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동

송하규展 / SONGHAKYOO / 宋夏奎 / photography   2016_0928 ▶ 2016_1004

송하규_북아현동_한지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145.9×179.8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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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아트 카페_http://cafe.naver.com/ptar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_10:30am~05:30pm

갤러리 우림 GALLERY WOOLIM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18(관훈동 30-27번지) Tel. +82.2.733.3788

몇 년 전 매일 몸에 지니고 다니던 물건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었다. 다시 사서 쓰면 그만인 물건일 뿐인데 마치 내 몸의 일부가 사라진 것처럼 많이 허전했었다. ●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사물도 오래 사용하면 영혼이 깃든다고, 그래서 나와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물건일수록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한다. ● 두 살 때부터 북아현동에서 30년을 넘게 집안의 여러 물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작가 송하규가 지금 그것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나에겐 단순한 하나의 멋진 찻상, 골동품 같아 보이는 시계와 열쇠꾸러미 등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이 그에게는 사물 이상일 것이다.

송하규_북아현동_한지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91.3×117.1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한지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91.3×117.1cm_2016

작가가 느끼는 그 사물 이상의 어떤 것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인지 그는 그것들을 사진에 담아낸다. 이제 그의 사진 속에서 찻상은 그 기능만 있는 찻상이 아니고, 시계는 현재 멈춰있어도 나름의 다른 시간을 움직이는 시계이다. ● 찻상의 모습이 낡아가는 것을 보며 세월, 시간의 변화를 느끼듯 사실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은 시계역할을 한다. 주변의 모든 사물을 면밀히 보면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눈으로는 시침의 움직임을 1초마다 감지하지 못하지만 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변화한 모습을 느낄 수 있듯, 모든 사물은 수시로 변하고 있는 시계이다. 작가는 마치 사물의 시간성을 강조하듯 선명한 현재와 잡을 수 없이 흐릿한 과거를 한 화면에 표현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시간을 넘어 어떠한 기억으로 인도하는 듯한 감수성도 함께 담고 있는 것은 선명함과 흐림의 차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 단순히 카메라의 포커스나 노출의 조작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재의 몸과 이미지의 순간적 반응을 이용한 끊임없는 암실작업 과정에서 얻어낸 단 하나의 결과물이어서 그럴 것이다. 사물도 작가 송하규도 현재에 있는데, 둘 간의 오가는 묘한 감정은 과거의 여러 기억을 현재로 살리며 작품 속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듯하다. 세 가지, 즉 사물, 송하규 그리고 그의 작품사진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다.

송하규_북아현동_한지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91.3×117.1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사진은 찍는 당시의 현재를 담는다. 그래서 사진의 특징 중 하나가 시간성의 정지라고 하지만, 때로 우리는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다른 시간을 느낀다. 그의 작품이 나에게 다른 시간과 그와 나의 어린시절 기억까지도 함께 이끌어 내는 것은 아마도 촬영 할 때와 현상 할 때 지속적으로 투영된 작가의 기억과 몸의 흔적 자체가 그의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 북아현동 집이 재개발로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일까 갑자기 그 집과 그 안의 사물들을 선별해 담아낸 작가의 작품들은 사물에 투영된 작가 개인의 역사를 현재의 시점으로 드러내고 있다. 세월이 더 흘러 북아현동 집의 물건들과 함께 변해갈 작가의 또 다른 현재와 그의 작품은 또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지 기대해 본다. ■ 김신일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송하규_북아현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36cm_2016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1-60 ● 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약30년간 머물던 장소이다. 내겐 고향이기도 하며 어린시절의 모든 추억의 연결고리인 곳이다. 적어도 몇 만번 쯤은 여닫았을 문고리, 삐거덕 거리는 계단, 타고 놀던 나무들…세월이 지나간 흔적은 남아있지만 그것들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기억들을 찾아보고자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히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는 절대로 버리는 법이 없는 엄마의 성향 때문에 기억이 담긴 물건들을 수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니 그 물건들이 내게 다가와 오래된 기억을 되새기게끔 자극했는지도 모른다. 물건들을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하고 은은한 조명을 비쳐주며 뷰파인더로 여기저기 관찰하다 보니 그것들과 연결된 추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화려한 조명연출이나 섬세한 묘사력 대신에, 대형 카메라의 틸트와 스윙 등의 기능을 활용해 극히 일부분만 선명하고 나머지를 흐림으로서, 물건의 형태 그 이상을 들여다 보고 싶었으며 그들과의 조용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나의 움직임에 물건들은 천천히 흑백필름 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암실에서 나의 방식대로 그들을 다시 깨워내는 작업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이자 행복이었다. ■ 송하규

Vol.20160928b | 송하규展 / SONGHAKYOO / 宋夏奎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