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미술(The fine Art)

이상수展 / LEESANGSOO / 李相守 / sculpture.installation   2016_1109 ▶︎ 2016_1210 / 일요일 휴관

이상수_곱슬머리의 남자_레진에 크레파스_60×40×22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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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109_수요일_06:00pm

신한갤러리 광화문 2016 Shinhan Young Artist Festa 제5차 공모당선展

런치토크 / 2016_1202_금요일_12:00pm~01:30pm 미술체험 / 2016_1203_토요일_11:00am~12:30pm / 03:00pm~04: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신한갤러리 광화문 SHINHAN GALLERY GWANGHWAMUN 서울 중구 세종대로 135-5(태평로 1가 62-12번지) 4층 Tel. +82.2.722.8493 www.shinhangallery.co.kr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어릴 적 내 꿈은 화가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그 후 중학교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미술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연스레 고등학교 입시미술을 거쳐 미대에 진학하게 되고 대학원까지 졸업하게 된다. 그런데 공부를 더 할수록 미술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일들이 깊이를 가지게 되면 재미없어지고 직업이 되면 더 재미없어지듯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미술은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 오고 있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했고, 생계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했다. 배움을 더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미술은 나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시간동안 나는 미술이라는 틀 안에서 방황 하고 있었다.

이상수_등에 꽃이 있는 아르마딜로_레진에 크레파스_55×50×25cm_2016
이상수_푸른 로봇_레진에 크레파스, 수채_60×50×22cm_2016
이상수_하트 속의 여자_레진에 크레파스_65×40×32cm_2016

그러다 우연히 일곱 살 적 내 그림들을 모아둔 앨범을 보게 됐다. 그것들은 분명 내가 그린 그림인데 너무 신선했고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이런 형태와 구성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런 색을 사용했을까 싶었다. 지금의 나는 절대 그렇게 그림을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그림 속에는 그 어떤 고민도 망설임도 없었다. 그때 이런 생각에 미치게 됐다. '1989년 나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을까?' 나이를 먹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순수미술 한답시고, 석사학위까지 딴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순수하게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뿐이었다.

이상수_무지개 까마귀_레진에 크레파스_58×26×32cm_2016
이상수_진주귀걸이를 한 소녀_레진에 크레파스_93×60×35cm_2016

어릴 적 내 그림을 보고 나서 동시에 '나는 지금까지 왜 작업을 해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천천히 인정하게 됐다. 지금 나는 그때의 나, 일곱 살이던 때의 나보다 더 순수하게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이다. 오랫동안 순수미술계에 있으면서 미술세계를 보는 눈은 노련해지고 기술적으로는 숙달되었을지 모르지만 그와 반비례하듯 순수함을 잃어 왔단 걸 깨닳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충분히 순수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배워온 일련의 작업방법들로 어릴 때의 순수한 나와, 그 나이 때의 어린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일단 어릴 적 나의 그림들과 어린이들의 그림 안에서 아주 기발한 형태와 색채로 이루어진 소스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그것이 입체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것은 마치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기 전 드로잉을 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을 입체화 하는데 그림에는 없는 옆모습과 뒷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의 주관적 개입인 것이다. 이후 그 위에 크레파스로 채색을 한다. 보편적으로 크레파스는 훈련되지 않은 어린이들의 손에 가장 먼저 쥐어지는, 최초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미술 재료 중 하나이다. 어린이들이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은 어른들이 그린 그림처럼 선들이 정리 되어 있지 않고 모양이 자유롭다. 입체물 위에 크레파스로 채색을 하게 되면 익숙치 않은 손놀림으로 의도치 않은 선들이 그려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어린이들의 순수한 손놀림이 입체 작업물 위에 재현된다.

이상수_별이 빛나는 밤의 자유의 여신상_레진에크레파스, 수채_105×85×12cm_2016
이상수_얼룩말_레진에크레파스_75×100×10cm_2016
이상수_물속의 하마_레진에크레파스, 수채_105×85×10cm_2016

피카소는 미술이 가진 순수함의 근원을 아프리카 원시미술에서 찾으려 했다. 그렇듯 나는 미술의 순수함을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찾으려 한다. 앞으로 나의 작업은 계속해서 어린이들의 그림과 함께 할 것이다. 그 형태는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수도 있으며 알 수 없는 형태일 수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예상하고 계획할 수 없는 신선한 무엇인가일 것이다. ■ 이상수

Vol.20161109e | 이상수展 / LEESANGSOO / 李相守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