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달

김승환展 / KIMSEUNGHWAN / 金昇煥 / photography.media   2016_1123 ▶︎ 2016_1130

김승환_두개의 달 #00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액자_103.95×230.47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제주특별자치도_제주문화예술재단

관람시간 / 11:00am~09:00pm

온천탕 제주 서귀포시 중앙로 13

엮은글 ●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은 한번쯤 제주도를 찾을 만하다. 수려한 자연풍광은 물론이려니와 무려 일만 팔천이나 되는 신들이 따뜻하게 맞이해줄 테니 말이다. 제주의 바람이 세속 먼지 묻은 몸을 씻어준다면, 따뜻한 마음의 신들은 사람들의 지친 가슴을 보듬어줄 것이다. ● 제주도의 신들은 '꽃'과 '평화'를 사랑한다. 이 신들은 대개 사람으로 태어난 후 최고신의 선택에 의해 신의 자리에 올랐기에, 자나깨나 사람들의 걱정거리를 덜어줄 생각만 하고 있는 선량한 신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꽃'으로 넘친다. ●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곳에 '서천꽃밭'이 자리하고 있고 이 꽃밭에 각종 알록달록한 꽃들이 자라난다. 산육신이 사람들에게 아이를 점지할 때는 이 꽃밭의 '생불꽃' 을 주고, 죽은 사람을 살릴 때는 누군가 이 꽃밭의 '도환생꽃' 을 따다가 죽은 이 뼈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물론 나쁜 사람들을 단박에 죽어버리게 하는 '수레멜망악심꽃' 도 있다.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면 때로 어쩔 수없는 악한들을 솎아낼 필요도 있으니까. ● 제주도의 신화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한국의 신화' 이다. 진짜 이야기는 항상 변방에 남아 오래된 사람들과 그자리에 있는 법이라 하지 않는가. 한국의 본토에서 오래 전에 사라져버린 신들이 다행스럽게도 죽지않고 제주도에만 살아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각박한 세상 신들이 살 만한 곳은 오직 제주도라는 특별한 공간밖에 없기 때문이다. ● 그뿐 아니라 숲을 이루는 나무들과 새, 짐승들이 인간, 귀신들과 말을 하고 그들간의 구분이 없었다. 그야말로 혼돈이였다.

김승환_두개의 달 #00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액자_79.15×117.38cm_2016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ㅤ 오랜 시간동안 중산간을 지켜온 고목들이 베어진다. 새들과 짐승들은 한 낮에는 뜨거운 볕을 피할 그늘을 찾을 수 없고, 밤에는 이슬을 피할 ㅤ곳을 찾기가 힘들다. 투기와 개발로 사람들은 괴물로 변해간다. 지금도 강정과 신산의 토지 개발 현장에는 두개의 태양과 두개의 달이 떠있다. 하나의 달은 그것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며, 또 하나의 달은 그것을 하지않으려는 생각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것인지 따지지 않는다. 두 개의 다른 생각들이 충돌해 제주도에 새로운 신화가 쓰여지고 있다. 말 그대로 또 다시 혼돈이다.

김승환_두개의 달 #005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액자_150.05×69.32cm_2016

신화속에는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인간을 비롯한 만물이 대등하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교감한다. 신화 속에서 인간은 자연의 혜택에 고마워한다. 그리고 자연의 심술에 좌절하거나 거역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서 인간은 그렇게 자연을 닮아 간다.ㅤ 자연을 파괴하고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현대 문명인의 잘난 그것과 다르다.ㅤ 문명은 자연과 신화를 파괴하면서 현대인의 인간성 마저도 앗아가 버렸다.ㅤ 미쳐 날뛰는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다시 신화여야 한다. ■

* 엮은 자료 장주근 '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 한국 신화의 민속학적 연구' 민속원, 2013 허남춘 '제주도 본풀이와 주변신화' 보고사, 2011 이석범 '제주신화' 황금알, 2005 현용준 '제주도 신화' 서문당, 1996

김승환_두개의 달 #00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액자_69.32×150.05cm_2016

구름이 흐르는 방향으로. / 파도가 모여든다. // 메마른 땅에 . / 물이 솟아나고 // 열매를 맺고 //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 나무가 잘려나가고. / 물줄기가 터지며 // 무언가는 사라지고. / 무언가는 넘쳐난다. // 바람은 돌고돌아. / 나부끼던 사람들이. / 하나 둘 섬으로 흘러온다. // 모양도 색도 제각각. / 춤을 추는 사람들. / 무언가를 찾으려는 사람들 // 이미 섬에는. / 많은것이 공존한다. // 갇혀버린 것들과. / 스스로 갇힌 삶 // 인어는 척박한 삶이되고. / 전설이 된 고단한 삶은. / 형형색색으로 나부낀다. // 해가 다시 저물어. / 고깃배들이 바다로 나가면 // 그곳에는 어김없이. / 빛이 밝아온다. ■ 김승환

Vol.20161126i | 김승환展 / KIMSEUNGHWAN / 金昇煥 / photography.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