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_밖(Under_Cover)

이민경展 / LEEMINKYUNG / 李珉暻 / painting   2016_1125 ▶︎ 2016_1225 / 월요일 휴관

이민경_Ribbon_재단한 캔버스, 디지털 프린트_80.3×53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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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124_목요일_05:00pm

성남청년작가전6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수요일_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성남아트센터 반달갤러리 SEONGNAM ARTS CENTER BANDAL 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808 (야탑동 757번지) 큐브미술관 입구 Tel. +82.31.783.8144 www.snart.or.kr

지난해 말 큐브미술관은 성남의 청년작가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아트마켓-아트로드' 사업의 파일럿 전시로 『성남청년작가: 블루 in 성남』展을 진행하였다. 두 차례의 파일럿 전시 참여작가 중 6명을 선정하여 2016년 개인전 형태로 성남청년작가전을 선보인다. ● 그 여섯 번째 전시인 성남청년작가전6 『이민경: 속_밖』은 우리를 구속하거나 속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은 시선으로 담백하게 담아낸다. 리본, 넥타이, 코르셋, 속옷, 단단하게 묶여있는 실타래 등 우리 주위에 있는 흔한 소재를 가지고 이민경만의 작업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이민경_Ribbon_재단한 캔버스_80.3×53cm_2016
이민경_Ribbon_재단한 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10
이민경_Ribbon_재단한 캔버스, 디지털 프린트_130×130cm_2010
이민경_Ribbon_재단한 캔버스에 혼합재료_130×162.2cm_2016

전시명의 '속 밖'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그 안에 있는 또 다른 모습에 대한 이야기다. 캔버스 위에 보여지는 이미지는 물감으로 그리거나 붙인 것이 아닌 재단(裁斷)과 바느질을 통해 캔버스 안에서 일체화된다. 오차 없이 계산되어 재단된 바탕의 공간과 주제가 되는 이미지, 두 종류의 공간이 마주하며 만들어지는 긴장감과 그 지점에서 보이지 않는 끈의 끝처럼 확장의 여지가 만들어 진다. ● 면과 면이 마주 닿아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간들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재단과 바느질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은 빛에 의해 그림자로 형성되는 실존 공간이며, 물감이 발린 가상의 공간으로 화면 안에서 함께 존재하게 된다. 캔버스, 린넨, 비단, 기타 천 조각 등의 다양한 질감과 패턴은 이민경 작업의 도구로 재생산되어지며, 필요에 따라 천에 직접 프린트를 하거나 붓으로 그려 사용한다.

이민경_리본사다리_재단한 캔버스_27.3×22cm_2016
이민경_리본사다리_재단한 캔버스_27.3×22cm_2016

200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해오고 있는 '리본(Ribbon)' 시리즈는 이민경 작업의 근간(根幹)이 되는 작업 중 하나다. 리본은 어떠한 대상을 단단히 고정시키고자 할 때 묶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이민경의 리본은 단단하게 고정되어져 안정적인 현실을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걸 풀어버리고 다른 삶을 꿈꾸는 듯한 이중적 장치로 보여진다. 작가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단아한 느낌의 작업들은 마치 엄격한 규범 안에서 자란 조선시대 여성상을 보여 주는 듯하다. 한편, 이민경의 또 다른 작업은 어딘가에 매어있기 싫어하며 욕망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현대의 여성 같은 느낌을 준다. 화면 안에서 주제가 되는 이미지를 화면 중앙에 배치하고 바느질로 깔끔하게 마무리 된 외곽선들은 안정적이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이민경_속_재단한 캔버스에 혼합재료_50×50cm_2016
이민경_밖_재단한 캔버스에 혼합재료_50×50cm_2016

이와 반대로 이미지를 화면 한 방향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거나 기울어진 형태로 배치하고 화면을 구성하는 이미지는 트리밍한 것처럼 전체 이미지의 일부분만을 표현하여 캔버스 화면 밖으로 확장시켜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또한 바느질된 천의 뒷면을 보는 것처럼 천과 천이 복잡하게 엉키고 돌출되어 불규칙한 하나의 패턴을 만들어 낸다. ● 이민경 작업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끈(Rope)'은 조이고 묶는 도구이자 연결하는 도구이며 끝을 알 수 없는, 확장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안전을 유지하게 보호해주는 장치로 사용되며, 고정시키거나 속박하려 하는 장치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전래동화 '해님 달님'에서 나오는 동아줄과 같이 구원의 존재로 쓰이기도 한다. ●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긍정적 의미의 '끈(동아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존재로써, 또는 세상의 풍파를 이겨내고 지지해주는 버팀목 같은 존재로써 그것은 사람, 신, 종교, 돈, 직업, 일 등 유ㆍ무형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민경은 자신을 구원해주는 존재는 '노동'이라 말한다. ● "나는 실과 바늘로 조각들을 연결한다. 그것은 매우 지루한 과정이다. 한 땀 한 땀, 반복되는 바느질은 단순한 노동이지만 또한 몇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섬세함을 요구한다. 작업은 일종의 수련과 같다. 노동의 수고스러움은 종종 위안과 안정감을 준다." (이민경 작가노트 중에서)

이민경_속밖_재단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33.4cm_2016

이민경을 구원해주는 '노동'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순수하게 작업에 몰두하는 자신만의 시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한 남자의 부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작가에게 가정과 일 두 가지 일을 함께 병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열거하거나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온전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작가에게는 위로가 되며 안정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진다. ● 2016년 막바지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연일 시끄럽다. TV 속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드라마 같은 사건들이 터져 나온다. 안그래도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느꼈을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은 충격과 허탈감에 빠지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진정 우리를 구원해 줄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외치고 싶게 만드는 요즘이다. ● 지역의 청년작가 변윤희, 윤경희, 조성훈, 홍의영, 함수연, 이민경 여섯 명의 작가들의 전시가 어느덧 마무리되었다. 언제나 마지막 순간이 오면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듯하다. 조금 더 힘을 보탰으면 어땠을까? 대한민국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당사자가 아니기에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미술관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작가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민재홍

Vol.20161126e | 이민경展 / LEEMINKYUNG / 李珉暻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