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bipolar

박유진展 / PARKYOUJIN / 朴唯眞 / painting   2016_1126 ▶︎ 2016_1218 / 월,화요일 휴관

박유진_군중_캔버스에 유채_97×145.5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토_11:00am~08:30pm / 월,화요일 휴관

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 arTinsun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43-16 Tel. 070.4157.2016 www.artinsun.com blog.naver.com/artylook

박유진 작가는 인간 중심을 기반에 두고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개인들의 감정을 연출하여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회화 작업을 진행한다. ● 작가의 작업은 전통적인 평면이나 입체 같은 미술작품의 범주보다는 수많은 낱장의 장면들이 연결되어 내러티브를 갖는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각적인 심상을 유도하는 것이 회화적이라고 한다면, 박유진 작가는 영화를 회화적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흐름을 따라 회화의 색채 대비나 원근감의 강조 등 크고 작은 강약들이 이야기의 프레임 안에서 '현실' 세계를 재생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관객은 가상의 영화와 현실에 몰입하여 자신을 이야기와 동일시하게 된다. ●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듯 영화 속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의 실제 혹은 허구적 사건들의 연결을 의미하는 내러티브의 구조(동일시)를 그녀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박유진_그곳에 있는 숲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4
박유진_그들종이에 포스터 물감_39.4×26.8cm_2016
박유진_태양을 처음 본 여자_종이에 포스터 물감, 연필_39.4×54.5cm_2016

작가는 각각의 작품 안에서 인간과 공간을 계속 재배치하여 이 둘 사이의 표면적 관계를 재설정한다. 사람들의 꿈과 현실, 역할극으로의 포장된 이미지와 실재에 관한 이야기 등 작가가 일상과 삶에서 관찰하고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기초에 두고 태어난 작품 속 가상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소통 혹은 현실의 간극을 상상하게 만들어 나와 작품을 동일시하게 만든다. ● 이번 전시 타이틀인 '조울증' 또한 그 자체 단어 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고, 회화적 강약으로 표현된 인간과 공간의 관계는 정상처럼 보이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병리 현상을 담은 조울증으로 은유 되었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집단에 포함되고, 외부의 시선을 견뎌내기 위해 진짜의 모습을 감추고, 자신을 적당하게 포장하는데 익숙해진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공간에 주목한다. 그들은 정상처럼 보이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작가 개인의 성찰 및 작가가 바라보는 동시대 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관찰로의 조울증이겠다.

박유진_풍경_종이에 수채_26.8×18.7cm_2016
박유진_흔적_캔버스에 유채_72.7×100cm_2016

이번 전시는 작품 안에서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공간과 함께 형형색색 보여주고, 그들의 내면을 구체화시켜 들여다볼 수 있다. 작고 형식적으로 표현된 인간은 고정된 것처럼 보이고 그에 대비한 공간은 계속 변화하는 화면을 구성한다. 거대한 공간 속에서 아주 작은 존재로 등장하는 인간, 적막감이 감도는 공간에 갇힌 개인의 무력함 등 공간에 살아가는 익명의 인간들이 독백을 하듯 담담하게 표현되어 우리는 익명이 느끼는 조울증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 하지만, 작가는 겉으로 보기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인의 병리를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듯하나, 사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특정한 관점이나 태도를 제시하기 보다는 드러난 표현 너머로 근본적인 인간에 집중하고자 한다. ● 인간의 본다는 시각적 행위에 대한 일상적 관념을 해체시키고 인간의 본다는 행위를 절대적 존재로 끌어올리며 인간에게 공간에 시선을 주는 권력자로의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에 드러난 전반적인 이미지의 반전을 꾀한다. ● 공간 혹은 세계는 인간의 시선을 꼭 받아야만 인식될 수 있는 존재이고, 인간의 시선이 없다면 한낱 무의미한 존재일 뿐이다.

박유진_조울증 bipolar展_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_2016
박유진_조울증 bipolar展_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_2016
박유진_조울증 bipolar展_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_2016
박유진_조울증 bipolar展_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_2016

이번 전시를 바라보는 관객은 퍼포먼스의 객체이자 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각각의 작품을 감상하며 관객이 겪는 크고 작은 공감각적 경험 또한 작품의 주요한 일부가 된다.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던지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 '인간은 아주 작고 하찮은 존재이지만 그 속에는 위대함이 잠재한다.' ●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표현 너머의 잠재되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은 충동으로의 '조울증'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겠다. ■ 최인선

Vol.20161128d | 박유진展 / PARKYOUJIN / 朴唯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