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眞景

김현철展 / KIMHYUNCHUL / 金賢哲 / painting   2016_1027 ▶︎ 2016_1108

김현철_해남도_아사천에 수묵채색_112×388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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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홈페이지_www.hyunchulkim.com

초대일시 / 2016_1027_목요일_05:00pm

2016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작가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 갤러리 WOLJEON MUSEUM OF ART HANBYE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83(팔판동 35-1번지) Tel. +82.2.732.3777 www.iwoljeon.org

금릉 김현철의 '眞景' ● 금릉金陵 김현철金賢哲은 1990년대 이래 산수화와 초상화의 연구 및 창작에 매진해왔다. 이번 '진경眞景'전에서 그는 산수화 근작을 선보인다. 그의 첫 개인전이 1996년이었으니 셈해보면 이번 전시는 20년만이다. 그의 한결 같은 전통에의 천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김현철은 어느 누구보다도 전통적 성향을 지닌 작가이다. 동아시아 회화의 고전인 곽희郭熙의 「조춘도早春圖」, 조선시대의 대표적 기록화인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 등의 임모臨摹는 그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들이다. 이처럼 그가 오랫동안 전통에 집착해온 이유는 수묵채색화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통해 우리의 것을 바로 알고, 다시 그 지점에서 새로움을 창조하고자 하는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즉 동아시아 예술론에서 핵심적 사항이었던 '법고창신'의 실천이었던 셈이다. ● 그간 김현철이 산수화를 그려오면서 가장 중요한 전범典範으로 삼았던 것은 산수화의 경우 조선후기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완성한 겸재謙齋 정선鄭敾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정선의 화풍을 그대로 재현하였던 것은 아니다. 김현철이 추구한 것은 정선 작품의 핵심을 연구, 이해한 뒤 이를 다시금 체화體化시켜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의 20여년에 걸친 산수화의 전개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선에 대한 그의 학습은 199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는데 2000년경부터 이미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드러냈다. 김현철은 다양한 구도, 확장된 비전(vision), 여백 효과의 활용, 채색의 적극적 도입 등을 통해 이를 실현했다.

김현철_범섬_아사천에 수묵채색_60.5×91cm_2012
김현철_안덕계곡_아사천에 수묵채색_50×72.5cm_2015

2007년에는 계화界畵로 볼 수 있는 「경복궁복원도」를 그리기도 했는데, 이는 이후 조선시대 의궤화 혹은 궁궐도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또 이를 기존의 산수화풍과 한 작품에 결합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반도의 자연을 사의적寫意的 화풍으로 재현한 정선의 화풍과 우리네 궁궐을 정밀하게 묘사하는데 활용된 궁중기록화의 화풍을 종합하여 자기화한 것이다. 물론 정선의 작품에서도 훌륭한 계화를 찾아볼 수 있지만, 김현철과 같이 작품에서 중점적 요소로 활용되진 않았었다. 이러한 면에서 진경산수와 기록화가 하나가 된 창의적 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현철_만대루_아사천에 진채_100×200cm_2013
김현철_창덕궁 인정전_아사천에 진채_60×180cm_2012

이후 그의 작품은 2010년을 전후한 시기의 제주도 체재滯在와 더불어 크게 변모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갖춘 제주도의 환경이 작품에 영향을 준 것이다. 제주도의 다양한 경치가 작품의 제재가 되었으며, 화풍 또한 달라졌다. 보다 간결해진 화면 구성과 함께 강조된 여백이 눈에 띈다. 또한 묘사 역시 보다 큰 필치로 대상을 요점적으로 나타내는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짙푸른 채색의 적극적 도입 또한 새롭게 나타난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사면이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바다에서의 시각적 경험에 따른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무렵부터 그의 작품은 경치의 사실성에 주력하기보다 그 성질을 드러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대상에 대한 표현력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이 부분에서 그의 의도가 '산수의 전신傳神'에 한층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김현철_경복궁 복원도_비단에 진채_106×212cm_2007

이번 '진경'전의 출품작들은 이러한 그의 최근의 작품 성향을 잇고 있다. 그렇지만 나무나 바위, 산의 표현에 있어서 먹의 필치가 강조된 점, 이를 면적面的으로 처리한 짙푸른 색의 수면과 대비시킨 점, 화면 전반의 묘사를 최소화시킨 점 등은 최근작에서 보이는 새로운 요소들이다. 이러한 점들은 전통시대 문인화文人畵의 지향指向과도 통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또한 해경海景을 그리면서 화면의 반정도를 차지하는 수면을 기존의 짙푸른 색 대신 먹으로 처리한 작품은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그가 근래에 사용하기 시작한 아사천의 독특한 질감과 어우러져 보다 그윽한 화면을 보여준다. ● 김현철의 최근작을 살펴보면 그의 자연에 대한 인식과 작품에 대한 태도, 화풍에 있어서 어느덧 정선이 추구하던 '진경'에 한층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본래 정선이 작품에서 추구한 바는 실제의 산수를 사진기처럼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수의 본질과 그 산수에 반응하는 작가의 정서를 화폭에 재현하는 것이었다. 정선에 대한 학습으로부터 산수를 시작한 김현철이었지만 이제 작품의 시각적 측면에서는 정선과의 관련성은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산수의 본질을 포착하고, 이를 체화하여 그린다는 성격적 측면에서는 더욱 유사해졌다. 김현철의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을 다름 아닌 '진경'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이다. ■ 장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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