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Grove

김유정展 / KIMYUJUNG / 金維政 / painting   2016_1029 ▶ 2016_1217 / 일요일 휴관

김유정_온기(Warmth)_프레스코, 회벽에 스크래치_113.5×162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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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029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소피스갤러리 SOPHIS GALLERY 서울 강남구 역삼로 218(역삼동 770-6번지) 재승빌딩 B1 Tel. +82.2.555.7706 www.sophisgallery.com

나는 석회벽이 마르기 전에 "긁기의 외상적 행위", 즉 사유를 근간으로 하여 스크래치를 가하는 프레스코 회화작업을 하고 있다. 프레스코 기법으로 벽체를 조성한 화지위에 흑석을 도포한 후 석회(회벽)가 마르기 전에 화면에 스크래치를 내며, 검은 화면 안에 식물이나 정원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이는 지난한 과정이 쌓여 화면에 흠집을 내어 형상을 찾아가는 행위로서의 풍경이다. 회벽을 긁어내며 생채기를 만드는 것은 현재 기본적으로 상처의 치유를 갈망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현대인들의 삶 그 자체이다. 긁기를 통해 재현되는 인공적인 풍경들은, 작업 속에서 빛과 생명력을 얻어 우리에게 재생산된 '치유의 정원'을 선사하며, 인간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적으로 정화하는 예술이 된다. 인공화된 자연 또는 도시화된 자연은, '자연'을 인간이 사는 세상의 축척에 맞도록 재단하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것으로, 인간중심의 관점으로 생성된 인간의 욕망, 문명의 이기심, 도시주의 안에서의 자연관 등 다각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이런 환유적 자연이자 생명들은 소모품-자연이자 연구의 대상이고, 전시 가치로 채워진 소비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다. 나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모순, 즉 프레스코 기법을 이용한 캔버스 회화, 자연과 인위적인 상품 사이에 위치한 화분, 대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닌 콘크리트 벽면 사이에서 자생하는 식물,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서 이주한 식물원의 장면 등은 이중적 위치에서 삶을 유지하는 생명체에 관한 자신의 시선을 대변한다.

김유정_온기(Warmth)_프레스코, 회벽에 스크래치_113.5×162cm_2016
김유정_온기(Warmth)_프레스코, 회벽에 스크래치_113.5×162cm_2015
김유정_길_숲(Street_Grove)_크레파스, 스크래치_114.5×74.5cm_2016
김유정_길_숲(Street_Grove)_크레파스, 스크래치_114.5×74.5cm_2016

이번 전시는 최근작을 중심으로 프레스코회화와 설치작품, 사진작품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틸란드시아 Tillandsia」작품에서는 유니크 한 형상의 틸란드시아 식물을 키우고 돌보면서, 일방적인 돌봄이 가하는 행위에 대하여 고민하였는데, 살아있는 것을 길들이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을 담아낸다. 그리고 「축적1」은 구체적인 형상을 만들어가는 프레스코 회화 작업 과정에서 긁어져 덜어낸 파편들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시간의 지층이 되어, 긁어진 가루 그 물성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로서 아크릴 박스에 쌓이며 기록된다. 한편,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인위적인 방식의 영상과 「축적2 」에서는 살아있는 식물을 자연건조법으로 말리고 파편의 지층까지 이루는 기록을 남기면서, '자연스럽게 만든' 식물의 파편과 '인위적으로 생산한' 식물의 파편이 프로세스에 상관없이 한 공간에서 갇히면서 결과가 같게 보여 지는 현상에 대하여 제시를 한다. 전시장 구석진 공간에 설치되는 작품 「숨(Breath)」은 인공적인 자연에서 빛을 투과하여 보여 지는 농담의 깊이를 감상케 한 것으로 관람객을 위한 심리적 공간이다. 이것은 생존을 위해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한편, 역설적으로는 인위적인 자연의 공간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면서 진실이 아닌 시스템 안에서 쉼 조차도 강요당할 수 있다는 이중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설치조형물 「숲(Grove)」은 회벽으로 발라진 거대한 집안을 들여다보게끔 되어있으며, 그 안은 조명으로 환하게 강조되어 있다. 이 때 시선을 가득 메우는 것은 '스투키'라는 식물이 주는 뾰족한 폭력적인 형상으로, 이것은 자신을 집안에 가둔 이기적인 인간을 향한 식물의 복수심과 폭력성으로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작업에 사용된 산세베리아 스투키는 길고 뾰족하게 생긴 잎에 뱀가죽 같은 무늬를 작고 있어 'Snake Plant'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며, 잔소리를 많이 하는 장모의 혓바닥 같다는 의미에서 'Mother-in-law Tongue' 라는 조금은 무서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근작인 사진 작업도 다수 전시되는데, 식물미로를 담은 이 작업은 인체의 일부분을 절단한 듯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한때는 지극한 보살핌의 대상이었던 식물을 통해, 사랑이라는 의미를 되짚어 보고, 대상에 대한 존재감이 사라지고 난 후의 겹쳐진 드로잉을 유연하지만 질긴 철사와이어로 설치하여 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명인 「숲 (Grove)」은 지금까지 익숙하게만 생각했던 식물 너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식물,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조각난 숲 (Carved Grove)'에 대한 개념, 그리고 나의 오랜 긁기의 행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자 호흡의 장을 마련할것이다. ■ 김유정

김유정_축적(In stratum)_13×100×7cm_2016
김유정_축적(In stratum)_13×100×7cm_2016
김유정_숨(Breath)_라이트박스, 인조 식물_180×600×30cm_2016
김유정_숲(Grove)展_소피스갤러리_2016
김유정_숲(Grove)展_소피스갤러리_2016

My fresco painting is produced through "an act of making wounds" on a lime plaster wall or by lending scratches to the lime plaster wall before it dries. Black is applied to drawing paper made as a lime plaster wall and scratches are rendered before it dries. The images of plants or a garden are created in this process. This can be seen as a landscape created through the action of generating or exploring images by making scratches through a harsh process. Making scratches is a technical metaphor for contemporary life. Artificial landscapes are represented as a garden of healing reproduced with light and life. My work breathes and seeks to visually purify humanity's lost inner world. ● Artificial or urbanized nature is cut to be suitable for a world where humans reside, unnaturally underscoring "naturalness." This mode of nature presents multipronged viewpoints of human desire, selfishness, and a view of nature in urbanism. This metonymic nature and life are consumables and objects for research as well as another aspect of consumer society. My own viewpoints pertaining to life forms that maintain their life in a twofold position are represented by contradictions such as fresco paintings on the canvas, flowerpots as a blend of nature and artificial products, plants growing on a concrete wall, and a botanical garden intimating the origins of life. ● This exhibition features a range of works including fresco paintings, installations, and photographs which have mostly been produced recently. Tillandsia is the result of my serious consideration of unilateral care when growing tillandsias, a species of plant with a unique shape. This work elementally raises a question concerning if it is really possible to domesticate living things. In Stratum I is made up of shards and dust collected in the process of shaping concrete images. The scraped powder and its material properties are accumulated in an acrylic box, standing for a layer of time. In Stratum II composed of the fragments of naturally dried plants demonstrates a phenomenon in which "naturally produced" fragments of plants result in the same thing with "artificially produced" fragments of plants when they are trapped in a space irrespective of any process. ● Breath set in a corner of the venue leads viewers to a psychological space where they are able to appreciate the depth of light and shade made by the penetration of light in an artificially created nature. This work appears equivocal in its meaning while offering those living a hectic life for survival a space for meditation and relaxation: they are paradoxically forced to breathe in a fabricated system by making an artificial space plausible. The Grove, an installation work, displays a house whose outer walls are applied with lime plaster and whose interior is underscored with bright lighting. What catches our eye is a plant's sharp violent shape which creates a grotesque scene, symbolizing the plant's retaliatory spirit and violence against a selfish human who has confined it to a room. Sansevieria trifasciata used for this work is called snake plant because of its snake-like patterns on its leaves and also referred to as mother-in-law's tongue because its leaf looks like the tongue of a nagging mother-in-law. Also on show at the exhibition are my photographs featuring a labyrinth made of plants that remind viewers of some amputated parts of the body. These works are intended to reexamine the meaning of love through plants that have been the objects of earnest care. ● The exhibition titled The Grove will provide us with an opportunity to consider new viewpoints towards plants and landscapes unfamiliar to us, the concept on "carved grove," and my long-executed action of scraping. ■ KIMYUJUNG

Vol.20161029c | 김유정展 / KIMYUJUNG / 金維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