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展 / MINJOUNGKI / 閔晶基 / painting   2016_1013 ▶︎ 2016_1113 / 월요일 휴관

민정기_임진리 나루터_캔버스에 유채_192×195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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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013_목요일_05:00pm

관람료 / 성인_3,000원 / 학생_2,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Tel. +82.2.720.5114 www.kumhomuseum.com

금호미술관은 도시의 풍경, 인간의 삶, 사회상을 지적이고 풍부한 회화 언어로 다루어 온 작가 민정기의 초대전 『민정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작 회화 작품과 대표 판화 작품으로 구성되며, 도시를 바라보는 더욱 깊어진 그의 시선과 변화된 화풍을 볼 수 있다. ●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자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였던 민정기는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던 '이발소 그림'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통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독자성을 복원할 가능성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동시에 텍스트를 작품의 주요한 맥락으로 설정하여 문학적 텍스트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1980년대 후반부터 민정기는 우리가 사는 환경과 역사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삶의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니면서 관찰하고, 역사적 ∙ 지리적 자료를 수집하며 해석한 풍경을 담아냈다. 또한 풍경에 인문학적 고찰과 작가적 상상을 보태어 특유의 다원적 시점의 산수 풍경과 산수화지도를 그려 왔다. ●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회화 작품에는 민정기가 개경(現 개성)에서 남경(現 서울)으로 이어지는 물길 위를 수없이 걷고 살피며 발견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의 시선은 분단 이후 시간이 멈춘 듯한 임진나루에서 시작되어 홍지문을 지나 번화한 홍제동과 경복궁 어귀에 이른다. 특유의 자유로운 시점(視點/時點)의 이동으로 만들어진 서사적 풍경화에는 그가 인식한 현실의 모습, 아픈 분단의 역사와 개발의 흔적, 그리고 자연과 전통에 대한 그리움이 겹쳐져 있다. 그리고 그의 더욱 깊어진 시선은 옅은 수채 물감을 연상시키는 터치가 여러 겹 교차하며 만들어진 표면의 깊이감과 어우러져 신선하게 다가온다. 함께 전시되는 판화 작품은 사회 제도와 일상의 이면에 집중했던 1980-90년대 주요 작품들로서, 2010년대의 회화 작품과 조화 혹은 대비를 이룬다.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여 시대성을 표현한 판화 작품과 장소의 특성을 기반으로 역사와 현실을 담아낸 회화 작품 안에 교차하는 작가의 두 시선은 우리로 하여금 사회를 비판적으로 재인식하고, 삶과 환경의 연결고리를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민정기_임진리 도솔원_캔버스에 유채_104.7×225cm_2016

개성에서 서울까지 오는 길 ● 민정기 풍경화의 서사는 우리가 갈 수 있는 최북단 임진나루에서부터 시작된다. 개경(現 개성)에서 남경(現 서울)으로 오는 길의 절반은 우리가 걸을 수 없는 길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이 사실을 항상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하 1층은 이러한 '분단의 현실'을 상기시키는 3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임진강에 닿을 수 없도록 굳게 닫힌 철문과 군사구조물을 그린 「임진리 나루터」(2016), 현재의 모습에 전통적 모습을 겹쳐 담아낸 「임진리 도솔원」(2016), 그리고 가로 폭이 4.8m에 이르는 「임진리 나루터 정경」(2016)은 임진나루 주변의 어제와 오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민정기_유 몽유도원_캔버스에 유채_209.5×444cm_2016
민정기_옥천암 백불_캔버스에 유채_130.2×161.7cm_2016

전통과 현대가 혼재하는 모습 ● 1층과 2층은 임진나루에서 물길을 따라 서울로 걸어오면서 만나는 '개발된 도시와 전통적 모습이 혼재하는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홍제동에서 창의문으로 올라오는 길에서 보이는 정경을 담은 「북악 옛길」(2016),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길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북악산을 바라보면서 그린 「홍제동 옛길」(2016), 그리고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현대적 시선으로 유랑하며 그려낸 「유 몽유도원도」(2016) 등이 전시된다. 또한 거대한 고가도로 아래쪽에 연약하게 자리한 옥천암 백불을 그린 「옥천암 백불」(2016), 곧게 뻗은 아스팔트로 마감된 지금의 사직단의 모습을 그린 「사직단」(2016) 등의 작품은 콘크리트와 건물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전통의 흔적에 집중하고, 쌓여 있는 역사와 시간을 재발견하게 한다. ● 2층 전시실에는 도심 깊이 들어와 있던 작가의 시선이 한발 뒤로 멀어지며, 전통과 현대가 혼재하는 모습을 관망하는 태도가 함께 담겨 있다. 응시하는 지역도 서울을 벗어나 외곽 지역으로 확대된다. 「안산 수암동」(2016), 「이포나루」(2011) 등의 작품은 다양한 시점과 스케일로 잡아낸 산수의 모양새, 아이콘처럼 제시된 건축물들과 인문학적 이야기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얹혀진 개발의 흔적과 현대적인 삶의 풍경들이 겹쳐져 있다.

민정기_묵안리 장수대_캔버스에 유채_252.5×438cm_2016
민정기_묵안리 장수대_캔버스에 유채_211.5×245cm_2007

자연과 어우러지는 전통 공간 ● 2층 전시장에는 서울 외곽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리운 풍경을 찾아 나서는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오랜 시간 민정기가 매료되어 그려 온 벽계구곡을 여름과 「벽계구곡(여름)」(2007)과 가을로 「벽계구곡(가을)」(2016)을 담아 내며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3층에는 '자연과 전통 공간'을 담아낸 작품으로 구성된다. 민정기에게 자연과 전통 공간은 이상향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거나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기억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들이다. 따라서 민정기의 풍경화에는 시각적 체험과 지적 정보 제공이라는 두 개의 차원이 공존한다. 「묵안리 장수대」(2016), 「경주 칠불암」(2016), 「화암사 뒷길」(2016) 등 그는 작품의 소재가 된 특정 장소의 장소명 또는 소재지를 그대로 제목으로 차용하면서, 바라보기 좋은 곳만이 아닌 우리의 삶과 여전히 연결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품고 있는 장소임을 강조한다.

민정기_한씨연대기 (1)_에칭_29×38.5cm_1984
민정기_숲에서 (1)_석판화_90×60cm_1986

판화-규제의 정서 ● 전반적으로 '규제의 정서'를 공유하는 민정기의 판화 작품은 막혀버린 물길을 그려낸 「임진리 나루터」(2016) 등의 회화 작품과 자연스럽게 상응한다. 지하 1층 안쪽 전시실에는 「한씨연대기」(1984), 「숲에서」(1986), 「숲을 향한 문」(1986) 등의 정치적 상황을 담은 작품과 「세수」(1987), 「일터를 찾아서」(1983), 「택시」(1985) 등의 당대 일상의 모습을 담은 작품 등, 1980-90년대를 지나오면서 작가가 직접 목격하고 겪은 사회적 모순과 혼란, 그리고 문학으로 간접 경험한 역사적 상황을 포착하여 표현한 판화 55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포착한 1980-90년대 사회 전반에 깔린 어두운 정서는 2016년 여전히 가로막혀있는 우리의 분단 현실을 상기시킨다.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여 시대성을 표현하였던 판화 작품과 특징적 장소에 주목하며 역사와 현실을 담아내는 회화 작품 안에 교차하는 그의 두 시선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며 우리의 무뎌진 인식을 깨워낸다. ■ 금호미술관

Vol.20161015i | 민정기展 / MINJOUNGKI / 閔晶基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