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풍경의 소沼

진훈展 / JINHOON / painting   2016_1006 ▶︎ 2016_1024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진훈_Untit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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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광주신세계갤러리 GWANGJU SHINSEGAE GALLERY 광주광역시 서구 무진대로 932 신세계백화점 1층 Tel. +82.62.360.1271 shinsegae.com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여 지역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199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공모전입니다. 미술제에서 수상한 작가들에게는 초대 개인전을 통해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작품세계를 미술계에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최하는 전시는 2014년 제16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진훈 작가의 초대 개인전입니다. ● 대학과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진훈 작가는 다양하고 화려한 시각문화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에서 전통적인 매체인 회화가 추구해야 할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탐구의 여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도 "그는 정확한 회화 본유의 역할과 특성을 추구하기 위해 구상과 추상의 미묘하고 섬세한 행간을 노닌다. 사물이나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한 그림과, 정서 또는 감성의 등가물로서의 회화, 어느 한 쪽으로 경도되는 것을 거스르며 진지하고 흥미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진훈_Untit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6
진훈_드로잉_종이에 유채_16×23cm_2015

『수동적 풍경의 소』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도 도시의 주인공처럼 우뚝 솟아있는 건물들의 표면, 도시의 거리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가로수, 작은 공원, 안전한 횡단의 장소를 상징하는 바닥에 그려진 흰색 건널목, 다소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도시인의 모습 등이 전시됩니다. 풍경이 주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나 캔버스와 물감이 만들어내는 표면의 조화를 포기하고 모호하고 나른한 느낌을 주는 그의 회화를 통해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광주신세계갤러리

진훈_평행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00cm_2015
진훈_익숙해지지 않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3cm_2016

도시의 삶은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건물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이지 않은 무거운 침묵과 더불어 있다. 특별한 환경도 그 속에 있으면 어느 순간 무감각해지듯이 일상이 잠겨있는 그 상태는 너무 익숙해 사람들은 도시의 수동적 침묵을 잊고 지낸다. ● 진훈의 그림은 그러한 면모를 꼬집어 화면을 통해 밖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그가 그려내고자 하는 건물들은 표피적으로 볼 때는 벽들로 이루어진 건축물이지만 각각의 벽면들과 구조물들은 깊이를 알기 어려운 냉정하고 창백한 구멍들이기도 하다. 시커먼 소(沼)를 쳐다보고 있으면 무기력하게 빨려들어갈 것 같은 슬픔을 문득 대하게 된다. 진훈의 그림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도시의 건물들과 사람들이 담고 있는 수동적 침잠함이다. 분주지만 이내 가라앉게 만드는 수동적 환경을 그 역시 수동적으로 떠내고자 한다. 때문에 진훈은 최대한 자신을 자제하고 건물과 사람의 피동적 면면들을 그림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복수의 시선과 여러 조형적 장치들을 결합하고 있다.

진훈_Block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6
진훈_Block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5

그는 도시의 수동적 풍경을 전체적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그의 그림은 도시의 무기력함과 수동성을 건물과 사람의 부분을 통해 넌지시 제시한다. 그래서 익숙하지만 왠지 정체모를 낯선 풍경을 관람자는 보게 된다.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무언가 딱 집어낼 수 없는 어색함을 파생시키는 구조는 진훈이 취하고 있는 정면을 향하면서도 사선적인 시선에서 비롯된다. 마주대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옆으로 비껴나는 그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손으로 쥐고 있지만 흘러내리는 듯한 그러한 상태는 우리들이 도시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는 면면들이다. 또한 덩그러니 놓여진 자신을 보라는 것처럼 어떤 적극적인 제시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풍경들을 보는 사람들은 피동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어떤 구체적인 단서도 눈요기가 될 만한 화려함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보는 사람을 더욱 불편하게 한다. 더 나아가 스산함을 느끼게 하는 수동적 풍경은 상당부분 그가 사용하는 색채에 기인한다. 바랜 듯한 색과 생경하고 날선 색의 결합은 수동적 풍경 속에서 알 수 없는 우울과 불온한 감성을 자극한다. 진훈의 그림에서 보여주는 까칠한 색들과 정면으로 보여주면서도 비껴가는 시선은 관람자에게 수동적 풍경이 건네주는 어색한 난처함을 끼고 자신을 반추하게 만든다. ■ 이영훈

진훈_on the wa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5
진훈_횡단보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09
진훈_Untit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7.3×22cm_2014~6

내가 태어나 것은 소도시였다. 도시이긴하나 근대적, 농업적 모습을 간직한… 어릴 적 나는 그것을 도시라고 생각했다. 뒷산이 있었고 나무가 친근하며 논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산과 초목으로 덮인 시골은 분명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선 만난 친구는 그곳을 시골이라 불렀다. 어린 시절 자란 곳과 비슷한 어떤 모호함과 경계성은 마치 주머니의 열쇠꾸러미처럼 익숙하면서도 껄끄럽게 나를 따라다닌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 이 도시 이 세계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그러하다. 도시와 그것들을 이루고 있는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이루어진 산물들은 내게는 익숙하지만, 또한 낯선 무엇이다. (부분 발췌) ■ 진훈

Vol.20161007j | 진훈展 / JINHOON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