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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30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01: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스페이스 옵트 GALLERY SPACE OPT.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78길 31 (청담동 11-10번지) 102호 Tel. +82.(0)2.515.6110 www.spaceopt.co.kr
국내에서의 첫 작업으로 지난 2년간 1km에서 섭외한 101명의 다양한 여성들의 인물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중 'VULNERABILITY'라는 주제로 선별한 8명의 사진을 선보입니다.
주변에서 전해 들은 1km 앱을 통한 다양한 만남에 대한 이야기들이 작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만나서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그 상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습니다. 1km 안에 어떤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게 무작위로 연락이 닿은 101명의 여성을 작업실에 모셨습니다. ● 작업하는 시간의 상당 부분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할애했습니다. 가능한 많은 대화를 하며 그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사진 한 장에 그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그리고는 백지 한 장을 내밀어 하고 싶은 말이나 자신에 대한 표현을 부탁했습니다. 그들의 겉모습보다는 마음의 문을 열어 내면을 보려 했고 어떤 것이든 끌어내어 사진에 담으려 했습니다.
Vulnerability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상태, 연약함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함께 작업한 대부분 모델에게서 어느 정도 공통으로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게 들려준 이야기들엔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있었고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흘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1km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몇에 물었더니 '결핍'을 이야기했습니다. 현실에선 채워지지 않는 어떠한 결핍이나 외로움을 1km에 기대어 채워보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뿐 아니라 우리 인간이란 모든 존재는 vulnerable 하며 저는 그것을 단지 1km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새삼 느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 "I define vulnerability as uncertainty, risk and emotional exposure. To be human is to be in vulnerability." (Bren Brown)
이 작업은 제가 가진 사진적 능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인물을 받아들여 사진에 담으려고 시작한 것이지만 2년간의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엔 전설적 사진가인 리차드 아베돈의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편견없는 객관적인 시선이라 확신했던 제가 찍은 그들의 사진 속에 저 자신이 담겨있다는 것을... ● "My portraits are more about me than they are about the people I photograph." (Richard Avedon)
1km는 주변에 접속한 사람들을 거리로 알려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런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남 어플' 또는 '데이팅 앱'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현실 속의 사회적 지위나 관계가 반영되는 유명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달리 1km는 사용자가 존재를 드러내지 않거나 원한다면 가상의 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을 나누거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 사이에 솔직한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이 자신이 1km에 가입한 사실을 비밀로 하기도 하지만 친목 활동을 하며 다양한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 박영규
Vol.20170302d | 박영규展 / PARKYOUNGKYU / 朴英圭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