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블루 Lavender Blue

함수연展 / HAMSOOYUN / 咸受延 / painting   2016_1014 ▶︎ 2016_1113 / 월요일 휴관

함수연_숲에서_캔버스에 유채_100×65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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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013_목요일_05:00pm

성남청년작가展 5

주최 / 성남문화재단 기획 /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진행 / 민재홍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수요일_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성남아트센터 반달갤러리 SEONGNAM ARTS CENTER BANDAL 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808 (야탑동 757번지) 큐브미술관 입구 Tel. +82.31.783.8144 www.snart.or.kr

지난해 말 큐브미술관은 성남의 청년작가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아트마켓-아트로드' 사업의 파일럿 전시로 『성남청년작가: 블루 in 성남』展을 진행하였다. 두 차례의 파일럿 전시 참여작가 중 6명을 선정하여 2016년 개인전 형태로 성남청년작가전을 선보인다. ● 그 다섯 번째 전시인 『함수연: Lavender Blue』는 낭만효과(착각)를 만드는 은유적인 표현으로써 하나로 설명될 수 없는 '어떤 낭만'을 구체적으로 암시하기 위해 오래된 노래 제목에서 차용되었다. 1949년 디즈니에서 발표하여 유명한 버를 이브스(Burl Ives)의 노래 'Lavender Blue: So dear to my heart'는 17세기부터 영국에서 구전으로 이어진 동요를 각색한 것으로 영화 '신데렐라' 배경음악으로 편곡되어 사용되었다.

함수연_산과 밭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6

원래 노래 가사에서 반복되는 라벤더 블루(Lavender Blue), 라벤더 그린(Lavender Green)은 계급과 신분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데, 귀족들의 향수를 제조하기 위해 대량재배가 시작된 허브 밭은 고된 노동의 풍경이자 귀족들의 사유지를 뜻한다. ● 노래의 구성은 쉽게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로, 드넓은 라벤더 밭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남녀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가사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연극무대 같은 풍경에서 낭만과 노동을 동시에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낭만과 노동이 함께 있는 유토피아적인 풍경은 동화의 설정에서 비롯된 모순된 낭만의 풍경일 뿐이다.

함수연_가로수길_캔버스에 유채_80.3×130.3cm_2016
함수연_J의 방에서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13

이쯤에서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쓰인 낭만은 단순히 로맨틱한 그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낭만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진실과 관련한 착각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함수연의 2016년 작품 「숲에서」를 살펴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편하다.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은 마치 유럽의 어느 성과 같은 모습으로 백마 탄 왕자와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을 것 같다. ● 거기에 작품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파스텔톤의 색감들은 이를 한 층 더 로맨틱한 모습으로 보이게끔 만든다. 모처럼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주한 풍경은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효과가 있는 듯 그러한 감상적인 시선 속에서 싸구려 모텔 이었던 이 건물은 아름다운 성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함수연_올리브나무_캔버스에 유채_116.7×91cm_2016
함수연_오후_캔버스에 유채_116.7×91cm_2013

가족여행으로 경상남도 거제에 위치한 외도(外島)라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있는 섬을 방문했었던 적이 있었다.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꾸민 무척 화려한 모습을 섬이였는데 아내는 "이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난 솔직히 그 말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색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거 관리하려면 죽어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 멋진 조망을 내세우는 유명 관광지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는 탄성을 자아내며 감동받는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풍경에서 보이지 않는 노동의 강도를 예상하며 걱정을 한다. 주변 환경 또는 심리적 요소로 우리는 낭만적인 마음을 가지게 된다. 우리 속담 중에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말이 있다. 앞이 가리어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할 때 우리는 비유적으로 이러한 말을 쓰곤 한다.

함수연_사이프러스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16
함수연_길에서_캔버스에 유채_53×65.2cm_2016

낭만은 때론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든다. 그리고 그 낭만이라는 콩깍지가 벗겨졌을 때 느끼는 감정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될까? 그 것이 꼭 부정적 의미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것에 대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장소나 사람 또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생겨나는 심리적 낭만효과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 나는 화면에서 외관의 묘사를 너머 섬세한 붓질이 미끄러지고 물감이 뒤엉키거나 중첩되는 촉각적인 변화를 담아내고 싶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색감으로 전달되는 애매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특히 파스텔 색감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자연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을 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함수연_숲에서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3
함수연_숲에서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3

함수연의 근작인 'Lavender Blue' 전체에 걸쳐 화사하게 퍼져있는 파스텔 색상은 이전의 작품과 동일하지만 왠지 전작에 비해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품 속 구성이 직선의 형태에서 곡선이 많아져서 느껴지는 심리적 느낌일지, 작가의 심리적 변화일지 모르겠다. 함수연에게 풍경은 언제나 실재의 장소에서 관찰된 것이지만 풍경을 단편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작업의 목적은 아니다. ● 함수연의 풍경들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 속 한 장면 같은 함수연의 풍경은 작가의 주관적 심리 상태가 반영되어진 작가 자신의 일상 속 기록물과 같다. 그래서 작품을 감상하는 이의 작가의 시점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게 되고 작가의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함수연은 작품 속에 담겨있는 어떠한 이야기도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이는 작가의 의도로 감상자들이 각자의 시선을 통해 작품이 가진 이야기를 연장시켜 나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 민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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