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남자 Hanged Man

안진균展 / AHNJINKYUN / 安鎭均 / photography.installation   2016_0930 ▶ 2016_1016

안진균_매달린 남자 Hanged Man #1_디지털 C 프린트_79.2×59.4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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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930_금요일_04:00pm

작품전시 / 2016_0930 ▶ 2016_1003 책전시 / 2016_1008 ▶ 2016_1009 2016_1015 ▶ 2016_1016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주말에만 관람가능

성산동 서울유치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233-1(성산동 446번지)

가장 심각하면서 가장 즐겁게. ● 사진작가 안진균의 최근작 「매달린 남자(Hanged Man)」에는 '교수형에 처해지듯(hanged)' 머리를 위로 하고 발을 아래로 한 채 허공에 떠 있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남자는 중력을 거슬러 경직된 자세로 놀이기구에 매달려 있다.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촬영한 뒤 후반 작업에서 다시 상하를 반전시킨 행위가 남자를 바로 선 것도 거꾸로 매달린 것도 아닌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카메라의 앞과 뒤에서 대상이자 주체로서 일련의 처형 행위를 자처한 것은 작가 자신이다. 그 의도는 무엇인가. ● 사진 속 장소는 작가의 집 근처 아파트단지 놀이터 10여 곳이며, 촬영은 모두 가족과 함께 했다. 작가는 스스로 포즈를 취한 뒤 아내에게 셔터를 누르도록 했고, 작가의 아이는 자신의 영역(놀이터)에 침입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아빠에게 말을 걸며 화면에 난입하였다. 사실상 안진균의 사진은 줄곧 가족과 함께 해왔다. 최근 들어 아내와 아이가 간간이 등장했다면, 전작에서는 줄곧 부모님을 주요 인물로 대상화했다. 그리고 대다수 사진에서 작가 본인을 가족들 가운데 위치시켰다. 촬영 장소 역시 부모님의 묏자리와 거실, 지금의 놀이터까지 가족의 생활반경 안에서 이루어졌다. 이렇듯 작가가 자신과 가족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존재가 편안함과 동시에 부담감을 주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그의 양가감정을 반영하며, 아버지로 인해 가졌던 가부장제와 유교문화에 대한 반감과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 갖게 되는 자조가 교차하는 삶의 역설을 보여준다. 특히 「매달린 남자」 연작에서 작가는 아버지의 권위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희화한다. 장신에 거구를 이끌고 놀이기구를 지탱해 꼿꼿하게 물구나무를 서보려 하지만 성공하기는커녕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고 마는 촬영 과정과 이후 보정 과정에서 그러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전하여 아예 '교수형에 처하'고 마는 비유적 표현을 통해서 말이다. 작가 자신이 사진에 등장해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자세를 취하고 그 순간을 포착하는 일련의 연출사진(staged photo) 전통에서 안진균의 사진이 특히 부각되는 지점은 이러한 일관된 주제와 주제를 무겁지 않게 끌어가는 유머러스한 감각에 있을 것이다. ● 그에 더해 안진균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사진 안에 사진 매체에 대한 언급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매달린 남자」에서 촬영된 사진의 상하를 반전시킨 작가의 행위는 카메라와 사진의 기본적인 원리를 다시금 일깨운다. 카메라는 작은 구멍(렌즈)을 통해 들어온 빛이 '어두운 방(camera obscura)'의 반대편 벽에 상(像)을 비추는 구조이며, 직진하는 빛의 속성상 그 상은 상하좌우가 거꾸로 맺힌 역상(逆像)이다. 그리고 그렇게 카메라 안에 맺힌 음화(negative)의 상을 반전시켜 화면에 고정한 양화(positive)가 바로 우리가 보는 사진인 것이다. 「매달린 남자」에서 작가는 힘들게 거꾸로 매달린 자신의 모습을 또 다시 반전시키는 수고를 통해 화면의 혼돈을 불러오고, 그로써 카메라 안에 맺힌 상이 본디 역상이라는 사실과 관객이 현재 보는 사진 속 모습이 카메라 안에 맺힌 본래의 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또한 그것은 가부장의 권위를 희화하는 동시에 카메라의 시선이 지닌 절대적 권력을 무화시키는 의도로 작용한다. 카메라 뒤에서 대상을 포획하는(capture) 주체로서 사진가가 지닌 권력을 다른 이에게 양도하고 스스로 대상이 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진가가 바라본 완결된 상태의 장면을 거꾸로 반전시킴으로써 예상치 못한 우발적 장면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 물론 이러한 모든 과정은 작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치밀함은 사진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있어서까지 적용된다. 앞서 살펴 본 사진의 내용과 형식의 주요한 측면 외에 이미지의 효과적 제시와 완성된 사진 오브제의 전시 방식에서 작가의 철저한 의도가 드러난다. 작가는 놀이터에서 촬영한 사진을 놀이터에서 전시하기로 한다. 사진을 감상하기 위해 관객들은 주말에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유치원 놀이터를 찾아 놀이기구 위로 올라가 몸을 숙이고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가벽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가벽에 설치된 각 사진은 일반적인 액자(framing) 방식 – 사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가장자리에 백색 종이로 대지(mount)를 두르고 전면에 유리를 댄 후 다시 액자틀을 끼우는 - 이 아닌, 사진 자체의 액자식 구조라는 색다른 방식을 취한다. 작가는 사진의 보정 과정 중 컴퓨터상에서 옷이나 놀이기구 등 각 이미지의 요소로부터 추출한 특정한 색으로 이미지 자체에 넓게 대지를 둘렀다. 그 결과 전시 공간에 어렵게 들어와 사진을 처음 맞닥뜨린 관객은 대지 배색의 높은 비중으로 인해 사진을 전체적으로 색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의도적으로 눈에서 색을 거두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대지의 배색은 사진 감상을 방해하기보다 오히려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비로소 사진 이미지에 진입하고 나서도 관객은 대지의 배색과 사진 속 여러 요소들을 번갈아 살피면서 계속하여 유희적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작가는 촬영 장소, 작업의 소재와 주제, 사진의 형식적 특징은 물론 이미지의 제시방식과 전시 장소까지 철저히 기획해 하나의 맥락으로 꿰고 있다. 그 결과 「매달린 남자」의 다소 무거운 주제와 내용은 가볍고 유머러스한 형식과 새로운 감상 방식을 통해 단순한 사진 이상의 사진으로 제시된다. 가장 심각하면서 가장 즐겁게. ■ 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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