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

김성윤_박광수 2인展   2016_1103 ▶︎ 2016_1222 / 주말 휴관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초대일시 / 2016_1103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132(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53.766.9377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에서는 김성윤·박광수의 2인전 『블랙, 더 정글(BLACK, The Jungle)』을 마련한다. 오늘의 예술가들은 마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정글을 헤매듯 점점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운 동시대 미술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이번 전시는 회화의 재현이 보여주는 창작 전략이 동시대에 어떻게 유효하며 설득력을 지닐 수 있는지 살펴본다. 어둠의 감성으로부터 시작한 두 작가의 재현은 검은 숲의 공간이나 박제된 동물에 대한 묘사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상상하게 한다. 재현을 바탕으로 상반된 화면을 펼치는 두 작가의 서로 다른 대상과 표현 방식을 통해 그 어둠의 빛을 들여다본다.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 김성윤 섹션_2016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展_스페이스K_대구 김성윤 섹션_2016
김성윤_고슴도치_리넨에 유채_20.4×20.3cm_2015
김성윤_Untitled(Strathmore 400 Series Pastel)_ 아카이벌 수채용지에 UV 큐어드 프린트_35.6×27.9cm_2016

국민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김성윤(b.1985)은 재학시절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네 차례의 개인전과 여러 그룹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탄탄한 조형력을 바탕으로 초상화의 회화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의 인물 중심 작업에서 벗어나 동물을 대상화한 신작을 선보인다. 살아있는 동물이 아닌 박제된 동물을 직접 보고 실물대로 재현한 그의 그림은 초상도, 정물도 아닌 그 경계에서 '죽음'을 표현한다. 다람쥐, 족제비, 청둥오리 등 작가가 묘사한 동물들은 생전의 활기를 구현하려 애쓴 박제사의 노력을 헛되이 만든다. "이미지란 실제 대상과의 관계에서 삶과 죽음의 대립항 속에서 멈추지 못하고 끊임없이 작동하는 유령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생명이 사라진 가죽과 표면에 집중하여 죽은 존재 그대로를 드러낸다. 특히 김성윤은 이번 전시에서 작품 대부분을 벽에 기대어 바닥에 비스듬히 놓는 연출을 시도하는데, '작품의 물리적 하락'을 작가의 하락, 나아가 저자(author)의 죽음으로 확장 시킴으로써 창작에 대한 전통적인 지위에 반기를 표한다. 스페이스K 전시장 내에 걸레받이와 같은 하찮은 공간을 포착하여 장소 특정적으로 새롭게 제작한 검은 모노크롬 풍의 연작 「떼까마귀」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한편 미국의 유명 화구 회사의 스케치북 표지에 찰스 다윈의 초상화를 그려 넣어 합성한 프린트 작업에서는 아마추어리즘과 프로페셔널리즘의 무의미한 구별 짓기를 재고함으로써 전시 가치에 집착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강박관념과 이에 수반되는 미술계의 보이지 않는 통제와 굴레 하에 놓인 작가의 고민을 담았다.

박광수_검은 숲 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73cm×12_2015
박광수_검은 숲 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73cm×12_2015_부분
박광수_달의 달력_종이에 잉크_42×29.7cm_2014
박광수_검은 숲 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0×197cm×3_2015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수학한 박광수(b.1984)는 졸업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개최하며 다수의 기획전에도 참여하는 등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하고 있다. 드로잉이라는 창작 행위에 집중해온 그는 수법상 선 그리기를 일관되게 고수해오되 그 표현 영역을 평면에 국한하지 않고 입체와 동영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의 연작 「검은 숲 속」은 캔버스에 아크릴을 사용하여 형식상 '회화'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화들은 칠하기(painting)가 아닌 그리기(drawing)의 산물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선적 표현을 위해 나무젓가락에 다양한 크기의 스펀지를 부착하여 고안한 펜을 사용한다. 이 펜들을 통해 그의 작품은 물리적으로 성립 가능한 이성의 세계가 담지 할 수 없는 의식의 간극을 자유로운 공상으로 빼곡히 채운다. 그의 작품 속에는 "얼어버린 불, 구겨진 불빛, 섬광을 응시하는 새, 각자의 궤도를 도는 정물들, 떠있는 돌, 먼지처럼 허공을 맴도는 새의 움직임, 추락하는 꿈을 꾸는 사람, 죽음으로 사라진 이가 남겨놓은 사진의 먹먹한 풍경" 등이 마치 끝말잇기 놀이처럼 특정한 논리와 정형을 상정하지 않은 채 불연속적인 내러티브를 펼쳐간다. 「검은 숲 속」이 연출하는 풍경은 풍경화의 전형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 배경과 인물 혹은 바탕과 형태의 구별조차 무의미하게 만든다.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구상적 형태들과 그것들의 보편적 의미를 찾아내려는 헛된 노력 후에 비로소 그가 연결해가는 선들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연결되어 있으나 또한 파편화된 그의 역설적인 드로잉 행위는 우리의 일상적 세계에서 편집되거나 유실된 편린들을 이어 붙인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초현실이나 비현실의 풍경이라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시선에서 바라본 또 다른 현실에 대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 스페이스K_대구

Vol.20161115c | 블랙, 더 정글 BLACK, The Jungle-김성윤_박광수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