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가 된 땅

양기진展 / YANGKIJIN / 梁起珍 / painting   2016_1001 ▶︎ 2016_1031

양기진_액체가 된 땅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3×356.1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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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FORM297 기획 / ABE(정보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전시장 방문 시 사전 링크 예약 필수 (goo.gl/forms/GknrGQ2vCbHBg8tT2)

폼297 FORM297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기천리 579 Tel. +82.31.234.3311 www.facebook.com/form297

FORM297에서 양기진 개인전 『액체가 된 땅』이 10월 한 달 간 개최된다. 양기진 작가는 손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이미지의 반복들이 마치 증식하는 세포와 같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미지의 세포가 증식을 멈추는 순간에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작가는 이 그림을 끝이 아닌 새로운 탄생의 시작 지점으로 인식한다. 이미 단단히 여문 세상의 껍데기 속에서 나지막이 숨 쉬고 있는 배아적 회귀가 온 땅으로 퍼지기를, 그렇게 작가는 기도하듯이 그려낸다. ■ 정보람

양기진_흐르는 숨결_트레팔지에 흑연_29.7×42cm_2016
양기진_어둠의 이면_트레팔지에 색연필_29.7×42cm_2016

나는 특정 대상 혹은 세계가 각각의 특징에 따라 분화되기 이전의 모습에 주목한다. 배아처럼 여러 모양으로 구체화되기 전의 불분명한 상태에는 다채로운 사물들이 생성될 수 있는 무수한 층위의 가능성이 있다. 나는 어떤 것(사물, 세계, 사건)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지점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끊임없이 생겨나는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가 갖는 리듬을 탐구한다. 나의 작업은 생성의 과정 중에 발생하는 무한히 다채로운 차원을 창작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된다.

양기진_액체가 된 땅展_폼297_2016

끝없는 생성과 그 과정 중의 모습에 대한 일관된 관심은 창작 태도와 창작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들(특히 유기적 속성을 지닌 것들)처럼, 나 역시도 계속 무언가를 생성해 나간다. 나에게 그리기는 어떤 고정된 내용을 갖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구체적 사건이다. 그려진 대상이 무엇이며 장차 어떤 것으로 구체화 되는가보다도, 그리는 행위와 그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양기진_액체가 된 땅展_폼297_2016

나는 그리기에 있어 우연성, 개방성, 가변성을 전제로 한다. 이와 같이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면 완성된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와 그 과정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나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 중에 다양한 행위와 재료 등이 섞이면서 형성되는 불명료함, 불완전함, 미세한 차이 등을 적극적으로 포용한다. 비유하자면, 나의 그리기 방식은 잘 정돈된 정원이 아닌 여러 식물이 우거진 밀림과 같다. 시작과 끝도 알기 어렵고 우후죽순으로 여러 요소가 생겨나며 복잡한 모습을 만들어 나간다.

양기진_무제_트레팔지에 색연필_29.7×42cm_2016

그리기는 임의의 지점에서 시작된다. 재료의 우연적 흔적이 출발점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주로 무엇을 그려야 한다는 계획 없이 손으로 특정 행위를 반복한다. 손으로 그리는 것은 연속적으로 무언가를 생성해 나가는 효과적 수단이다. 또한 그려지고 있는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개입할 수 있게 한다. 다양한 화면에 각기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은 조합, 축적되며 점차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화면의 리듬은 나름의 질서대로 계속 무언가가 생성되고, 구체화되고, 확장되어 갈 것을 암시한다.

양기진_자라나는 물_트레팔지에 잉크_29.7×42cm_2016

화면의 형상은 그 크기에 관계없이 하나의 사물 혹은 세계의 모든 성장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작은 씨앗과 같다. 앞으로 형성될 세계에 대한 무진한 상상을 일으키는 지점이다. 또한 같은 작품일지라도 전시마다 그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무언가 제거되거나 새로운 요소가 덧붙여질 수 있다. 이와 같이 끝을 알 수 없는 비정형적인 그리기를 통해 나는 예기치 못한 새로운 리듬, 형상 등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발견은 또 다른 질서를 가진 사물 혹은 세계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 양기진

Vol.20161007h | 양기진展 / YANGKIJIN / 梁起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