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展 / KIMSUNGHO / 金聖浩 / painting   2016_0930 ▶ 2016_1010

김성호_개망초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62×132cm_2016

초대일시 / 2016_0930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경기도 양평에서 25여년간 작업하고 있는 김성호 작가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양화의 재료를 주변 길과 산에서 채취하여 쓰고 있다. 산수유가 피는 봄날에 그린 「봄의 교향곡」에서는 산수유의 노란색과 진달래와 조팝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풀꽃들의 향연을 석채로 비단 위에 그려 내고 있다. 김성호 작품에는 현재 농촌마을의 서정성을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멀리 보이는 비닐하우스와 움집도 보인다. 집 뒤 편에는 나지막한 야산을 두고 앞 편에는 개울이 흘러가게 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통적인 풍수로 자리 잡은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서 노년으로 접어든 작가의 이상향에 대한 모습도 느껴진다. 김성호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지금은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15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 갤러리 담

김성호_꽃피는 南村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26×57cm_2015
김성호_봄바람 윙윙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38.5×82cm_2016

문학적 서정과 운율로 용해된 일상의 풍경 ● 일반적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연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관찰하고 선택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적극적으로 자연과의 동화를 통하여 일체됨을 추구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가 서구의 풍경화를 개괄하는 가치관이라 한다면, 후자는 동양의 산수화에 해당할 것이다. 풍경을 바라보는 이러한 입장과 시각의 차이는 대상의 선택과 표현에 있어서도 서로 다른 조형 체계를 이루게 된다. ● 작가 김성호의 작업은 자연풍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점과 입장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풍경화의 틀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대상을 취사선택하고 원근을 구분하며 화면을 적절히 채워 나가는 방식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각과 시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심각한 사유나 조형적 고려 없이 편안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굳이 과장하거나 헛되이 꾸미지 않고 보이는 바의 자연을 솔직하고 침착하게 화면에 이식하듯이 담아내는 그의 작업은 마치 보는 이들을 대신하여 자연을 관찰하고 표현하듯이 섬세하고 친절하다.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인도하는 가운데 보는 이들은 그것이 봄이면 연한 녹색으로, 가을이면 연한 고동색으로 상징되는 계절에 자연스럽게 물들게 된다.

김성호_봄의 교향악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27.5×61cm_2016
김성호_산벚꽃피는시절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26.5×58.5cm_2015

그중 계절의 변환을 알리는 연록의 색채가 바야흐로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산야는 작가 김성호가 즐겨 그리는 풍경이다. 나지막하게 드리워진 야산들 사이로 길이 있고 나무가 있고 시내가 흐르는 그의 풍경들은 별반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것이다. 그저 한 걸음 교외로 나아가 눈길을 주면 만날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들이다. 이러한 평범함은 그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의 화면은 굳이 큰 산과 깊은 물을 취하지 않기에 과장됨이 없고, 특별히 빼어난 경승을 추구하지 않기에 작위적인 꾸밈이 별반 필요치 않다. 맑고 밝은 봄의 빛깔들을 정치하고 조밀하게 운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번잡스럽고 화려함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한다. 그렇기에 그의 화면은 소박하고 담백한 정취와 서정이 절로 배어 나온다. 이는 단순히 회화적 기교의 발현으로 나타나는 조형적 효과라기보다는 작가가 지니고 있는 천성과 본질의 투영이자 반영일 것이다. ● 그의 화면은 굳이 사변적인 심각함을 취하지도 않지만,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재현의 길로 들어서지도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저 일상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평범하고 담담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의 조용하고 은밀한 관찰의 과정 속에서 독특한 심미의 단서를 발견해 내고, 이를 채집하고 재구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의 독특한 감수성과 정서, 그리고 일상을 통해 투영되는 삶의 흔적들이 차곡차곡 화면에 집적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이르면 그것은 물리적으로 채집된 객관적인 자연 풍광이 아니라 개인의 감성과 정서로 해석되어 용해된 개별화된 자연으로 변환되게 된다.

김성호_歲寒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25.5×50cm_2015
김성호_찔레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석채_35×72cm_2016

자연을 용해함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媒材는 바로 문학적인 서정성이다. 위대한 서사의 형식을 추구하기 보다는 잔잔하고 은근한 서정을 추구하는 그의 작업들은 작은 흔들림과 떨림, 울림 같은 운율과 리듬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회화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운율을 갖춘 詩이자 리듬을 지닌 음악이라 함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두텁고 거칠게 칠해진 석채의 질박함에서도, 또 반복적인 붓질의 집적을 통해 이루어지는 탄탄한 조형에서도 그의 이러한 서정적인 리듬과 운율은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기교의 발현이 아니라 오히려 감성의 전개이며 정서의 펼침이다. 지나친 격정의 뜨거움이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비감의 차가움을 다스려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체온이라 할 것이다. 그것은 삶이자 호흡이고, 그것은 시이자 노래이며 산문이다. 관조하듯이 바라보는 삶의 풍경 속에서 그가 건져 올리고 용해시켜 화면에 안착시킨 것은 화장기 없는 풋풋한 맨 얼굴의 자연이며 기교를 배제한 자연의 음률이며 진솔한 자신의 풍경인 셈이다. ● 화면 속에 언뜻 언뜻 드러나는 망초, 엉겅퀴, 혹은 작은 새들의 비행은 마치 숨겨진 부호와도 같이 은밀하다. 이는 엄격한 절제와 함축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조형적 장치라 할 것이다. 연록 일변의 화면에 돌연 등장하는 이러한 작은 사물들은 화면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일종의 추임새처럼 생기를 돌게 하여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작은 보물과도 같은 이러한 소소한 장치들을 찾으며 화면을 배회하다 보면 어느새 보는 이는 화면 속에 절로 들어있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강권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들어섰기에 그의 화면을 걷는 것은 자연스럽고, 과장된 몸짓 없이 그저 담담하게 보는 이를 맞아들이기에 그의 작업에 드는 것은 편안하다. 여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놓쳐 버리기 십상인 섬세하고 은근한 리듬과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음률과 소리들은 어쩌면 우리가 아득히 잊고 있었던 원초적인 서정이자 정서일 것이다. ●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현과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서정의 세계는 새롭기보다는 오히려 구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화면이 담고 있는 자연에 대한 진솔한 반응과 표현은 오히려 절박하고 직접적으로 전해져 온다. 그것은 순간 짜릿한 탄산의 자극이 아니라 청량한 약수와도 같이 담담하고 시원하여 두고 오래 마실 수 있는 그러한 것이다. 보고 느낀 바를 그린다는 회화의 가장 근본적이고 단순한 이치를 통해 그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원초적이고 순박한 서정과 태생적인 정서와 감성의 환기가 아닌가 여겨진다. 그렇기에 그것은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어렵지 않게 동조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안에서 잃어버렸던 감성과 정서를 확인하고 안식할 수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 김상철

Vol.20160930d | 김성호展 / KIMSUNGHO / 金聖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