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원展 / PARKKANGWON / 朴康遠 / painting   2017_0303 ▶︎ 2017_0326

박강원_Grand Trianon 2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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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원 블로그_kangwpark.egloos.com

초대일시 / 2017_030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인디프레스_서울 INDIPRESS 서울 종로구 효자로 31(통의동 7-25번지) 경복궁 서쪽 영추문 건너편 blog.daum.net/indipress www.facebook.com/INDIPRESS

박강원 작가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이 2010년 무렵이었다. 그의 작업이력에 비하면 한참이나 뒤늦게서야 보기 시작한 셈이다. 친구의 입장에서 보았던 그 때 그림들의 첫 인상은 모나지 않은 붓질에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들이 향연처럼 펼쳐진 '봄'의 이미지였다. ● 그런데 이번에 그의 그림들을 통시적으로 볼 기회를 얻어 197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에 이르는 긴 궤적을 따라가 보니 그 봄은 그냥 봄이 아니었다. 무늬없고 평면적이던 무채색의 공기가 스멀스멀 아지랑이 일렁이는 입체감을 가지고 유채색으로 바뀌는 마법의 계절인 봄. 그러나 봄은 무작정 포근하고 온화하기만 한 계절이 아니라 날카로운 꽃샘추위와 불안정한 대기변화를 동반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봄이 오기까지 겨울은 또 얼마나 길고 혹독했었는지를 염두에 둔다면 박강원의 그림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처음에 봄의 이미지로 다가왔던 그 그림들은 '마침내' 봄에 도달한 상태였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박강원_Mont Saint Michel_캔버스에 유채_45×53cm_2017
박강원_Mont Sainte Victoire 2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17

박강원의 손을 본다. 화가의 손. 가늘고 고운 손과는 거리가 멀다. 얼핏 우직하고 투박하기까지 하다. 정직하고 성실한 손이다. 속에는 예민한 더듬이가 감춰져 있을 것이다. 표준율을 토대로 한 가지 테크네에 충실했던 옛 장인들을 연상시키는 손이다. 그 손으로 화가는 쉬지 않고 그려 왔다. 마치 밥을 하듯이(그의 남편께서 이렇게 표현하였다고 한다), 아이들을 돌보듯이... 그래서 그의 그림들 속에는 살아온 이력과 내면의 변화가 그대로 담겨있다. ● 학생이었던 70년대 중후반을 지나 1980년 결혼이후 1985~1989년에 그렸던 작품들 속에서는 아내, 며느리, 엄마이자 전업작가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단조롭고 무표정하며 때로 폭력적인 일상을 견뎌야 하는 고뇌가 느껴진다. 화면은 꽉 차있고 색감은 어둡고 때로 갑갑하기까지 하다. 터치는 짧고 가늘고 직선적이며 예민하다. 마치 자신의 몸에 생채기를 내는 듯한 느낌까지 전해진다. 화면 속의 인물들은 화가 자신과 무관하게 지나가 버리는 거리의 사람들일 뿐,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관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박강원_Lourde 1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6
박강원_Pray_Mont Sainte Victoire 1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6
박강원_Pray_Mont Sainte Victoire 2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6

90년대로 들어가면서 그림에는 더 이상 무심한 거리의 행인들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아이가 등장하고, 그래서인가 시선은 정돈되고 구성도 간결해지며 화면에는 여유공간도 확보되면서 조금씩 편안해지는 변화가 드러난다. 그러면서 화가는 「절로 가는 길」이 잦아졌다. 궁극의 구원을 찾아 헤맸던 것일까? 절로 가고 여행을 다니던 그는 2004년 가톨릭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신앙인이 되었다. 어렵사리 겨울이 지나고 바야흐로 봄이 저만치 모퉁이를 돌아 다가오고 있었다. ● 이후 박강원의 그림에는 절대적 존재를 향한 간절함과 햇빛처럼 느낀 은총이 붓질마다 더해졌다. 반성과 기도, 기쁨과 감사, 관계에 대한 이해가 그림의 기조를 이루면서, 성당을 그렸거나 성지를 순례한 후 그린 그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길과 나무, 먼 하늘을 그린 풍경조차 신앙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박강원_Pray_Grand Trianon 1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5
박강원_Pray_Grand Trianon 2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5

이제 그의 봄은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투명한 색감, 대상의 윤곽을 고정하지 않고 시각에 포착된 색을 그대로 화면에 얹어 나가면서 형태를 이루게 하는 인상주의적 방식, 빛의 공간을 받아들이는 겸허한 여유, 어느 여행지에선가 보았던 아련한 풍경과 그 풍경 속의 가족, 그들을 바라보는 평화로운 심리적 거리감으로 구체화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화가가 곱씹었던 삶과 그림그리기의 문제는 절대자라는 든든한 의지처를 찾은 안도감으로 해소되었다. ● 무르익은 그의 봄을 오래 오래 보고싶다. 그래서 차갑고 날선 대꾸가 난무하는 그림 밖의 세상 속으로 주저없이 걸어 들어갈 수 있게 용기를 주는 위로를 받고 싶다. ■ 손효주

박강원_Pray_Versaille 1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5
박강원_Pray_Versaille 2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5

이번 개인전의 그림들은 두 딸과 함께 여행하며 머문 시간들의 이야기다. 고2 때 복도에 걸려있던 세잔의 작품, Mont Sainte Victoire을 보고 그림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었었다. 그곳을 찾아 산, 돌들과 흙, 그리고 소나무를 보고 숨 쉬며 얻은 마음, 그것을 생명의 움직임으로 그리려 노력했다. 세잔을 기리며... ●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머문 자리마다 빛과 그림자의 놀이가 함께 해 그 시간의 흐름을 표현할 수 있었다. 루르드를 찾아 받은 햇볕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도록 붓질을 했다. ● 걸어가는 오늘의 젊은이들 모습에서 나의 미래를 찾아봄은 매우 앞서가는 듯, 설렘을 가져다주는 기쁨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지금의 삶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전하는 작업은 늘 감사하다. ■ 박강원

Vol.20170303c | 박강원展 / PARKKANGWON / 朴康遠 / painting