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문인사기획展2-조지훈편   2016_1116 ▶︎ 2016_120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1116_수요일_05:00pm

오프닝 퍼포먼스 김시율&안정아_박나훈_서울시민예술대학(성북캠퍼스 문학학교)

참여작가 김시율(음악)_박나훈(안무)_정진화(회화)_홍장오(전시디자인)

주최,주관 / 성북구청_성북문화재단 기획 / 성북예술창작터_정책협력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성북예술창작터 SEONGBUK YOUNG ART SPACE 서울 성북구 성북로 23(성북동 1가 74-1번지) Tel. +82.(0)2.2038.9989 cafe.naver.com/sbyspace www.facebook.com/sbartcenter www.sbculture.or.kr

성북구에는 다양한 근현대 문인과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활발히 창작한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들에 대한 역사적, 인문학적 자원의 적극적인 활용은 미흡한 상태이다. 문인사 기획전은 이러한 필요성에서 시작되었으며, 매 년 한명의 지역 문인을 선정하고 관련 자료들을 시각화하는 아카이빙 기반의 전시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 올해는 청록집 발간 70주년으로서, 문인사 기획전의 두 번째 인물로 조지훈을 선정,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을 개최했다. 전시 제목은 그의 시 「완화삼(完花衫)」의 일부로서, 학자이자 논객으로서의 확고한 지조와 신념,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순수성을 일평생 지키며 살았던 그의 깊은 성정과 내면세계를 관통하는 구절로도 해석된다. 신념을 지키며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쉼 없이 요동치는 내적갈등과 고통들을 대면하고 견뎌내야 하는 역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_성북예술창작터 1층_2016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_성북예술창작터 1층_2016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_성북예술창작터 2층_2016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_성북예술창작터 2층_2016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_성북예술창작터 2층_2016

전시는 층마다 컨셉을 달리하여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구성됐으며, 전시디자인은 설치작가 홍장오가 맡았다. ● '시의 숲'으로 구성된 전시장 1층에서는, 조지훈의 시와 문집 등 그의 작품세계를 직접적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신경림 시인이 추천한 「완화삼」을 비롯해 총 4편의 추천 시들이 긴 나무 구조물들에 기록되어 전시장을 가득 채움으로써, 관람자들은 마치 숲을 거닐 듯 그 사이를 오가게 된다. 그 밖에, 청록집 관련 자료,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조지훈의 독특한 작품 '이력서'등을 감상할 수 있다. ● '돌의 미학'으로 이름 지은 2층에서는, 조지훈의 작품에 대한 예술가들의 다양한 해석, 그리고 그에 관한 에피소드 등이 소개된다. 이 곳에 설치되는 거대한 구조물은, 곧잘 바위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지조있는 선비 조지훈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2층에서는 성북동에 위치한 방우산장 조형물, 조지훈 집터, 심우장 등을 배경으로 한 박나훈 무용가의 안무영상, 그리고 나비의 날개형상으로 쓰인 독특한 시「백접」에 곡을 붙인 김시율 음악가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외부의 윈도우 갤러리와 전시장 내부 곳곳에서는 조지훈의 내면세계를 예술적으로 해석한 정진화 작가의 시적 상상이 가득한 그림들을 찾아 볼 수 있다. ● 이번 전시는 신경림 시인, 고려대학교 여러 기관들과 후학, 관련 기관, 성북의 커뮤니티와 주민들, 예술가 등의 협력, 그리고 유가족분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점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고뇌와 환희가 동시에 수반되는 역설을 꿋꿋이 살아냈던 기품 있는 한 문인에 대한 기억을 통해, 신망을 잃어버린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기쁨과 감동을 느끼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 김소원

김시율_백접_영상_00:03:50_2016 시_조지훈 / 작곡 및 피리_김시율 / 노래_안정아 / 영상_박태준

김시율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피리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며,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에서 동시대적 음악을 창작하는 음악가다. 김시율의 작품 「백접」은 조지훈의 시 「백접(白蝶)」(1968)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는데, 이 시는 독특하게도 시의 처음과 끝이 가장 짧고, 가운데로 갈수록 행의 길이가 길어져 나비가 날개를 활짝 핀 형상을 띤다. 조지훈이 죽은 흰나비에 대한 감정의 고저를 시행의 배치를 통해 표현했다면, 김시율은 멜로디를 분절시키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정가풍의 노래곡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9행에서 피리선율이 절정에 도달한 뒤 서서히 감정이 가라앉아 고요해진다.

박나훈_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_영상_00:05:00_2016 안무_박나훈 / 영상촬영_박영훈 / 영상연출 및 편집_한승훈

박나훈은 기존 무용의 경계와 틀을 깨는 '동시대의 춤(Contemporary Dance)'의 확산에 기여하며, 자기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창작 및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안무영상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은 조지훈의 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을 바탕으로 한 장소특정적인 작품이다. 이 시에서 박나훈은 동물의 원초적인 몸짓이나 존재에 대한 갈망 등을 읽어냈으며, 성북동의 방우산장 조형물, 조지훈의 집터와 심우장 등 조지훈과 관련 깊은 장소들과 교감하는 가운데 춤을 추었다. 성북동 곳곳을'남도의 섬'처럼 느꼈다고 고백한 박나훈은, 조지훈이라는 한 인간의 외로움에까지 다다랐다고 한다.'지금 현재(here and now)'조지훈을 만난 박나훈은 그 공명을 춤으로 표현해 낸 셈이다.

정진화_조지훈_한지에 먹_143×77cm_2016

정진화는 전통 재료를 사용해 동시대적인 정서와 감각을 담아내고 있는 작가다. 먹의 번짐과 번짐의 층을 겹쳐내는 그의 작업방식은, 자아와 타자, 영원과 순간, 자연과 인공, 질서와 무질서, 전통적인 경계 혹은 기계적인 관습에 대한 저항 등을 떠오르게 한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청록파3인, 조지훈, 조지훈의 가족 등을 그린 정진화는, 일제 강점기와 유신시대 등 시대적 부침을 겪은 조지훈의 순수성과 내면세계에 집중하였다. 조지훈을 표현한 그림에서는 조지훈의 시에서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면과 더불어 당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분노했던 조지훈의 저항적 감정이 공존하는 듯 보인다. ■

Vol.20161128h |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