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원의 식사 \3,000 meal

김지연展 / KIMJEEYOUN / 金池蓮 / photography   2016_1124 ▶︎ 2016_1230 / 주말,공휴일 휴관

김지연_김치수제비 3,000원_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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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블로그_blog.naver.com/jungmiso77

초대일시 / 2016_1124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서울시 NPO 지원센터 SEOUL NPO CENTER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39 부림빌딩 1층 Tel. +82.2.734.1109 www.seoulnpocenter.kr

삼천 원짜리 국수장사를 30년을 해온 사람이나 한 끼 식사를 삼천 원 주고 먹는 사람에게나 삼천 원은 절대 수치인 것이다. 삼천 원을 받아서 떼돈 벌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을 것이며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삼천 원을 주고 사먹는 식사는 허기를 면해주고 나름 서민생활의 구수한 정취를 느끼게 하지만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정찬에서 즐기는 스스로를 만족하게 하는 인생의 성취감 같은 것은 느끼지 못 할 것이다. 천원어치 붕어빵을 사면서, 혹은 이천 원짜리 두부 한 모를 사면서 그들에게 모델을 서 줄 것을 간청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장사를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때로는 뜨거운 국 사발을 나르는 늙은 주인장 앞에서 단 2초의 시간을 할애 받는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지체 할 때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물이 식을까봐, 국수가 부르틀까봐 걱정을 한다. 나에게도 이런 단순하고 명료한 삶의 명분이 있을까?

김지연_장터국수 3,000원_사진
김지연_두부 한모 2,000원_사진
김지연_막걸리 한병 2,000원_사진

어떤 장사꾼이든 장사를 취미나 재미로 하는 사람은 없다. 이들은 본인은 물론 가족의 생계를 걸고 매일매일 삶 속에서 투쟁을 한다.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표정 속에는 "참, 세상살이가 쉽지 않네요." 하는 것과 "이것 한 번 드셔 보세요"하는 것과 "아이고, 나 참, 쑥스럽네요."하는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있다. 이것은 개개인의 각기 다른 표정이라기보다 모든 장사하는 사람들의 깊은 속내가 섞여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지연_찐빵 6개 2,000원_사진
김지연_콩나물국밥 4,000원_사진
김지연_꽃게 세마리 5,000원_사진

임실 강진장날 머리에 보따리를 인 할머니를 만나 사진을 찍다가 이야기가 길어졌다. 겉보리와 옥수수를 이고 와서 뻥튀기를 하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저녁나절까지 어디서 기다려야하나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겨울의 시골 장터는 띄엄띄엄 장꾼들이 전을 열고 있지만 바람은 난전의 천막을 휘갈기며 지나가고 있었다. 할머니는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밥을 사먹을 생각도 않고 있었다. 애당초 점심값은 계획에 없는 듯했다. 나는 같이 국수나 사먹자고 권했다. 할머니는 처음 사양하더니 이내 보따리를 이고 따라왔다. 그이는 뜨거운 장터국수 국물을 마시며 "아, 맛있네!"하고 중얼거렸다. 양은 국수그릇을 움켜든 두 손은 손톱이 닳고 살결은 거칠었다. 삼천원짜리 식사가 이런 것일 수도 있구나 하고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김지연_백양국수 1단 5,000원_사진
김지연_돼지고기 한근 6,000원_사진
김지연_꼬막 1되 10,000원_사진

이번 작업은 우리 삶에서 쉽게 접근하는 서민생활의 기본적인 물가 단위가 얼마나 무겁거나 혹은 가벼운지, 지나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각인되어지는 숫자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현시점에서 체감하는 숫자는 세월이 지나면 어떤 무게로 기억 될지 알고 싶다. 그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서민들이 삶의 무게며 단위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지연

Vol.20161124a | 김지연展 / KIMJEEYOUN / 金池蓮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