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 풍경

강호안展 / KANGHOAN / 姜鎬安 / painting   2016_1012 ▶︎ 2016_1018

강호안_시들다Ⅰ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31 GALLERY 31 서울 종로구 관훈동 31번지 B1 Tel. +82.2.732.1290 cafe.daum.net/gallery31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歸天)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불행하였지만 누구보다도 고통스런 삶을 견디며 놀라운 관용과 초연함으로 삶을 끌어안았다. 나에게 그림은 시인이 시를 통해 고통을 담백하게 대하듯이 삶을 담대히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슬픔이나 고통 뿐 만 아니라 행복했던 경험까지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만나는 것은 억지스럽지 않게 그 날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면서 현재의 나에게 힘을 주는 자기 다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강호안_시들다Ⅱ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5
강호안_어둠이내리다Ⅰ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5
강호안_봄이오다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6
강호안_어둠이내리다Ⅱ_혼합재료_60.6×50cm_2015

기억을 재해석하고 감정을 돌이켜 그림을 그리면서 다시 만나게 된 삶의 기억은 자연의 조화로운 모습으로 빗대어 표현되었다. 나무와 꽃과 작은 벌레들, 숲의 길과 빛, 모든 등장의 이유는 '조화'이다. 움직일 수 없는 나무와 끊임없이 움직이는 벌레들이 조화롭고, 화려한 꽃들과 낙엽 진 흙길이 그렇다.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과, 어두운 것은 밝은 것과 함께 있을 때 조화롭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속에 보이는 대상들은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게 표현된다. 그리고 그제서야 각각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고, 작고 작은 의미들은 모여서 위대한 승화의 에너지로 변한다. 마치 아름다운 소풍이 끝나는 날 떠나는 이를 환송하겠노라고 애중하는 지인처럼 말이다.

강호안_어둠이내리다Ⅲ_캔버스에 유채_60.6×90.9cm_2015
강호안_회상(아버지 자전거)_혼합재료_91×116.8cm_2015
강호안_회상(봄의 고향)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5

나의 삶을 지나쳐간 모든 것과 앞으로 다가올 것의 의미들을 놓치지 않기를,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라며 그림에 담는다. ■ 강호안

Vol.20161012a | 강호안展 / KANGHOAN / 姜鎬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