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ion MOVES

2016_1117 ▶︎ 2016_1129

초대일시 / 2016_1118_금요일_07:00pm

참여작가 김정한_조숙진_황은옥_이재욱_임노아 Fabian Bechtle_Konrad Muhe

후원 / 예술경영지원센터 협찬 / NON BERLIN 기획 / 정용도

관람시간 / 11:00am~07:00pm

Meinblau e.V. Haus 5 Kunst und Atelierhaus Meinblau Christinenstrasse 18-19, 10119 Berlin, Germany Tel. +49.30.449.6457 www.meinblau.de

예술작품 일반을 언급할 때 중요한 것은 본질적으로 예술작품이 가지고 있는 제의적이고 역사적인 본성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디어 아트와 관련되어 예술에 관해 논할 때, 우리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미학적 판단들이 아니라, 예술의 현전과 내용이 형성되는 과정을 언급해야만 한다. (물론 기존의 전통매체적인 작품들도 끊임없이 시대적인 재해석의 상황에 놓여있다는 면에서, 예술작품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예술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영역에 관해 기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한 예술작품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인간 삶의 다양한 양태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을 뿐만이 아니라, 또한 반대로 그 다양성 안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획득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야만 한다.) 이런 면에서 특히 오늘날의 미디어 아트와 같은 예술은 지속적인 운동과 변화 속에서 그 운명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김정한_Qualia_Landscape_Berlin_Seoul_인터랙티브 영상_2016

베르그송은 시간이 과거 속으로 끊임없이 미끄러져 들어간다고 말하면서 '현재'를 시간의 개념으로 상정하지 않는다. 그에게 과거는 현재를 통해 미래와 관계를 형성하지만,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경계가 아니다. 과거는 기억으로 존재하고, 기억은 미래와의 관계를 통해 삶으로 회상되고 표출된다. 여기서 현재는 과거와 미래 같은 개념적 구분의 영역이 아니라 '지금 우리'라는 일종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재형성시키는 촉매(catalyst) 역할을 한다. 달리 말해 기억(과거)과 희망(미래)을 매개하는 중간자적인 존재성을 지닐 뿐이다.

조숙진_I Have A Dream_영상, 사진, 군복, 혼합재료_2016

미디어 아트 이전의 전통매체 예술작품이 중력의 공간(gravitational space)에 기반을 둔 공간과 공간적인 시간성 위에서 작품의 형식과 의미를 생산했다면, 미디어 아트는 시간과 공간이 융합된 상대적인 시간의 프레임(relative time frame in space-time) 안에서 스스로를 진행시킨다. 즉 전통매체 미술이 객관성을 전제한 선험적(a priori) 태도로부터 예술에 접근했다면, 미디어 아트는 유동하고 변화하는 현실 자체를 작품의 존재근거로 가지고 있고, 또 그 안에서 의미를 생성시키려 하기 보다는 예술 작품의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을 그 자체의 미학적 상황으로 ― 목표가 아닌 ― 받아들이고 있다는 면에서 일종의 '시간적 리얼리즘'(temporal realism)에 속하는 예술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황은옥_68 years_혼합재료_2016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는 1927년 물질의 최소단위인 소립자를 측정할 때 위치와 운동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uncertainty principle)를 발표했다. 위치의 측정이 정확해질수록 운동의 측정은 부정확해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결론은 시간은 공간에 대해 상대적이고, 공간은 시간에 대해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수축과 팽창이 가능한 시간(감각적 반응의 강도에 비교할 수 있는) 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상대적 세계관의 생산물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는 더 이상 시각적인 분석과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시간 안에서 감각적으로 확장된 새로운 경험적 차원들을 현실로 끌어들이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칸트적인 "관조적 직관"이 아닌 '감각적 직관'의 차원들이 그 동안 소외되어 왔던 존재의 다른 부분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감상할 것을 요구한다.

이재욱_The Geology of Morals_단채널 영상_2016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을 설명하면서 러셀은 우주를 포함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자기만의 "고유시간"(proper time)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더 이상 보편적인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미디어 아트에 관해 혹은 좀 더 보편적인 21세기 예술론에 관해 말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사건에 관한 것이다. 왜냐하면 미디어 아트에서 예술은 이제 더 이상 의미를 생산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건에 참여하는 매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작용에 내재되어 있는 운동과 변화는 인간의 체세포 분열부터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된다. 그리고 미시적인 우리의 삶에서 수많은 사건들 또한 운동과 변화 속에서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가 관습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개별적인 실체로 생각해 왔던 시간과 공간은 더 이상 미디어 아트의 대주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뉴튼적인 관점에서 정의되는 연장적인 공간과 연대기적인 시간은 정지 상태 혹은 어떤 특정한 참조 점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그 동안 분리되어 생각해 왔던 시간과 공간을 "시공간"(space-time)의 개념으로 전이시킨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은 운동과 변화를 전제하기 때문에, 이런 시공간에서 모든 것은 결과 자체라기보다는 존재가 관계 맺게 되는 사건들의 효과와 질적인 특성, 오감적인 반응의 문제가 된다. 결국 기존의 분리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생성과 소멸이 존재하지 않는 절대적인 개념이고, 기껏해야 직선적인 운동 상태(여기서는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도 불순해 보인다)를 전제하는 개념들일 뿐이다.

임노아_The River I Must Cross Ⅱ_2채널 HD 영상_2016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인 station MOVES 는 상대성이론의 비결정적인 세계관에 근거를 두고 구성되었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그 동안 절대적인 기준이었던 길이(length), 시간(time), 시간적 질서(temporal order), 동시성(simultaneity) 같은 개념들이 더 이상 확고한 안정성을 지닌 기준점으로 생각될 수 없다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상에서 스테이션들(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중심', 진보적인 관점에서는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는)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그것을 유지해온 제도나 경계들 역시 변화와 운동의 범주 속으로 합류하게 될 것이다. ● 모든 개체가 "고유시간"(proper time)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해 모든 개인의 자기 고유의 '시공간'(space-time)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현대성의 진보(기술적인 발전을 포괄하는)라는 관점에서 21세기 미디어 아트에 관한 논의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인간의 욕망은 문화, 역사, 인간의 삶을 분열적으로 경계 짓고 장벽을 만드는 배제의 미학 안에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분리와 분단 같은 장벽들이 인간적인 진실들을 왜곡하게 되는 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와 정보의 세계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자유를 무한히 향유하고 있고, 그리고 경계는 점점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기술들이 '통합의 변증법'(dialectics of unification)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적 결과물들은 굳게 닫혀있던 경계들을 서서히 무너트려 가고 있다.

Fabian Bechtle_Secret. Service_영상_2015

질서 있는 시스템이라는 가상의 진실이 인간들에게 맹목적인 순응을 요구해 왔고, 이 같은 '올바름'(correctness) 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우리에게 위계성과 자본경쟁의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시민'이 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운동과 변화의 세계에서 여전히 질서에 순응할 것을 요구해온 '스테이션'들은 우리 모두가 자기 스스로의 공간을 유통시키고 성취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새로운 메시지(맥루한적인 의미에서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로 분화되었다. 더 이상 고착된 문화의 형식들은 유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인간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운동의 계기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구촌 시민의 제1원칙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했듯이, 제1원인이 그 자체의 추진력을 지니고 운동할 때, 비가시적인 그 힘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무 곳에도 구속되지 않은 현대인들은 이런 디지털적인 자유를 실천하고 있고, 그 동안 서로를 단절시켜왔던 경계들을 초월해 가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우리를 "Unification"이라는 새로운 실재로 인도할 것이다. ■ 정용도

Konrad Mühe_Avalanche_유리, 프로젝터, 영상_2013

The basic ideas comprising the exhibition station MOVES are approached through relativity theory. This idea suggests that everybody has his or her own "temporal speed" (proper time). In our real lives in contemporary culture, speed is central, not only in portraying human lives and minds and realities, but also in the advancement of modernity ­ technological development. However, conflicting human desires have cordoned off cultures, histories, and lives through physical barriers and political divisions. The resulting ideological barriers deform human truths. ● People in cyberspace and the world of information have immense capacity to enjoy freedom, where borders interweave and lose power. Internet and new media technologies open up new possibilities and create a new "dialectic of unification". These technologies steadily dissolve borders, previously experienced as rigid national and international boundaries. The supposedly simple truths of this ordered system manipulate people to compel obedience. These systems of 'correctness' demand we become good citizens in a competitive world of rank and capital. But in this new era of change, 'grand stations' of order disperse and differentiate with new media messages, with a theme of freedom: everybody has the right to negotiate their own space. Fixed forms of contemporary 'culture' disappear and movement, from each forum where people meet and communicate, is the first principle of global citizenship. As Aristotle put it long before the digital age, when something moves with its own propulsive force, even when it's invisible it still has the power to change the world. Modern people, with an unbound ability to roam, are exercising this freedom, and transcending the boundaries that once cut them off from each other. This is leading us into a new reality of "Unification". ■ Yongdo Jeong

Vol.20161118i | station MOV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