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HIGH NOON

김유정_이들닙_임영주_최병석_허보리展   2017_0119 ▶ 2017_0316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0119_목요일_06:00pm

신한갤러리 역삼 그룹공모 5주년 기획展

런치토크 2017_0208_수요일_12:00pm 2017_0308_수요일_12: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신한갤러리 역삼 SHINHAN GALLERY YEOKSAM 서울 강남구 역삼로 251 신한은행 강남별관 B1 신한아트홀 내 Tel. +82.(0)2.2151.7684/7678 www.shinhangallery.co.kr

신한갤러리 역삼의 그룹공모 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5년간 공모에 선정되었던 작가들 중 허보리(2012), 김유정(2013), 임영주(2014), 이들닙(2015), 최병석(2016) 등이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의 타이틀인 『5인의 HIGH NOON』은 게리 쿠퍼와 그레이스 켈리가 출현한 영화 『하이 눈(High Noon)』(1952)의 작품 제목을 차용하고 있다. 『하이 눈』은 기존 서부 영화의 권선징악적인 시퀀스에서 벗어나 개인의 내적 갈등과 성장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서부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다. 이러한 새로움을 제시한 『하이 눈』의 영화사적 의미와 함께 결정적 단서, 정오라는 사전적 의미 또한 본 전시에서는 중요한 주제어가 된다. 그룹공모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이 푸르스름한 새벽을 지나고 아침을 준비하는 작가로서의 출발을 의미했다면, 이번 『5인의 HIGH NOON』은 작가들의 내밀해진 작가관을 살펴보고 정오에 다다른 작가들의 확장된 세계관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허보리는 『51% 라이브 냉정한 풍경 탐구생활』(2012)에 참여하였으며 설치, 회화, 바느질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위트적 요소가 가득하며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녀는 『무장가장』(2015)을 통해 바느질이라는 노동적 행위를 기반으로 평면적 회화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당시 전시에서 위트적 요소는 작품을 구현하는 방식과 더불어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작품의 의미에 있다. 넥타이를 분해해 만든 탄피, 양복천을 이용해 만든 기관총 등 일상생활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위트를 볼 수 있는 「4인 삽탁」(2016)은 4인 식탁의 다리를 삽으로 대체하여 특유의 언어적 유희와 이중적 해석을 담아내고 있다.

허보리_중고 양복바지 한 벌, 실, 솜, 나무, 바느질_28×95×11cm_2015
허보리_4인 삽탁_나무, 삽, 못_80×150×75cm_2016
허보리_부드러운 정물_Versus_캔버스에 유채, 액자_82×94×6cm_2016
허보리_채끝살 니들 드로잉_붉은 넥타이에 자수, 와이셔츠_32×49cm_2016

김유정은 『Pause: 정지된 시간, 움직이는 공간』(2013)에 참가하였으며 프레스코라는 독특한 매체를 활용해 서사적 회화를 구현하는 작가이다. 그녀가 사용하는 프레스코는 석고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제약성과 수정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확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화법이다. 그녀의 작품은 무채색 위주의 회벽에 스크래치를 내어 순백의 음각을 통해 작품을 그려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독특한 재료만큼 김유정이 그리는 작품은 실내에서 길러지는 관상용 식물이 주를 이룬다. 그녀는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식물들을 그려냄으로써 인위적이고 억압적인 상황에 놓인 현대인들의 내면적 심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유정_온기_회벽에 스크래치_113.5×162cm_2015
김유정_온기_회벽에 스크래치_113.5×162cm_2016
김유정_Alternative plant-love_와이어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_100×70.5cm_2015
김유정_Alternative plant-love_와이어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_100×70.5cm_2015

임영주는 『생활과 일, 일과 생활』(2014)에 참여하였으며 회화를 전공한 후 설치, 영상, 기획, 출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대체로 일상에서 볼 수 있지만 스치고 지나치는 요소들의 관찰적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 (2016)는 종교와 믿음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 전시이다. 임영주는 거대화되고 제단화된 종교적 믿음보다는 토속신앙 혹은 미신으로 통칭되는 믿음에 대하여 살펴본다. 그녀의 작품에서 살펴본다는 매우 중요한 단어로 종교와 믿음에 의한 광적 컬트 현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믿음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 속 돌, 바람, 별 등을 재현한 작품들은 본질적 물성을 지우고 믿음과 대립되는 과학적 관측을 통해 생겨나는 미신과 비슷한 믿음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 통해 관념적으로 이야기되는 믿음에 대한 독자적 견해를 담아내고 있다.

임영주_석력_단채널 기록영상_00:01:50 loop_2016
임영주_달은 인간을 갉아먹고 인간은 달을 가린다 The Moon Gnaws Humans and Humans Block the Moon_아홉 개의 기록사진_24×37cm_2016
임영주_풍력_단채널 기록영상_00:03:28 loop_2016

이들닙은 『그곳에서 보내온 일상』(2015)에 참가하였으며 콜라주 작업을 통해 원본의 물성을 재창조하는 회화 작업을 지속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콜라주 작업은 대체로 식물을 그리거나 혹은 만들어 내는 평면 작업으로 식물도감적 미감에서 벗어나 살색의 기이한 느낌의 식물을 재현하는 작품이다. 이들닙이 사용하는 콜라주 작업의 주 재료는 잡지로써 인물의 스킨, 머리카락, 눈, 코, 입 등을 작품 재료로 취한다. 이때 작가는 오리고 붙이고 그려내는 일련의 행위를 통해 원본이 지닌 이미지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고 창조된 작품을 또 다시 인쇄함으로써 이차적 수공이 가진 재현성을 제거하는 작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닙_섬세한 편린_피그먼트 프린트, 콜라주_61×91cm×2_2016
이들닙_개인적 성장_피그먼트 프린트에 콜라주_60×180cm_2015
이들닙_섬세한 편린(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콜라주_32×32cm_2016
이들닙_섬세한 편린(1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콜라주_32×32cm_2016

최병석은 『사적공간』(2016)에 참여하였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숲 속에서의 기억을 환기시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오브제를 만든다. 그가 만든 작품 「토끼를 배려하는 토끼 덫」(2013), 「개의 마음을 돌리는 기술」(2014) 등은 작품 제목에서부터 역설적이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병석의 작업 과정은 어린 시절의 경험, 기억의 순환, 작품으로의 변환, 갤러리에서의 재현 등으로 이루어진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가 만들어낸 오브제들의 변환된 기능성에 있을 것이다. 도구적 사용 기능을 상실한 「덫」 시리즈, 반복적 행동을 수행하는 「switch」 시리즈 등 본래적 기능을 상실하고 이중적 의미를 부여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사적인 경험을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최병석_토끼를 배려 하는 토끼 덫_나무, 철사, 끈_70×40×26cm_2013
최병석_Tent_나무, 철, 볼트, 너트, 와셔, 캔버스천_170×200×146cm_2015
최병석_견회유술(개의 마음을 돌리는 기술)_ 나무의자, 나무, 볼트, 너트, 전산볼트, 철사, 면사, 케이블타이_84×140×90cm_2014
5인의 HIGH NOON展_신한갤러리 역삼 최병석 섹션_2017

전혀 다른 주제와 매체를 사용하는 5인의 작가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관심사가 모두 일상의 주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일상을 살아가는 가장들 그리고 그들이 입고 다니는 옷을 위트 있게 해석한 허보리, 프레스코라는 재료를 통해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을 그리는 김유정, 돌, 바람, 별 등 믿음의 구조에 대하여 관찰하고 연구하는 임영주, 대중문화의 산물인 잡지를 재차용하여 원본의 상실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닙, 기억 속 경험을 환기시켜 현재의 일상으로 옮겨오는 최병석 등 일상적 소재와 오브제가 주된 내용이다. 이처럼 『5인의 HIGH NOON』을 통해 5인의 작가들이 저마다 보여주는 일상의 이야기를 관람하고 더욱더 성장해 나갈 이들의 작품 세계를 독려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 김연희

Vol.20170119b | 5인의 HIGH NO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