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풍경-비움과 채움 The scenery of the human body The transmigration of emptiness and fullness

김철규展 / KIMCHEOLKYU / 金澈圭 / painting   2016_0927 ▶ 2016_1015 / 월요일 휴관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259×194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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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블로그_blog.naver.com/kck7699

초대일시 / 2016_0927_화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누벨백 gallery Nouvelle Vague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2가 1231-5번지 Tel. +82.63.222.7235 blog.daum.net/newwave89

당신의 새는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가? ● 김철규 작가는 붓 대신 사포(砂布, sandpaper)로 그림을 그린다. 정확히는 캔버스에 겹겹이 바른 아크릴물감을 사포로 벗겨내, 형상을 표현한다. 그 겹겹이 바르고 매끈한 면은 대리석을 연상시킨다. 이 표면을 조심스럽게 벗겨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회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부조(浮彫)에 가깝다. 부조는 평평한 면에 그림을 도드라지게 새기는 돋을새김을 말한다. 또한, 국어사전에 조소(彫塑)는 "재료를 깍고 새기거나 빚어서 입체형 형상을 만"드는 작품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철규 작가는 캔버스 위의 조각가다. 실재로 작가는 사포에 깎여 날리는 물감가루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작가는 붓을 버리고 이 고단한 작업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일까?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65×91cm_2016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12×162cm_2016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75×150cm_2016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문구다. 다시 김철규 작가의 그림을 들여다보자. 그가 알껍데기처럼 부드럽고 혹은 단단해 보이는 저 표면 위에 새겨 넣은 것은 주름이다. 아니다. 알을 깨고 나오려고 하는 의지다. 그 의지의 지향성이 주름이 되었다. 의지를 갖은 주름은 곧 인간 내면의 신념을 상징하고 있다. 바로 이 의지와 신념을 돋을 새기기 위해 작가는 붓 대신 사포를 들었다. 그것은 어떤 의지이며 신념인가?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130×89.5cm_2016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사포로 긁어서 표현_91×117cm_2016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이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조각상 갈라테이아를 사랑했다. 그의 깊은 마음에 여인상은 사람이 된다. 김철규 작가의 신작 「어머니」를 보자. 저 깊은 주름에는 어떤 의지와 신념이 담겨있는가? 누구나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굳게 믿는 마음(信念)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좋은 게 좋은 거야" 또는 "원래는 없어"라는 말을 흔히 한다. 작가는 바로 이 명제를 부정하고 있다. "원래는 존재하고, 좋은 게 때로는 좋은 게 아니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알 속의 편안함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엄마의 마음이다. 작가가 그린 「어머니」는 엄마의 개인적 소망에 머물러 있지 않다. 손을 그린 연작을 보자. 주름진 저 손은 의지와 신념을 상징하는 '참여의 손'을 그린 것이다. "원래가 있다"고,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의 알레고리다.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展_갤러리 누벨백_2016
김철규_인체풍경-비움과 채움展_갤러리 누벨백_2016

김철규 작가는 주름을 과장하여 그렸음에도 극사실적으로 보인다. 소통하려는 주제가 명료하고 간결함을 추구(minimalism) 하지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그것은 작가가 관람자에게 당신의 의지와 신념이 무엇인지 묻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도 매일 그림을 그린다. 거울을 보는 나는 현재의 나이고, 거울 속의 나는 되고 싶은 나이다. 되고 싶은 나를 꿈꾸는 나는 매일 머리를 매만진다. 다시 『데미안』을 펼치자. 알을 깨고 나온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이 신은 삶과 죽음, 축복과 저주, 선과 악, 빛과 어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다. 거울 속으로 별주부를 따라간 토끼의 간은 어디에 있는가? 김철규 작가는 관람객에게 "당신의 새는 어디로 날아가고 있냐"고 묻는다. 「어머니」는 그 가야할 길의 답을 주고 있다. ■ 김창주

Vol.20160927c | 김철규展 / KIMCHEOLKYU / 金澈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