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 · 현대 선사 진영전

홍나연展 / HONGNAYEON / 洪奈延 / painting   2016_1001 ▶︎ 2016_1021

홍나연_진제법원대선사진영_비단에 담채_170×110cm_201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홍나연 블로그로 갑니다.

홍나연 페이스북_www.facebook.com/zayouro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동화사 법화보궁 DONGWHASA-BEOP HWA BO GUNG 대구시 동구 동화사1길 1 Tel. +82.53.980.7900 www.donghwasa.net

우리나라 선 불교의 중흥조인 경허선사(1849~1912)는 근대에 접어들어 꺼져가던 불교의 불씨를 살려 중국 선종의 임제 선맥을 우리나라에서 진작시켰고 그 법맥은 혜월선사, 운봉선사, 향곡선사에 이어 현재 제79대 전법조사인 진제선사에 이르고 있다. '한국 근· 현대 선사 진영전'은 경허선사로부터 이어지는 선맥들과 근, 현대 선불교를 진작시키는 큰 궤적을 남긴 선사들의 진영전이다. ● 4세기 무렵 중국 전진의 왕, 부견이 보낸 사신과 승려 순도를 통해 비롯된 우리의 불교는 숭불정책으로 비약적인 발달을 하였고 이에 덕망이 높은 선사에 대한 숭앙의식도 함께 크게 고조되었다. 따라서 불보살의 존상과 함께 선사들의 초상도 단독상으로 그려지게 되었는데, 이러한 초상화를 진영眞影 또는 영정影幀이라고 한다. 사찰에 가면 조사당祖師堂 또는 진영각眞影閣이라는 전각이 있다. 다른 전각은 대부분 불보살 등 신격神格을 봉안하지만, 조사당은 각 사찰과 인연 있는 스님들의 초상화를 봉안한다. 진영은 스승이 입적한 뒤 존경과 추모의 정을 담아 스승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제작하거나, 사자상승(師資相承;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받는 것)의 증표로서 법통(法統)의 확인과 수계(授戒)의 목적, 역대 스승의 체계를 세움으로써 종파와 사찰의 입지를 분명히 하고 유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조성되었다.

홍나연_운봉성수대선사진영_비단에 담채_158×95cm_2014
홍나연_혜암성관대선사진영_비단에 담채_158×95cm_2016

'한국 근· 현대 선사 진영전'은 고고미술사학도의 학술적 고찰과 불교회화도의 오랜 실기훈련이 합일의 결실을 맺은 진영연구이다. 전통이라는 미명아래 오랫동안 학술적인 고찰 없이 왜곡된 주먹구구식의 도제교육과 안일하고 획일적으로 옛 것의 오류조차도 그대로 임모하고 답습하고 있는 지금의 근, 현대 선사 진영양식을, 터럭 한 올까지 그대로 표현하였던 옛 진영작가들의 전통성의 정신성은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대성과 현대의 미감의식을 반영하여 창조적으로 재창작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시대, 혹은 미래의 대중들에게 다소 구태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진영을 본질적인 권계勸誡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이 시대의 진영으로 거듭 나게 하고자 하였다. ● 이를 위해 작가는 각 문중에 흩어진 근, 현대 선사들의 실제 모습이 담긴 자료들을 모으고 분석하여 생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밑그림을 새로이 출초하였다. 그리고 선사들의 독자적인 사상세계와 전신傳神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남겨진 선사들의 어록과 행장기들을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

홍나연_경봉정석대선사진영_비단에 담채_158×95cm_2016

불교가 전래된 4세기 이후, 불교를 지도이념으로 삼았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불교회화는 불, 보살 존상화의 찬란한 꽃을 피워냈고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숭상하여 사당, 서원에 봉안할 초상화, 진영이 널리 제작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고려시대에는 부처와 함께 그려지던 선사들의 초상이 조선시대에는 각 불교종파의 조사와 선사들의 단독 진영상으로 널리 그려졌다. 그러나 조선 말기에 이르러 빛에 의하여 기록된 사진과 서양화법의 유입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전신사조傳神寫照의 정신이 결여되는 등, 진영화법이 혼돈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으로 인한 도화서의 폐지와 화원들에 대한 탄압으로 우리의 진영은 급격히 쇠락의 길을 맞이한다. ● 그리고 해방 후 근대에 들어서서 강점기때 일본 미술교육을 받은 채색화가들이 배출되면서 문인화에 비해 한국의 채색화는 일본화日本畵라는 오명을 쓰고 채색화가 침체의 길을 걸을 때 우리의 진영도 함께 침체기를 겪는다. 이 침체기에 전통의 진영기법은 학술적이고 체계적이지 않는 '어깨 넘어, 눈으로 배우는' 주먹구구식의 도제교육이 범람하였으며 이는 고려불화에서부터 조선의 진영에 이르는 오랜 전통기법이 변형되고 왜곡되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조선 말기에서 근대에 이르는 선사진영들은 '대상의 올바른 형상을 통해 인물의 정신세계를 표현한다'는 이형사신異形寫神의 전통성에 못 미치는 미흡한 인체표현과 우리의 독자적인 진영 채색기법과는 엄연히 구분되는 일본 채색기법의 유입으로 진영양식의 혼재가 범람하게 된다.

홍나연_서옹선사, 월산선사_비단에 담채_140×110cm_2014
홍나연_성철선사, 향곡선사_비단에 담채_110×140cm_2014

이에 '한국 근· 현대 선사 진영전' 우리 근, 현대 한국 선 불교의 중흥조라 일컬어지는 경허 선사로부터 그 선맥을 이은 혜월선사, 운봉선사, 향곡선사, 그리고 현재의 선맥인 진제선사를 비롯해 근, 현대 선불교를 정착시키는 데 큰 족적을 남긴 13분의 고승대덕들의 진영을 조선말기의 왜곡된 진영을 단순히 임모하는 것에서 탈피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본인은 선사들의 이형사신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현존하는 선사들의 모습과 자료에 근거해 새로이 밑그림을 그려 출초를 하였고 체계적인 전통기법으로 채색을 하였다. 이는 도제교육으로는 이룰 수 없는 독자적인 우리 진영작업의 전통성의 구현이며 잘 알려지지 않고 지난하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비단작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한 사람의 불교미술 작가에 의해 한국 근, 현대 선사진영이 총망라된, 최초의 진영전이라는 것에 또 하나의 의미를 둘 수 있다. ● 오랜 세월동안 우리 문화의 근간이었던 불교사상과 유교의 이념, 그리고 그 형식들이 함께 어우러져 이 시대의 진영으로 새로이 재현되는 '한국 근· 현대 선사 진영전'은 우리의 초상, 진영의 우수한 독자성과 그 창작성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홍나연

Vol.20161002a | 홍나연展 / HONGNAYEON / 洪奈延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