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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날展 / KIMBITNAL / 金빛날 / sculpture   2016_0921 ▶ 2016_0927

김빛날_Empty_자투리천_30×170×45cm_2016_부분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앤드앤 갤러리 and.n gallery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32길 32(신사동 609-3번지) 금사빌딩 Tel. +82.2.542.7710 www.andngallery.com

나의 사물들은 나의 기억과 나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것의 가치는 현대와 과거를 잇는 경험과도 같고 행적의 레이어 와도 같다. 사물들은 나를 기억한다. 그것들은 이미 어떤 효용성을 잃었지만 나에게서 시간을 불러내는 의식과도 같이 내손을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 날 나의 방 한구석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사물들을 응시하며 작업들이 이루어졌다. 이미 시간을 잃었지만 무엇인가 명확하지 않은 기능과 가치에 어떤 의미와 경계를 담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였다.

김빛날_murex_자투리천_25×40×30cm_2016
김빛날_coin_자투리천_17×20×17cm_2016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사용했던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내 손때가 묻어나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일단 쌓아 놓고 본다. 쌓아둔 물건들이 나한테는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은 덜 중요하다는 뚜렷한 구별은 없다. 단지 어떤 것이든 내가 사용했었고 나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그것만으로 소장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한다. ● 이처럼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생긴 이유는 사용했던 흔적이나 기억이 버려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은 그 대상에 남아 있는 현재의 값어치 보다 지금까지 겪어 왔던 대상과 나의 경험이 더 높게 생각되어서였다. 때문에 나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더 이상 현재의 가치가 없어져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

김빛날_BONGDARI_자투리천_30×35×16cm_2016
김빛날_waterⅠ_자투리천, 오브제_70×120×30cm_2016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은 어떠한 형태든지 무엇이든지 쉽게 버려지기 마련이다. 그 예로 생수를 담는 물병, 동전을 채우기 위한 돼지저금통 같은 사물들 그리고 물병, 캔 같이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비워지면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고 더 이상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다. 이렇듯 모든 사물들은 그 나름의 가치들을 지니고 있으나 혼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무엇인가 담거나 감싸기 위해 존재하는 사물들에 주목한다. ● 혼자보다는 다른 것들과 합쳐졌을 때 가치를 보이게 되는 유효기간이 다한 사물들. 이러한 것들은 이용되어지고 나면 가치를 잃어버리고 결국에는 버려지게 된다. 이용가치가 끝나고 버려지는 것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찌 보면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예는 옷감을 만든 후 버려지는 자투리 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어떤 형태를 만들기 위해 네모난 원단 안에 패턴을 그리고 그 패턴을 감싸고 있던 불필요한 천들은 가위질로 재단되어 버려진다. 가위질은 사용 가능한 부분과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을 나누는 가치의 경계점의 단두대가 된다. 이것을 바로 In-Form (사용가치가 있는 것) Out-Form (버려지는 것)의 경계라고 할 수 있다.

김빛날_Empty_자투리천_30×170×45cm_2016
김빛날_waterⅡ_자투리천_47×64×10cm_2016

흔히 천들은 옛 부터 의복이나 사물들을 보호하거나 감싸는 1차적인 수단으로 쓰여졌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는 보호의 기능과 더불어 계급이나 치장 같은 상징의 도구로서 쓰이기도 하며 사물의 내용물을 나타내거나 미화시키는 역할을 부여받아 제작되어 쓰이기도 한다. ● 이번 전시 작품에선 과잉 생산되고 남은 버려지는 자투리 천들을 모아 서로 연결시켜 Out-Form이 되는 사물의 형태를 캐스팅하게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게 가치를 주어 In-Form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 또한 처음부터 사용가치가 있었던 것들도 언젠가는 이용가치가 떨어지고 버려지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버려지는 것들에서도 사용가치가 생길 수 있고 사용가치가 있는 것들도 마찬가지로 버려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의 현재 위치해 있는 공간과 시대, 시간에 따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언제까지나 무한한 것은 없기 때문에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것은 작업에서 표현되는 사물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도 해당할 것이다. ■ 김빛날

Vol.20160921g | 김빛날展 / KIMBITNAL / 金빛날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