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화음을 노래한 화가

이인영展 / LEEINYOUNG / 李仁榮 / painting   2017_0302 ▶︎ 2017_0426 / 월요일 휴관

이인영_향리A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02

초대일시 / 2017_0302_목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수요일_10:00am~09:00pm / 월요일 휴관 * 관람시간 종료 30분 전 입장마감

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대전시 서구 둔산대로 155 1,2전시실 Tel. +82.(0)42.602.3200 www.dma.go.kr

이인영은 식민과 분단, 전쟁과 재건이라는 시대상을 거쳐온 세대의 대변이자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여 자기세계를 확립해온 화가이다. 이인영의 독학은 인물과 대상, 자연과 풍경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노력속에 빛에 의해 분할되는 자연의 다채로운 색채와 형태를 그렸다는 점에서 인상주의적이고 사실주의적인 화가이다. 또한 한국 전역의 산야와 자연미를 끊임없이 그리면서 중후한 색채와 감각으로 산의 형태와 리얼한 현장감을 밀도 있게 그렸다는 점에서 자연주의적이고 구상적인 작가였다. ● 이인영이 그린 자연과 풍경 속에 있는 하늘과 바람과 나무와 꽃, 동물과 여인들은 모두 따듯한 인간영혼의 숨결이 불어 넣어진 동화와 신화같은 세계이고 이인영의 이상이 깃든 표현적 세계이다. 이인영은 이러한 자신의 이상과 자연이라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상의 사실을 지속적으로 그려낸 화가이다. ● 빛에 의해 무수히 굴절되는 사물의 다양한 색채는 이인영의 밀도있고 치밀한 필치에 의해 독특한 형식적 완성도를 갖게 하였다. 무엇보다도 이인영은 "온화하고 따듯한 색채대비와 미적인 생동감"을 잘 구사한 화가였고 회색과 보랏빛의 미묘한 조성과 중간색의 색감, 무수한 붓자국을 따라 화면위에 경쾌한 율동을 계속하여 화면공간의 진동을 느끼게 하는 힘을 작품속에 담고 있다. 화가 이인영은 비교할 수 없으리많금 독특하고 탁월한 색채감각을 가진 화가인 것이다. 한마디로 이인영은 이러한 색채의 화음을 따라 자연을 노래한 화가이자 자연미의 탐구자이다.

이인영_해바라기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1976_개인소장

대전에서 63년 째 예인의 삶을 살고 있는 이인영은 1932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일제시기에 강경에서 학업을 마친 뒤, 부친의 희망에 따라 초등교사를 시작으로 중학교와 전문학교 교수를 거쳐 1975년 한남대(숭전대)에 미술교육과에 교수로 부임하여 1997년까지 대전 미술계에 기둥이 되는 제자들을 키워냈다. 1957년 미공보관에서 생애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59년 대전문화원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미술재료 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였으며 이동훈 선생의 작업실을 구경하며 어깨너머로 눈 공부를 한 것이 유화에 눈을 뜬 계기가 되었다. ● 63년 첫 입선을 시작으로 64,65, 66, 67년 4회 연속특선을 하며 66년엔 작품 「오후」로 국회의장상을 수상하게 된다. 국전 국회의장상 소식은 지역에도 경사였지만 당시 동아일보 호외로 배포될 만큼 전국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다. 국전에 출품하던 시기 이인영의 작품은 흔히 아카데미즘이라 불리는 인물 구상이 주제를 이뤘던 작품들이다. 대부분 국전풍들이 그러하듯 대상 인물을 화면에 크게 배치하고 묘사에 충실하게 파 들어가는 화법들을 쓰고 있는데 추상물결이 유행하던 60년대도 국전에서는 크게 주축을 이뤄왔던 작풍作風들이었고 이인영은 이에 충실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인영_한계령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1987

1967년부터 국가의식고취와 미술진흥을 위한 사업으로 국전추천작가를 중심으로 한 추천에서 충남에서는 이인영선생과 김성재 선생이 선택되어 민족기록화 사업에 참가하였다. 이들 기록화 작품 중 「대민사업과 한월친선」은 사실적인 현장감과 정교한 필치로 호평을 받았다. 민족기록화의 다양한 경험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를 준 탓인지 작품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 가을을 주제로 한 작품 「해바라기」 「가을」 등을 보면, 목가적인 풍경 속의 대상들이 반구상 형태로 그려져 에전과 표현법을 달리하고 있다. ● 1981년 파리의 '르 사롱전'에 맞춰 떠난 미술여행은 이인영에게 원화를 본 새로운 감동을 주어 작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서 받은 감각적 공감들이 이후 이인영의 「산」그림에 나타나 색점의 화려한 변화로 다체로운 산그림을 그려내었다. 유럽여행을 다녀 온 이후 80년대로 들어서면 이인영 작품의 색상에 큰 변화가 감지됨을 알 수 있다. 점과 선을 이루는 터치들이 화려한 색채로 나타나며 팔레트에서 혼색을 하기보다 캔버스에 다양한 색들을 직접 찍어 점묘법 같은 효과를 보이는 시도들이 이어진다. 또한 「계룡산」,「금강산」에서 근경. 중경. 원경으로 이루어진 구도와 능선의 흐름이 화면 안으로 멀어지며 푸른 공기를 기조로 하는 대기와 맞닿아 하늘로 이어진다.

이인영_설악산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1997 ⓒ대전시립미술관 소장

9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작품들은 1994년과 95년 사이의「설악산」에서 그 아름다움의 정점을 이룬다. 하늘을 향한 바위들이 빗발처럼 늘어선 가운데 가을 단풍들과 조화를 이루고 청회색을 머금은 산자락은 노랑 분홍빛을 섞어 드러낸 하늘과 묘한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90년대 후반으로 오면 「금강산」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수십 점 그려진다. 남북회담이후 교류를 계기로 금강산 사생은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러한 산에 대한 사랑의 출발점은 계룡산이었고 대둔산, 설악산 등을 수없이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 2000년대를 전후하여 그려진 그림 중에 「양지」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목가적인 풍경을 작가의 심상으로 표출해 낸 것인데, 소와 염소 비둘기들이 인간과 어울리며 꽃들과 함께 화려한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대작이면서도 그 구도에 안정감이 돋보이며, 동물들의 구도와 배치 적절한 흰색의 쓰임에서 순수와 사랑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인영_오후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1968 ⓒ국회도서관 소장

최근에는 활동영역이 자유롭지 못해 젊은 시절 다니던 곳을, 적재된 심상에서 꺼내 표출함으로 잔잔한 전원풍경을 주로 그리고 있지만 색채의 쓰임 자체도 푸르른 청색계열에서 노랑이나 황색의 난색계열로 바뀌어 가고 있다. 색채를 통해 자연을 노래한 화가 이인영이 지금도 화필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그의 성실한 작업태도와 자연미에 대한 강렬한 탐구심과 열정이 아닌가 한다. ■ 김태형

Vol.20170302j | 이인영展 / LEEINYOUNG / 李仁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