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ESTIGE

홍정욱展 / HONGJUNGOUK / 洪貞旭 / sculpture.installation   2016_1028 ▶︎ 2016_1117 / 일,공휴일 휴관

홍정욱_INTER:VESTIGE展_스페이스 오뉴월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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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103_목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오뉴월 Space O'NewWall 서울 성북구 선잠로 12-6(성북동 52번지) Tel. 070.4401.6741 www.onewwall.com

분해된 회화, 흔적의 사이(inter-vestige) ● 일본의 번역가들은 모호한 번역어를 만났을 때 야후 이미지 검색을 이용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이미지들은 포괄적이고 굳은 관념에 생기를 돌게 하고 적절한 용례를 제공해준다. 예술적 표현과 관념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상주의 미술처럼 한 시대의 사상적 조류를 선취한 예술 사조의 사례는 무수히 많다. ● 홍정욱은 회화적 논리에 기반한 섬세한 설치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회화적 논리라 함은 그가 회화를 전공했을 뿐 아니라 입체 및 설치 작업으로 확장된 작업 세계를 회화 어휘로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캔버스에 칠해진 물감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물질성과 평면성을 속성으로 갖는 그린버그의 모더니즘적 회화론 등 회화 자체에 대한 질문과 반성적 사유의 전통과 궤를 같이 하지만 홍정욱의 회화적 논리는 화폭을 둘러싼 상황, 즉 전시장의 형태와 조건, 수용자 또는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미디어론의 성격을 띤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된 회화 논리의 탐색은 철저히 수공업적 방식으로 제작된 오브제와 설치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홍정욱_INTER:VESTIGE展_스페이스 오뉴월_2016

실제로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며 만나는 설치물과 오브제는 전시장 전체를 화폭으로 상정한 작가의 회화적 요소로 기능한다. 원과 삼각형으로 구성된 프레임에 캔버스 천을 씌우고 채색한 (「inter- 연작」)은 연분홍과 민트 컬러로 칠한 전시장 벽과 조응한다. 점, 선, 면, 색채 등 회화의 기본 요소를 캔버스의 표면에서 분리한 후 벽과 입체 설치물의 관계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하도, 중도, 상도의 과정을 반복했음에도 의도적으로 매끈히 채색되지 않은 부분을 남겨둔 것은 그러한 구성적 의도를 드러내는 증거다. 따라서 수 겹으로 접착시킨 목질 재료를 자유자재로 구부려 이어 붙인 오브제(「o'er」, 2016)는 캔버스 프레임의 해체와 재구성이자 선과 면이 뒤섞이는 드로잉의 흔적이 된다. 자연광 아래서 생기는 음영과 어울리도록 종단면에 인입된 엘이디 조명은 색채의 역할을 맡는다.

홍정욱_o'er_전구, 스프링, 플라스틱 구, 구부린 자작나무 조각 30개, 삼각형 자작나무_170×108cm_2016

특히 스무 개 삼각 거울 조각으로 입면체를 이룬 「in situ」(2016) 작업은 벽 드로잉뿐만 아니라 갤러리 바깥 풍경을 끌어들인다. 작품이 자리한 공간의 주변 환경을 작품 자체로 수용하는 점에서 다니엘 뷔렌의 '인 시튜' 개념을 오마주한 것이리라. 하지만 홍정욱의 작업은 캔버스(또는 전시장)을 벗어나 확장을 거듭하는 뷔렌적 인 시튜와 달리 다시 회화적 논리로 귀환한다. 마치 세잔의 고투처럼 점, 선, 면, 색채는 회화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질문과 함께 분해와 재조립을 거친 입면체와 발광체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놀랍게도 그는 이 모든 작업을 모눈종이에 철저히 계산된 수치에 맞춰 한 땀 한 땀 손으로 휘고 구부리며 만들어냈다. 그가 한 해에 만드는 작품이 열 점이 넘지 않는 이유다. ● 2층 전시장 벽을 꽉 채운 작업(「axis」, 2006)은 자신의 설치 작업을 거대한 유사 캔버스로 환원시키는 작가의 집요함을 확인케 한다. 각각의 조각에서 평면을 탈출한 회화 요소는 말 그대로의 촉각성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중력과 파동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흰색 캔버스 천을 씌운 이 오브제 조각들은 각각의 틈이 맞물리며 굽이치는 선의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 구체적이고 생생한 회화 어휘는 작가가 자신의 과제와 팽팽히 맞서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 강상훈

Vol.20161031f | 홍정욱展 / HONGJUNGOUK / 洪貞旭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