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SHAPE 2011~2016

우리가 흔히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만일 어느 순간 그러한 대상이 이전의 기억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과연 우리가 바라보고, 또 이해하는 대상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일까? 나의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 우리가 매번 우리 자신의 눈을 통해 이해되고 해석되어지는 피사체들은 빛과 그림자, 바라보는 위치와 각도 등의 객관적 요인과 함께 자신의 기억, 경험 등의 주관적 요인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해석될 여지를 지니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가능성은 사진의 프레임속에 갇혔을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난 이러한 또다른 시각, 또다른 해석의 여지에 집중한다. 특히, 난 이러한 재해석의 가능성을 조형적 피사체(주로 건축물)에서 찾아 내기 시작했다. 건축물은 의식주의 한 부분일 정도로 인간의 삶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가장 가까이 있고 또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대상임과 동시에 우리에게 시각적 자극을 주는 가장 강한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나의 건축물(또는 구조물)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어찌보면 가장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승한_SHAPE #40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6

김승한_SHAPE #38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6

김승한_SHAPE #35_피그먼트 프린트_50.8×50.8cm_2016

김승한_SHAPE #31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5

이를 바탕으로 난 시각적 재해석 작업 속에서 궁극적으로 조형적 사진 미학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나는 나의 작업속에서 사진의 기초적인 원리인 빛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시작하였다. 난 빛의 시간적 변화로 인한 조형적 피사체의 변화하는 모습을 적절한 시점에 잡아내는 것을 나의 작업에 핵심에 두었으며, 이로써 빛으로 인한 조형적 재해석의 개념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승한_SHAPE #09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김승한_SHAPE #14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이를 기초로 나의 독특한 시각적 접근을 활용하여 프레임 속에서 점, 선, 면으로 분할되는 새로운 공간은 기존의 대상에 대해 가졌던 우리의 고정관념을 깬다는 개념에 착안했다. 즉, 일종의 이종동형 현상(isomorphism)을 통해 대상에 대한 시각적 재해석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리는 대상의 또 다른 면모를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난 피사체속에 내재된 조형적 요소 간의 유사성과 이질성을 동시에 이용하여 기존의 형태에서 전혀 다른 시각적 이미지가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승한_SHAPE #24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14

김승한_SHAPE #29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15

결국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난 최종적으로 감상자들이 늘 보아 오던 우리 주변의 일상적 모습들을 전혀 다르게 느끼며 현실속에서 비현실적 장면을 엿볼수 있기를 바란다. 마치 익숙하던 대상에서 처음 보는 듯한 낯설음을 느낌으로서 그동안의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재해석된 대상들이 프레임 속에서 공간을 의미있게 분할하며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과 동시에 불안감을 조성시키기도 하면서 아이러니한 만족감을 선사해 주는 것 또한 의도하고 있다. ● 이러한 감정들로 난 그간 틀에 갇혔던 나의 시각을 더욱 확장시켜 사진적 미학을 추구함과 동시에 앞으로 나 스스로 또 다른 새로운 재해석의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모티브로 활용하려 한다. ■ 김승한

Vol.20160928g | 김승한展 / KIMSEUNGHAN / 金承漢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