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채널픽션 Dual channel fiction

빈우혁_송민규 2인展   2016_1001 ▶︎ 2016_101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1001_토요일_12: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www.facebook.com/galleryilchiloh

빈우혁과 송민규의 풍경은 재현이 아닌, 그것에 대한 상징이 조합된 픽션이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건에 대한 지식과 주관적 해석은 시간이 흐르며 점차 응집된다. 한 일화에 대한 정보와 지각과 감각이 구조화됨으로써, 풍경으로 기록된 사건은 그것이 존재했던 과거와 또 다른 상태로 의미화 된 채 남아있다. 작업이 완성되는 순간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끝난 뒤 픽션으로만 남았을 때이다.

빈우혁_오스카-헬레네-하임 54_캔버스에 목탄과 유채_70×70cm_2016
송민규_SFD Part 5-3_01_종이에 아크릴채색_79×56cm_2016

그렇다고 이 픽션으로 남은 결과물은 정확한 정보의 오류이거나 왜곡이 아니다. 일차적이고 지각적인 정보를 특정 맥락에 따라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픽션은 그 의미가 얼마든지 재생산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자전적인 기억과 그 경험에 대한 서사가 픽션으로 변용 될 때 경험에 대한 기억작용은 창작을 하는 데에 쓸모가 있다. 일상의 경험이 픽션이 되도록 하는 것은 두 작가가 작업을 하는 방법론이며, 또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이다.

빈우혁_DWR 1-4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6
빈우혁_DWR 3-4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6
빈우혁_DWR 4-4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6
송민규_SFD Part 5-1_04_종이에 아크릴채색_78×54cm_2016
송민규_SFD Part 3_종이에 아크릴채색_40×29cm_2016

빈우혁은 작가로서 삶을 유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현실과는 무관한 독일의 숲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숲' 연작의 소재가 되는 장소들은 한 때 그가 현실적인 이유로 머물렀던 곳이다. 그곳에서 숲을 거닐고, 응시하던 경험은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음에도 계속해서 창작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의 풍경은 서사가 제거되어 있고, 공간감이 덜어져 있다. 반사된 이미지와 색점 등으로 막힌 그의 풍경은 몰입을 자아내지 않는다. 그가 풍경을 그리는 이유는 그것을 그리는 동안에 현실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숲을 그리는 일이 조금이나마 그를 나은 상황으로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그의 풍경 그림은 그의 현실을 가공하는 픽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빈우혁_그루네발트 48-a1_종이에 연필_30×30cm_2016
빈우혁_그루네발트 48-a2_종이에 연필_30×30cm_2016
빈우혁_그루네발트 48-a3_종이에 연필_30×30cm_2016

규격화된 크기와 규칙에 의해 짜여진 송민규의 풍경은 노동을 강제 당하는 현실에서 그가 생산한 정신노동의 집적물이다. 매일매일 주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스스로가 정한 일련의 규칙에 의한 작업방식은 노동 과정과 흡사하다. 그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그것을 추상적으로 시각화한다. 그가 만들어낸 기호와 패턴들은 어떤 규칙에 의한 것인지 분명하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한편 색상, 도형 등에 관한 무수히 많은 규칙들을 엄격히 따르는 과정 끝에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성실한 정신노동의 결과는 본의 아니게 추가되거나 삭제되는 의미들에 의해 하나의 픽션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합리적인 작업 방식에 따른 생산물이 아이러니하게 픽션이 되는 상황과 더불어 그것이 사실에 기반 한다는 점은 여전히 그의 작업을 픽션으로 만든다.

송민규_SFD Part 5-5_02_캔버스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6
송민규_SFD Part 5-5_03_캔버스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6
송민규_SFD Part 5-5_04_캔버스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6
송민규_SFD Part 5-5_06_캔버스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6

두 작가의 가진 방법론을 드러내기 위한 이번 전시를 듀얼 채널 시스템으로 일컫게 되었다. 각각의 경험과 기억이 같은 공간에서 교차되고 새롭게 의미가 발휘될 때 이것은 '듀얼 채널 픽션'이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재구성되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것은 자아의 존재 욕구나 자기 성찰에 따른 해석을 통해 기억이 변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실에 관한 정보가 특정 의미를 가진 기억으로 치환될 때 창작의 유용성이 있다. ■ 김소윤

Vol.20161002b | 듀얼채널픽션 Dual channel fiction-빈우혁_송민규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