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족연대기: 물

2016_1108 ▶︎ 2016_1129

초대일시 / 2016_1108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윤수연_서원태_황귀영_송호준_무숀 제르 아비브 소원영_이동용_멜리나 니콜라이데스_앨리스 김 조우희_이동훈_강병화_임영수_장지은 조동영_박지현_권혁대_정규화_윤종민 최윤경_권병현_박진_이용규

기획 / 이혜원(대진대학교)

관람시간 / 10:00am~06:00pm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ONGDAEMUN DESIGN PLAZA, DDP 서울 중구 을지로 281 DDP 전면부 디자인거리 Tel. +82.2.2153.0000 www.ddp.or.kr

이 전시는 가뭄, 홍수, 지진, 테러, 쓰나미, 원전사고, 금융시스템붕괴 등 실제로 일어났거나 일어날지도 모르는 재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데 몰두하는 준비족들의 시각으로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물, 식량, 공기 문제에 접근하는 전시 3부작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한 국가에서 발생한 재난으로 전지구촌이 몸살을 앓는 상황이 빈번해진 21세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재난에 대한 성찰을 필요로 하는 시대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가 9/11테러와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를 가까이에서 목격하면서 자신의 철학적 토대인 젠더에서 한걸음 물러나 삶의'위태로움'에 대해 사유하기 시작할 무렵, 지구촌 곳곳에서는 준비족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일본 동북아 쓰나미와 세월호 참사 이후, 그 숫자가 급증했고 『생존21』과 『서바이벌리스트』라는 준비족 카페에는 현재 4만 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되어있다. 이러한 현상은 재난이 닥쳤을 때 누군가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상실한 채, 각자도생을 강구하는 준비족 문화가 더 이상 극소수 사람들의 기이한 취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인식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전시는 각각의 준비족이 대비하는 재난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모든 준비족은 공통적으로 비상시 물과 식량과 공기를 확보할 방법을 찾는데 고심한다는 점, 다시 말해, 인류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지키고 보살펴야할 가장 중요한 공유재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고민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들이 축적해온 물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지구촌이 처해있는 물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공유지식의 확대를 일차적인 지향점으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식물, 곤충, 조류, 사람 등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부양하는 식량문제로 관심을 확장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준비족인 농부, 잡초연구가, 도시양봉가, 야생콩연구가, 조류학자, 환경운동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이 미래를 위한 사회적인 실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 향후, 이 전시는 경주 예술의 전당으로 옮겨 전시된 후, 공유도시를 주제로 진행되는 『2017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의 현장프로젝트로 식량문제를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예정이며, 미세먼지 농도가 일기예보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실과 씨름하는 사람들의 공론장이 될 『준비족 연대기: 공기』편도 계획 중이다. ■ 이혜원

윤수연, 서원태는 해양운동가, 잡초연구가, 도시양봉가, 조류학자, 야생콩 연구가, 종자보존 농부, 환경운동가들과 만나고, 중국 내몽고지역의 쿠부치사막에 나무를 심으며 사막화와 싸우고 있는 미래숲 조림팀의 여정에 동참하며, 이 전시의 출발점이 되는 '활동가들의 방'과 '미래숲' 섹션에 포함된 모든 영상을 제작했다. 황귀영은 물과 환경문제를 일상의 소비와 연결시키는 「워터마트」를 운영한다. 이곳에 구비된 모든 상품에는 물과 환경 이슈에 관한 정보가 인쇄된 태그가 달려있고, 관객들도 각각의 물건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태그달기에 동참할 수 있다. 쇼핑을 원하는 관객이 물건을 골라서 카운터로 가져오면, 그 물건의 가격과 물발자국이 적혀있는 두 개의 영수증을 발급해준다. 만약을 위해 카운터 옆에는 반품함이 준비되어있다. 송호준은 생명체로 가장한 수질감시장치의 개발에 매진해왔고, 이번 전시에서 그 결과물들을 공개한다. 물의 온도와 Ph 레벨, 생화확적 산소요구량(BOD) 등을 종합하여 물의 오염정도를 알려주는 오리가족의 실물과 물의 전도성에 반응하는 저렴한 물고기 로봇의 설계회로도를 선보인다. 무숀 제르 아비브소원영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물이 다국적 투자은행들의 유망 투자종목으로 부상한 현상에 주목하며, 관객이 ATM에 돈을 입금하듯 일정량의 물을 넣으면, 그 물의 미래가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인터렉티브 작업을 제작한다.

이동용은 식물의 종자가 지닌 유전적인 특성이 지적재산권으로 인지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종자특허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야채와 곡물의 씨앗을 볼 기회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가 이 전시에서 선보이는 4개의 종자테이블은 우리가 먹는 채소씨앗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국내외 종자회사들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형형색색의 코팅된 씨앗을 농부들이 보존해온 토종씨앗과 대비시키는 한편,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식용잡초와 야생콩을 소개한다. 멜리나 니콜라이데스는 물과 농지 부족으로 인해 태생적으로 준비족일 수밖에 없는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농부, 수질전문가, 과학자, 엔지니어, 활동가, 정부기관 등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지중해권역의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해낸 농사법, 물관련 시설, 태양열 오븐 등을 소개하는 세 개의 영상을 전시한다. 앨리스 김, 조우희, 이동훈은 한반도의 주요 철새 도래지였던 영종도에 인천공항이 세워지면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검은 부리 저어새에 관한 공동 작업을 선보인다. 멸종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물새 중의 하나인 저어새에 관한 각종 연구자료를 소개하는 영상과 저어새의 이동경로와 5천 여 마리의 철새들이 이용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길, 그리고 그 위로 운항되는 비행기 노선들을 대비시키는 시각화 작업 등을 소개한다.

강병화 (1947년 생) ● '식물에게는 일요일이 없다'며 평생 시도 때도없이 산으로 들로 출동하며 살아온 잡초연구가. 7천여 점의 잡초씨앗과 330만장의 잡초사진 외에는 저축한 것이 없고, 잡초라는 말보다는 야생초, 들풀, 자원식물이라는 표현을 선호함.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임영수 (1977년 생) ●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산에 다니는 것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프랑스에서 산림경영학을 공부한 후, 12년째 사막조림가로 일하고 있다. 종종 눈을 감고 나무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낭만 작렬하는 멘트를 일삼는 것으로 보아 전생에 사람이 아니라 나무였던 것으로 보임. 장지은 (1984년 생) ● 어릴 때부터 새, 민물 게, 물고기 등 생명체에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 때 환경경진대회 (1회만 열리고 없어진 대회)에서 수상한 덕분에 부산과학고에 진학함. 이후 포항공대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에서 대체 에너지를 연구하다가 "지구가 너무 빨리 파괴되고 있는 것에 조급한 마음이 들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지구 살리기에 투신함. 조동영 (1944년 생) ● 30년 넘게 딸기 농사를 짓다가 1998년부터 토종콩인 갓끈동부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건강한 이유가 갓끈동부를 매일 먹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갓끈동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가 되는 경향이 있음. 아름다운 부인과의 사이에 딸과 아들 하나씩을 두었고, 농한기인 겨울에는 독서와 서예를 즐긴다. 박지현 (1973년 생) ● 큰 아이가 태어난 후 4주도 안되어 병원에 입원했다. 의사로부터 세상이 오염되다 보니 엄마 모유도 오염되어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환경운동에 눈뜨게 되었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외 환경단체, ASOC, 그린피스, WWF 등에서 해양 보전 운동을 해오고 있다. 권혁대 (1970년생) ● 7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고, 4개국어를 구사하며, 15년째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마스크를 끼고 사는 세 아이 (7, 8, 9세)의 아빠로 취미는 수영과 스킨스쿠버. 포병대에서 배운 삽질 실력이 사막의 인부들에게 인정받아 기뻐하며 10년째 사막에 나무를 심고 있다.

정규화 (1954년 생) ● 1983년부터 콩과 함께 살아왔고, 지금까지 5천여 곳에서 야생콩을 수집했다. 콩을 따려다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져 죽을 뻔한 적이 있는데, 소나무에 걸려서 목숨을 건졌고, 하루에 12시간씩 콩밭에서 일하는 것이 군살이 없는 몸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함. 극강 미식가이며 현직은 전남대 교수. 윤종민 (1974년 생) ● 어릴 때부터 조류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새를 보러 다녔고, 지금은 황새생태연구원에서 일하며 한반도에서 멸종된 황새의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다. 황새 외에도 멸종위기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에 대한 연구와 피식자인 박새류와 포식자인 까마귀과 조류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조류의 생활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최윤경 (1963년 생) ● 2012년 갑작스런 건강의 악화로 직장을 그만두고 치료의 일환으로 동네 텃밭을 시작했고, 이후 건강이 완전히 회복됨. 현재 강동 토종씨앗 도서관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주변 주부지인들을 밭으로 유인(!)하여 도시농업과 토종현장 교육을 실천하고 있음. 최근 토종배추와 강화순무로 김치를 담그고 그 충격적인 맛으로 인해, 토종 작물로 요리하는'이야기가 있는 토종식당'을 구상하고 있음. 권병현 (1938년 생) ● 전직 외교관/현직 미래숲 대표. 주중 대사로 베이징에서 근무할 당시, 서울에 있던 딸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때문에 숨을 쉬기가 힘들다"고 전화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막화에 관심을 갖게 됨. 그가 이끄는 미래숲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사막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84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박진 (1982년 생) ●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공기업에 다니다가 벌에 관심을 갖게 되어 도시양봉사업을 시작함. 현재 명동 유네스코, 핸드피트호텔, 부즈 사옥, 평강한의원, 스카우트 빌딩 등 서울과 경기권의 30여개 건물 옥상에서 꿀벌을 키우며 꿀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규 (1948년 생) ● 분당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이북 출신인 아버지가 두고 온 고향에 가깝다는 이유로 철원으로 이주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함에 따라 철원에서 성장함. 미술을 좋아하여 하나뿐인 아들을 미대에 보냈고, 현재 몽골출신의 이주노동자 2명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오대쌀 종자보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

전시문의: 황혜인 010-4914-8877

Vol.20161115j | 준비족연대기: 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