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 Inward Thoughts

김남표展 / KIMNAMPYO / 金南杓 / painting   2016_1125 ▶︎ 2016_1220 / 월요일 휴관

김남표_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4_캔버스에 유채, 파스텔_112.1×145.5cm_201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411h | 김남표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6_1125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피아룩스 PIALUX ART SPHERE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24(연희동 706-5번지) Tel. +82.2.732.9905 pialux.co.kr www.facebook.com/pialuxartsphere

실재하는 즉흥환상-몽상의 경계에서 바라보는 김남표의 「속내」 ● 초현실이란 단어가 무색한 시절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헛것인지 그 경계를 알 수 없는 작금의 현실 속으로 작가 김남표는 부드럽고도 난폭한 '물'의 이미지를 필두 로 신작을 공개했다. 즉흥적으로 모아지고 펼쳐지는 김남표 작품의 선명한 특징은 바로 설득력이다. 시공간의 폭이 큰 오브제들의 콤포지션이지만 작품 앞에 서면 아무 저항 없이 그가 말하는 것들이 믿어진다. 능청스러울 만큼 위트 있고 애잔한 숙고가 느껴진 다. 이쯤 되면 작가 김남표의 즉흥환상은 어디엔가 실재한다고 할 만하다. 이 세계가 전 부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 현상은 그 자체로는 비현실적이지만 더 정확히는 현 실과 가상 너머에 있다고 건축학자 헤르만 죄겔이 말했듯이 말이다.

김남표_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1_캔버스에 유채, 파스텔_130.3×162.2cm_2016

기존의 'Instant Landscape' 연작들은 고전적 가치가 묻어나는 아이콘과 절묘한 테크 닉, 다양한 물성과 몽상의 안내자 같은 동물들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병치해 냈었다. 2016년 작가 김남표는 그 궤를 이으며 비워 두었던 여백을 연결한다. 물이다. 생명이 잉태되고 결합하고 정화되고 휩쓸리고 사장되는 물은 신작의 전반에 걸쳐 강력한 에너 지를 뿜고 있다. 폭포와 잔잔한 바다, 개천과 운무까지 김남표의 작품에는 늘 물이 있어 왔다. 작품의 몽환적 분위기를 돕고 아이콘들을 한데 엮었다. 그런 물이 신작들에서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김남표_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2_캔버스에 유채, 파스텔_162.2×130.3cm_2016

강렬한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을 예로 보자. 불타는 배와 검푸른 바다에 호랑이 두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은 털끝 하나 젖지 않고, 표정은 따사로 운 햇살이 내리쬐는 초원의 오후인 듯 심상하며 평화롭다. 뜨겁게 폭발하는 불기둥과 한 눈에도 유독할 듯한 검은 연기가 상징하는 원초적 난폭함에도 아랑곳 않는다.노아의 방주 는 대표적으로 난폭한 물을 상징한다. 방주 아래 모든 것을 수장시킨 노아의 물, 하지만 동시에 그 물은 새로운 잉태, 정화된 생명의 시작이다. 그런 물이 어찌 고즈넉하기만 하고 평안하고 밝디 밝을 수 있을까? 작품 「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2, oil and pastel on canvas, 2016」의 두 안내자가 헤엄치는 바다는 모든 것이 끝나 고 시작되는 방주를 품은 바다처럼 두꺼운 유채물감이 압도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김남표_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3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6

김남표 작가의 위트는 다음 작품 「Sensi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1, oil and pastel on canvas, 2016」으로 연결된다. 불의 바다에서 헤엄친 알레고리아 안 내자들은 어디서 얻어 탔는지 조각배 안에 모여 있다. 속 편해 보이는 이 호랑이와 얼룩 말, 포니와 백호들은 제 각각 다른 곳을 바라보며 파도에 흔들린다. 배 후미의 원숭이는 꽃나무 가지 하나를 들었다. 예전 작품에서 보여진 봉긋한 봄의 꽃송이는 없지만 원숭이 가 잊지 않고 챙겨 온 꽃나무는 생명을 품는 바다 속으로 드리워져 있다. 먹이사슬도 의미 없는 이들의 조합은 화면 정면에 위치하여 마치 보는 이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을 정 하라는 듯 유유자적 흔들리고 있다.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저 풍광이 실존하지 않는다고 극구 부인할 마음도 들지 않는다.

김남표_Instant Landscape - Fetching #1_나무에 유점토_122×150cm_2015

물의 탐구는 계속된다. 두껍게 발라진 유채물감의 뒤섞임으로 표현된 바다 풍경은 역동적 으로 변화한다. 지극히 회화적인 화면 속의 입체적 대비는 또 다른 작품에서도 수묵화적 인상과 섬세하게 표현된 검은 파도, 돌출되는 날카로운 물감 덩어리의 엣지, 그리고 층층 이 발리고 뭉개지는 물성으로 나타나는데 작가의 존재에 대한 사유, 미적 현상에 대한 고 민을 엿보는 것 같다.

김남표_Instant Landscape-Traveler #29_캔버스 목탄, 파스텔_130.3×193.9cm_2014

마지막으로 두 백호가 등장하는 작품을 보자. 2014년 작품은 깨끗한 물, 아이코닉한 동물과 파도 아래 점처럼 놓인 동양적 건축물이 여백에 놓여 있다. 재현의 재현처럼, 그림 속에 그려진 호랑이가 전경에서 걸어가는 백호 를 무심하게 바라본다. ● 신작 「Sensitive Construction #4, oil and pastel on canvas, 2016」작품은 보는 순 간 울컥한 마음을 자아내는 감각적인 작업이다. 여백도 병치도 없다. 무너진 문명 속으로 김남표의 호랑이가 말 그대로 걸어 나오고 있다. 땅은 젖어 있고 세월이 입혀진 미묘한 건 물의 색채는 날카롭게 할퀴어진 전기선으로 얽혀있다. 그 정면으로 섬세하고 끄덕 없는 백호 한 마리가 두터운 실존의 발걸음을 옮긴다. 작가와 감상자가 가장 강력하게 만나는 순간이 아닐까 한다.

김남표_Instant Landscape - Parrot #4_인조퍼, 캔버스에 목탄, 파스텔_91×116.8cm_2015

김남표의 작품들은 무의식적인 상상과 상징의 이미지를 뒤흔들어 우리의 인식 속에 고정 되어 가는 이 세계의 안정성, 회화의 재현성에 물음을 던져왔다. 2016년 신작들은 그 무 의식과 상상의 세계가 품고 있는 불투명하고 어둡고 경쾌하고 정처 없고 거침없고 멈추지 않는 본질을 슬쩍 들쳐 올리는 작가의 속내를 드러내는 듯 하다. ■ 피아룩스 갤러리

Vol.20161125e | 김남표展 / KIMNAMPYO / 金南杓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