키고 사운드와 조명으로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공간과 특정한 시간대를 제시하여, 두 화자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그들의 이야기는 작가가 작업을 하면서 익숙하게 듣고 보는 우울한 이야기들을 엮었다. 말하지 못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그 이야기가 두 화자의 입을 통해 표류하듯 이어진다. ■ 곽혜영

Vol.20160910j | 말하지 않은 것들 Things left unsai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