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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_6,000원 / 초중고,65세 이상_4,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매표마감_05:00pm 월요일,동절기(2017_0201 ▶ 2017_0213) 휴관
이상원 미술관 LEESANGWON MUSEUM OF ART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지암리 587번지) Tel. +82.(0)33.255.9001 www.lswmuseum.com
고양이와 닭을 주로 그려 변고양이 또는 변계卞鷄라는 별명을 얻은 변상벽卞相璧은 18세기 한국화의 사실주의 화풍을 드러내는 화가였습니다. 변상벽이 그린 어미 닭과 병아리의 그림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시로 읊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었습니다. 정약용은 시를 통해 '형형의 세세 묘사가 핍진하고 도도한 기운이 생동하네'라고 감탄하며 병아리를 향한 암탉의 모습을 '자애로운 그 모성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 누가 뺏으랴'라고 합니다.
닭은 인류에게 친숙한 조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시조 설화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설화에 의하면 닭의 울음소리를 따라간 숲에서 발견한 어린아이가 신라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그 숲은 계림鷄林이라 불렸으며 신라의 국호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생활양식이 변화하여 현대인은 더 이상 아침을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과 함께해 온 닭의 상징성은 지금도 충분히 남아있습니다. '어둠을 밝히다'라는 의미의 촉야燭夜는 닭을 일컫는 또 다른 단어이고 12년만에 찾아온 닭의 해를 그런 의미로 맞이하고픈 소망으로 지은 전시제목입니다. 이상원 화백은 2000년에 고향인 춘천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자연과 가까이서 작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작품의 소재도 점차 자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대자연」 연작의 소재는 이상원 화백의 작품 활동 중기에 그려진 소를 그린 작품 「투鬪」와 배를 그린 「풍년」 작품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자연」이라는 큰 제목 아래 작품을 시작하면서 작품의 소재는 소뿐만이 아니라 호박, 순무, 호랑이, 닭 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자연으로부터 배운다'는 이상원 화백의 생각이 묻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발표되는 닭 그림은 주로 2014년과 2015년에 제작된 것입니다. 이상원 화백이 처음 닭 그림을 소개한 해는 2012년인데 그 당시 이 화백은 깃털이 있으며 움직임이 빠른 닭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로 만물을 깨어나게 하는 상징성과 두려움을 모르는 용맹성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과 늘 함께하는 보편성에 매료되어 닭을 그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상원 화백이 그린 초기의 닭은 윤곽선과 색상이 선명하고 깃털을 포함하여 닭의 몸통 전체가 모두 표현되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발표되는 최근작은 날갯짓하는 깃털의 일부분이 생략되기도 하고 이전에 비해 강렬하게 표현된 두 발톱은 은근한 수묵의 효과에 의해 더욱 날렵해 보입니다. 색상은 붉은 벼슬에만 일관되게 강조되어 작지만 매서운 눈동자와 함께 작품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이상원 화백은 소리 없는 작품을 통해 강렬한 감성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림으로 옮긴 소재는 특별하기보다 흔하고 평범한 것들입니다. 그것은 평범해서 무심하게 지나치는 모든 것 속에서 우리를 향해 소리치고 있는 어떤 울음, 웃음입니다. 언어로 옮기면 생생함이 사라져버리는 생기와 같은 것을 선사하기를 원합니다. 전시 『燭夜촉야』의 닭 그림을 통해 즐거운 해학과 가슴을 울리는 一聲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상원 미술관
Vol.20161215a | 이상원展 / LEESANGWON / 李相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